실속 차리며 꿈 성장에 나선 며느리
시어머니가 좋아하는 며느리는 두말할 것도 없이 돈 버는 며느리다.
살림 잘하고, 남편을 하늘처럼 섬기고, 시댁에 봉사, 충성하는 며느리를 원하는 것은 그나마 두 번째다. 희망사항 정도라고 할까..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하면 고맙고, 안 하면 서운한 정도다.
시어머니가 최고로 대접해주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돈을 버는 며느리다. 일의 퀄리티를 떠나서 일단, 돈을 벌어오는 며느리는 만사 오케이다.^
뭐, 살림을 좀 못해도 되고, 시어머니에게 매주마다 전화를 하거나,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며느리처럼 자유로운 삶이 좋다고 아이를 낳지 않은 불효도 그런대로 용서가 된다.
시어머니가 돈 버는 며느리에게 점수를 주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다. 일단, 시어머니도 평생을 일하셨다. 한국에서만 30년이 넘게 돈을 벌었다.
한국통신 (구-전신전화국)에서 3급 공무원까지 승진하면서 돈을 제법 벌었다. 미국에서도 악착같이 20년이 넘게 일하셨다. 일흔이 훨씬 넘어서야 은퇴를 하셨는데 그것도 아들이 난리 치고, 야단쳐서 그만두셨다.
시어머니는 스무 살부터 직업을 가지고 돈벌이에 나섰다. 홀어머니 아래서 가정을 꾸리느라 맏딸 노릇을 해야 했다. 가난보다 싫었던 것이 잘 입지 못했던 것이란다. 그것이 '한'이 되었다.
시어머니가 돈을 잘 벌기 시작하면서 집안 살림은 넉넉해졌다. 그토록 갖고 싶었던 맞춤 정장이며 구두를 마음껏 살 수 있었다. 형제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교회 목사님에게도 맞춤옷을 해주셨다. 돈을 벌어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이처럼 시어머니의 일 사랑, 돈 사랑은 당신의 라이프에서 최고로 중요한 일이었다.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버는 일은 시어머니의 평생 자랑이요, 인생의 목적이며, 꿈같은 것이었다.
“긍께, 사람은 돈이 있어야 된다고~~~!!”라는 말이 시어머니의 인생철학이었다.
그런 그렇고, 시어머니가 돈 버는 며느리가 좋은 것은 왜일까?
며느리를 위한 그럴싸~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멋진 기대가 있는 것도 역시 아니다!.
가령, 돈을 벌어 아들 몰래 딴 주머니를 차야된다든가, 자아개발(꿈을 성장시키는 일^)을 위해 투자하는 일-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되는 여행을 해야 된다든가, 사진 찍는 것이 취미인 며느리에게 멋진 카메라가 필요하다든가, 며느리가 멋 내고, 가꾸는 일에 대한 바람은 전~혀 없다.^ 이런 것들은 순전히 친정 식구들에게서나 듣는 조언일 뿐이다.^
며느리가 돈 버는 일이 좋은 가장 큰 이유는 지극히 심플하다. 바로 아들! 아들 때문이고, 아들을 위해서다.
시어머니는 아들만 평생을 죽자고 돈 버는 일이 싫다. 애처롭고, 안따까울뿐이다. 뼈가 부스러질 만큼 힘겹게 벌어오는 돈을 며느리가 컨터롤 하면서 옷이며, 화장품이며, 백을 사는데 쓰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더구나, 며느리는 키울 자식도 없는 데다 시간은 많다. 할일없이 빈둥빈둥거리며 지내는 꼴이란 애당초부터 못 볼 일이었다. ^ '
‘적어도 너, 쓸 것은 네가 벌어서 ~’ 은근히 이런 식의 분위기랄까.. 뭐 그랬다.^
이처럼 아들을 둔 보편적인 시어머니의 마음은 '흥! 우리 아들만 왜 돈을 버냐고?’ 이런 생각은 기본이다.^
게다가 능력 있고 돈 잘 버는 며느리는 살림의 밑천이라 여기며 대환영이다.^
아들만 둔 직장 선배 언니들 이야기만 들어도 그렇다. 한결같이 돈 버는 며느리가 좋단다. 정확히 말하면, 며느리도 무조건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머? 그래도 애를 낳으면 일을 못할 수도 있잖아?" 했더니,
"미쳤냐?! 우리 아들만 힘들게?! 나도 애 낳고, 여태껏 일하고 있거든!” 라며 대단한 시어머니 기세다.
음. 이런 걸 보면 옛말이 정확하다. 시집살이 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고된 시집살이를 시킨다는 말이다.
그런고로, 아들 가진 돈 버는 장래 시어머니들은 돈 버는 며느리로 시집살이를 시킬 작정인 셈이다.^ 돈 잘 벌어 아들의 노고를 줄이고, 시댁에 충성하라는 뭐 그런 뜻이 아니가?^^
아무튼, 스마트하고 눈치 빠른 며느리는 일찌감치 솔선수범하여 돈 버는 일에 나섰다. 시어머니의 뜻에 부응하는 며느리 행세를 하며, 살짝 아들의 힘겨움을 덜어주는 척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
사실, 며느리의 속셈은 돈을 벌어 ‘며느리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다.^ 글을 쓴답시고 책을 마음껏 사들이고,훌쩍훌쩍 여행을 다닐 뿐만 아니라, 연주회며 관람회며 나름 문화생활도 해야 한다.
예쁜 옷이며 , 구두며, 백이며 멋 내는 일도 열심히 해야 한다. 무슨 날이면 누구누구를 위해 밥도 사줘야 하고, 선물도 해야 한다. 가끔은~ 거리의 걸인에게도 동정을 베풀어야 한다.^
따지고 보면 , 시어머니가 가졌던 꿈과 별 다를 게 없다. 시어머니도 그 옛날부터 돈을 벌어 일류 멋쟁이로, 남에게 선심 쓰는 여사님으로 사셨다.
그런 일들이 시어머니의 자아개발이요, 꿈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매달 받는 연금을 조금씩 쪼개고, 모은다. 이 사람 저 사람을 돌보며, 챙기시니 시어머니의 자아 개발은 여전하다. 이처럼 자아개발이란 자신을 위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며느리도 시어머니의 뜻( 너, 쓸 일은 네가 벌어서~)을 받들어 자아개발에 넉넉한 투자를 할 작정이다.^
그래서 돈이 필요하다. 나이가 점점 들면서 돈 욕심은 아닌데, 뭐랄까.. 아무튼, 돈은 좀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 정신으로 열심히 돈을 벌어야겠다.^
어쩌다 보니 며느리는 투잡을 뛰고 있다. 풀타임 직장에, 주말엔 시어머니 밥을 해 드리면서 가사 도우미로 돈을 벌고 있다. 며느리가 돈을 벌어 실속을 차리든, 속셈이 다양한걸, 시어머니는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 없다.^
이런들 저런들 투잡 뛰는 며느리, 시어머니에게는 기대(?) 이상의 며느리인셈이다.^
뭐, 이만하면 시어머니에게 나름 귀염 받는 며느리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