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빨간버스안에서

by Blue Moon

런던에서 가장 즐거웠던 일은

빨간 이층 버스를 매일 타는 일이었다


런던에서 버스를 타는 일은

튜브를 타는 일 보다 훨씬 재미있다

버스가 예쁜 빨강에다 이층버스라 그러기도 했다.


시내버스는 앉아서 런던을 관광하는것 같다.

큰 버스가 좁은 런던 시내를 헤집고 다니는것을

보는 일도 아슬하게 재미있다.

무엇보다 버스안에서는 런던러들의 일상도

생생하게 볼수 있다.


나에게 버스타는 일은 일종의 '놀이'같았다.

그 재미를 여유있게 즐기기위해 대개 출.퇴근 시간대를 피했다.


런던의 버스에는 유난히 노인들이 많다.

버스 이용권 할인혜택도 받고, 집 근처에서 이동 하기에 튜브보다 편한가보다.

에어비엔비 할매도 버스 애용객인걸 보니.


몸이 불편하여 워커를 끌고 타는 노인들,

지팡이를 짚고, 버스에 올라타는 노인들

거기에다 한결같이 노인들은 짐보따리가 많다.


워커에도, 끌고 다니는 작은 리어카에도 주렁주렁 뭔가가 매달려 있다.

나는 주책맞게 한참을 그 보따리들을 쳐다보았다.


'도대체 저게 다 뭘까?" 하고.


그런데다 런던 노인들은 마음씨도 좋다.

노인석 자리를 놓고, 서로들 자리를 양보하느라 바쁘다.

좀 더 불편해보이는 노인분을 위해 기꺼이 자리를 양보하려 한다.


"어 이봐요 , 여기 앉으세요. 이쪽으로 오세요." 한다.


젊은 청년들도 예의 바르다. 심지어 어떤 젊은 아씨는

열심히 자리를 찾아서 노인분이 앉도록 안내까지 해 준다.


우스웠던 일 한가지는,

어떤 할아버지가 노인석의 두 자리에 다리를 걸터 앉아 있었다.


후덕한 아주머니 한 분이 숨을 헐떡이며 올라 오니,

"여기 앉으시게!" 했다.


그 여자분 대답이

" 어머 두 자리를 걸터 앉았쟎아요!, 그럼 , 제가 당신 무릎에라도 앉을까요?“

하는 바람에 주위 사람들이 폭소를 터트렸다.


애교있는 멘트로 , 그녀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영국 노인들은 서로들 위하며 자리 양보를 잘 한다.

노인들끼리 자리를 양보하느라 일어서는 모습은

나의 마음까지 푸근하게 했다.


그런 노인들은 서로 통하는 점이 있어서 인지

버스 안에서도 같은 자리에 앉으면 잘도말을 나누었다.

나이가 들면 크게 거리감도 없어지고 마음도 저렇게 편하게 오픈하는것 같다.


나도 조금씩 그렇게 변해 가고 있다.

나이가 들어 가니 , 이런 풍경이 나에게 더 따스하게 더 맥시마이즈 되어 다가온다


그러니 젊었을 때 여행의 느낌이 다르고, 나이가 들었을 때 여행은 또 다른 컬러를 가지고 온다.


한 소녀가 흥미진진한 놀이기구를 타며 탄성을 지르 듯이 런던에서 버스를 타는 일은 딱 그런 일이었다. 나에게.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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