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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여행 :산토리니 -에게해의 하얀 섬

하늘과 태양, 바람을 따라

by Blue Moon

그리스는 나에게 먼 여행지중의 하나였다. 고대 문명의 기원, 아테네의 신전, 올림픽, 여신의 나라 정도로 알고 있는 곳이었다.


어느 날부터 그리스를 은근히 동경하며 지도에 있는 이 나라에 점을 찍기 시작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에세이집 '먼 북소리'를 읽기 시작하면 서다.


이 책에서 하루키 작가는 한때 체류했던 그리스의 스펫체스, 미코노스섬에 대한 글을 썼다. 그리스의 기후와 음식과 사람들에 대해 꽤 흥미 있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 그리스 한번 가야겠어!라는 생각이 절로 났으니 말이다.


그렇게 그리스에 점을 찍은 뒤, 보게 된 어느 여행자의 사진 한 장이 나의 눈을 가득 채웠다. 산토리니의 하얀 섬이었다!. 하얀 컬러를 좋아하는 나에게 산토리니의 하얀 섬은 첫눈에 멋진 여행지로 다가왔다.


이번 여행은 그 하얀 섬에 시사촌 언니와 그녀의 남편과 동행하게 된 스토리다. 얼마 전 암 수술을 끝내고 화복 중이던 그녀는 내가 보여준 이 사진 한 장에 매료되었다. 그녀도 꼭 한번 , 나도 한 번은 산토리니~에 마음이 딱 통했다!.


그래서 떠났다. 그리스-산토리니로!


여행의 시작

나는 여행을 가기로 작정하면 미리 플랜을 짜는 형이다. 비행기, 호텔은 물론, 방문할 곳, 놀거리, 준비물 등등 최대한 꼼꼼하게 점검하고 준비한다. 그런데 항상 느끼는 일이다. 여행에는 어김없이 비상이 걸린다는 것을.


여행이란 이상한 심술꾸러기 같다. 예기치 않은 일이 꼭 어디선가 들이닥친단 말이다.


비행기 티켓 예약을 3개월 전에 했다. 루프탄자 에어라인을 타고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출발 하루 전에 들이닥친 이메일 하나가 나를 땅바닥에 내동댕이 치는 듯했다.


‘시카고-산토리니행, 당신의 북킹이 캔설되었습니다.”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시사촌 언니 부부가 애리조나에 사는 이유로 우리는 각각 티켓팅을 했다. 어찌 된 것인지 북킹닷컴에서 티켓을 산 우리만(남편과 나) 돈을 더 지불하고, 2번의 경유를 해야 하는 불편과 손해를 감당해야 했다. 아무튼 한 시간가량의 전화통화 끝에 가까스로 재북 킹을 받았다.


추측건대, 간간이 들려온 루프탄자 파일럿들의 파업 때문이다. 유럽 곳곳에서 한창 진행 중이었던 파업으로 수천 개의 비행이 취소되고 있다는 뉴스가 들리긴 했었다. 에어라인 측은 직접적인 대답을 회피했지만.


출발이 내일이니 이러쿵저러쿵 따지고 할 상황이 아니었다. 게다가 우리 가족 일행은 각각 다른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를 거쳐 가야만 했다!. 루프탄자 에어라인이 처음 예약된 승객들을 파트너십 에어라인들에 나누어 태우느라 일어난 일이다.


아~하 심해도 너무 심하다. '돌아오는 비행기는 같은 비행기를 탈거예요’라는 약속은 받았다. 하지만 알게 뭐람! 그 생각만 들었다. 아무튼, 출발이다!.


나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혼비백산, 우당탕탕 소란스럽게 잡음을 내며.


산토리니-Santorini-Thira(티라)

산토리니는 에게 해 (Aegean Sea), 키클라데스 반도(Cyclades Islands)에 있는 섬 중의 하나다. B.C 16세기경 화산 폭발로 황폐화 되어 바위투성이로 남아있던 곳이었다. 그런 곳이 사람들의 손에 의해 멋지게 변화되었다. 하얀 백색으로 덧칠한 네모난 형의 집들로 가득 메운 피라(Fira)와 이아 (Oia), 두 개 마을이 주요 타운이다.


이들은 물 위에 떠 있는 크레타 섬 위 절벽에 빼곡히 들어서 있다. 서쪽으로 바다를 향해 들어서 있는 작은 섬들로 검고, 빨간, 하얀색을 띠고 있는 용암으로 빚어진 자갈이 있는 해변들이 있다.

청명한 푸른 하늘과 코발트블루의 바다, 그 바다를 향해 언덕 위에 빼곡히 들어선 하얀 건물들, 그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파란색의 둥그런 지붕은 산토리니의 상징적인 풍경이다.


산토리니-피라


파란과 하얀 컬러의 산토리니는 마치 순백의 여신이 옷자락을 날리며 바다를 향해 서 있는 모습 같다.


하얀 섬은 짙푸른 바다로 빛나고, 그 섬은 고독한 에게해의 바다를 달래는 듯 내려다보고 있다.


바다가 없는 하얀 섬, 그 섬이 없는 바다, 얼마나 황량할까.. 그야말로 산토리니는 하얀 섬과 푸른 바다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얀 섬이 여신을 닮은 우아함이라면, 산토리니를 담고 있는 에게해의 바다는 또 어떤가! 보고 있노라면 그냥 숙연해진다. 그토록 당당하고 위엄 있는 바다는 처음 보았다. 처절할 만큼 아름다운 바다다.


피라의 하얀섬과 에게해





그리스 여행 2편 곧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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