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전화할때마다,
내가 엄마를 부르는 첫소리는,
'권여사님~' 이다.
런던에서
엄마-권 여사님이 많이 생각났다.
이 집의 주인장인 씩씩한 런던할매를 보면서
길에서 마주치는 노인들을 보면서
버스를 오르고, 내리는 노인을 보면서
그들의 주름진 얼굴을 보면서
어떤 땐, 아이 같은 미소를 짓는 노인을 보면서
어떤 노인의 얼굴 위에 드리워진 외로운 그림자를 보았을 때
그럴 때마다 엄마가 생각났다.
조카딸이 결혼하고 난 허전한 자리에
엄마가 성큼 다가왔다.
엄마가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때로는,
엄마의 부드러운 웃음이 나를 다독거렸다.
이전보다 더 작아진 엄마의 모습에
밀려오는 연민과 슬픔이
나의 어깨를 흔들었다.
엄마가 아흔이 되던 해였다.
치매가 왔다.
엄마에게는 치매 같은 건 오지도 않을 거라 믿었다.
아흔이라면 살 만큼 사셨다고들 한다.
그 연세는 누구나 치매가 올 수 있다는 말들도 하신다.
그래도.. 그래도 욕심이라면
엄마가 그런 질병 없이 예쁘게, 평화롭게
사시다 가셨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언니가 말했다
엄마가 앞으로 남아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엄마 생각으로 어느 한밤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눈물이 났다.
아래층 할매가 들을까 봐 이불을 뒤집어쓰고
한동안 흐느끼며 울었다.
아무래도
더 늦기전에
울, 엄마 권여사님을 만나러 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