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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는 모두 개 천지

by Blue Moon

미국 사람들, 개 ‘를 너무 좋아한다.


나에게는 어디까지나 동물이고 , 바깥에서 키워야 하고 , 애견정도 될 수는 있다 그들에게는 가족의 한 멤버다.


침대에서 같이 뒹굴며 잠도 같이 자고 , 심지어 뽀뽀도 한다. 어떤 사람은 식사도 테이블에서 같이 한단다.


이러니 어디를 가도 개는 항상 구경거리다


우리 동네만 해도 개 있는 집이 정상적인 것 같다. 개가 없는 집은 이상할 정도다. 개 있는 집들이 그만큼 많다


아래층 신혼부부는 사는 것만 해도 꽤 바쁜듯하다. 당연히 개를 키우지 않는다. 건너편 싱글 아줌마, 은퇴한 스티브 부부, 우리 집은 개를 키우지 않는다. 나머지 타운홈의 사람들은 개를 키운다. 정확하게 말하면, 개와 함께 산다.


개 종류도 무지 많다. 핏불 키우는 사람에게는 죄송합니다만.. 나에게는 험상궂은 데다 못생기고 , 무서운

핏불, 순한 시바견, 마음씨 좋아보니는 골든리트리버 , , 삽살개 등등..


그런데 이렇게 자세히 보니 개를 키우는 데도 연령이 있는가 보다


대부분 어린 자녀가 있는 삼. 사십대 부부들이 개를 많이 키운다 산책을 나가면 노인들은 개를 데리고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


혹 , 데리고 나와도 몸집이 작은 삽살개 정도다 개를 키우려면 개와 실랑이도 거뜬하게 할 정도로 몸도 건강하고 젊은 때가 좋은 것 같다. 나이 들면 어린 자식 같은 개를 베이비 싯(baby-sit) 하는 건 꽤 버거운 일이다.


개와 함께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다. 아이 하나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힘들다. 개를 겪어보지 않고는 그 일이 얼마나 힘들고 , 뒤치다꺼리가 많은지 모른다.


나도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가까이 사는. 조카가 개 아들과 살고 있다.


일단, 우리 부부는 개는 이쁨, 하지만 개는 집 야드에서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기본이다. 개를 집에 들이는 걸 싫어한다.


그런데, 조카가 처음에는 혼자 오다가 나중에는 개 아들을 데리고 들이닥쳤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어쩌겠는가? 조카에게는 끔찍이 어여쁜 개 아들인데. 맞이할 수밖에..

우리(개=동물, ) 조카 (개= 아들)


조카의 개아들과의 만남은 일단 순조로웠다. 개가 시바견 종으로 뭐 그리 유난스럽지 않고 얌전했다. 개엄마가 앉으면 발아래서 얌전히 있고 , 서면 일어섰다. 짖는 일도 없었다.


우리가 그녀의 개아들을 무난히 받아들이는 뜻한 제스쳐를 보인후, 조카는 집으로 올 때마다 미리 전화를 걸어 경고 비슷한 말을 했다.


”이모!, 나, 심바 (개아들 이름) 데리고 가! “


이런 식으로 몇 번 들락 거리다 보니, 그 넘의 개아들=심바가 조금씩 정이 들기 시작했다. 온 집안에 떨어지는 개털이고 , 냄새는 엑스트라 일이 되었지만 일단 , 제쳐둬야 했다.


그 이후로 가끔, 개 아들을 며칠이고 베이비 싯 부탁을 할 때가 있다. 이때 알았다. 개 키우는 일이 자식 이상으로 힘이 들고 ,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걸.


남편과 내가 아침, 저녁으로 교대로 개 산책을 시켜야 하고 , 먹이를 챙겨야 한다. 게다가 사랑도 주어야 한다.

별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슬그머니 다가와 얼글을 무릎에 대기도 한다. ‘나, 관심 좀 가져 줘!‘ 이런 표현이란다. 이처럼 개도 아이들처럼 같이 놀아줘야 된다. 아무튼 개 키우는 거 힘들다


은퇴한 옆집 스티브 부부도 개가 없는데, 간혹 , 보면 개 두 마리를 산책시킨다. 그래서 ‘ 너네도 개 키워 ?“하고 물었더니 , 자기 딸의 개 아들이란다. 딸이 휴가나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마다 베이비 싯 요청을 한단다


.. 이렇게 부모에게 한. 두 번 맡기다 나중에는 개를 아예 줘 버리는 자녀들도 많이 보았다. 개를 키우다가 직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면 그 개를 잘도 버리고 간다.

‘엄마 아빠 잘 키워 줘 ‘하며.


그럴 때마다 부모는 빚더미를 껴안는 느낌으로 맞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개와 사는 건 , 개가 정이 많은 동물이어서 그런 것 같다.


주위를 돌아보면, 혼자 사는 미국인들이 굉장히 많다. 통계로 열 명 중 일곱 명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다. 그중에 외로움을 달래 줄 친구 중, 개가 가장 많은 것도 이런 사실에 있다.


개가 애교가 많고, 사랑스러운 동물이라서 그렇다. 조카가 데려오는 심바가 은근히 귀엽고 , 예쁜 게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가고 , 손길이 가는 게 그렇다.


미국에 유난히 개가 많은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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