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할로윈 데이 밤이다.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안개가 자욱하고, 칙칙하고 축축하다.
저녁 식사를 막 끝냈다.
뜨거운 티 한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할매가 아래층에서 불렀다.
“지나! 차 마실래?“하며.
언젠가 할매에게 일러두었다.
'시간 나면 언제든지 불러도 돼요! '라고.
오늘 밤, 딱, 맘이 통했다.
할매가 살고있는 일층 거실로 내려갔다.
낮에는 수차례 들르는 곳이다.
밤에 거실로 초대받은건 처음이다.
거실은 일본식의 작고, 길다란 소파하나와
한 사람이 앉을수 있는 편안한 러브 소파가 놓여있다.
실내는 보통 때 보다 더 침침 했다
좋게 말하면, 분위기 있는 카페,
좀 뭐하게 말하면 , 침침한 굴속 같은 느낌이 들었다.
벽으로 놓여있는 장식장위에는 촛불 두개와 천정에 붙은 작은 불빛만이 전부였다.
비오는 날, 거실까지 어두우니 웬지, 쏴~아한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으쓱하니 별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기대한건, 환하고, 따스한 불빛아래 온기가 가득
느껴지는 포근한 거실이였다.
순간, 나도 모르게 한마디가 툭 튀어나왔다.
" 어? 너무 어둡지않아요? "
"응~ 나, 침침한거 좋아해~'
할매 말로는,
할러윈이라 분위기도 낼겸해서 평소보다 어둡게 했다고 한다.
겨우, 할머니 얼굴 윤곽만 보일뿐 ..주위는 침침 그 자체였다.
그나마 할매 얼굴이 동그스럼하니 귀엽기망정이지..
눈이 날카롭거나,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사람이였다면..
흡사, 할러윈 유령같이 보였을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보일까? 할매 눈에?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만만치 않았을듯 싶다.
나야말로 뽀족한 얼굴에 광대뼈가 좀 있다.
어쩜, 어둑한 그림자에 좀 살벌하게 보였을지도 모른다.^
'으응? 힐매.. 이런 분위기 좋아하는구나...
잠시동안, 나는 요상한 분위기에 적응하느라 몸을 좀 뒤척거렸다.
할매는 티와 사이드로 빵을 준비했다.
빵은 적당히, 달콤하고 부드러운 솜사탕같았다.
한 입을 베어먹는 순간 , 너무 맛이 좋아 머리가 들썩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티'와의 조화도 완벽했다.
나는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도, 그 빵을 낼름 먹어치웠다.
달콤한 빵이 몸속으로 스며드는 순간,
희안한게.. 으스스한 분위기는 화악 사라졌다.
.
할매와 나의
시시콜콜 한밤중 토크는 시간가는줄 모르고 흘러갔다.
달콤한 빵 몇조각에 아이들처럼 신이 나서 열심히
떠들어대었다.
음.. 참고로, 할러윈데이 밤에는 좀 특별하고, 스윗한 음식을
먹으면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