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Free Spirit

Gina & Cho의 좌충우돌 프랑스 여행기(5)

프로방스에서의 멋진 나날들

by Blue Moon

여행 일정 :7/7~7/19/2018

출발(7월 7일) -Paris(파리) -Nice(니스)-Monaco(모나코)-St.Paul de vence(생폴 드 방스)

-Aix en Provence(엑상 프로방스)-Gordes(고르드)-Roussillon(루실리옹)-Manosque(마노스크)

-발렌솔( Valensole)-Cagnes sur-mer(카뉴 쉬르메르)-Nice-Paris


Manosque 마노스크- 호텔을 찾아서: 7월 17일

루실리옹에서 차로 1시간가량 걸리는 거리여서 우리는 어제보다 훨씬 여유 있게 출발했다.

"겨우 하룻밤만 지낼 숙소에 굳이 돈을 들일 필요 없잖아? 저렴한 곳으로 하자고" 한 것이

어젯밤의 우리의 몸서리를 치게 했던 그 좁디좁은 여관방이 아니었던가!

20대 청춘도 아니고 나이 들어 여행하자니 그나마 좀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진 곳이어야만 될 것 같았다.

여행에서 잠자는 곳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낀 탓에..

그리하여, 우리의 오늘 숙소는 미리 예약해둔 그럴싸한 호텔이다! 그것도 아침까지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식당까지 있는.

어쨌든 우리는 드디어 마노스크에 들어섰는데, 역시나 호텔을 5분 거리에 두고도 못 찾아

부근에서 뱅뱅 돌다가 차를 세우고 묻기도 하다가 겨우 호텔을 찾았다.

구글맵이 하이웨이서는 잘 작동되다가도 무슨 동네만 들어서면 예민해져서 오작동?을

하는 바람에 온갖 호통을 치면서 씨름하느라 무척 힘들었다~~.

그러나 호텔은 파킹 장부터 내부 시설까지! 정말 흡족했다.


Manosque-마노스크는 프랑스 남동쪽에 있는 "Alpes-de-Haute Provence" Department (주)에 있는

가장 큰 타운으로 Durance river -듀랑스 강 근처에 있는 Luberon 루베른의

동쪽 끝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다.


이 도시는 여행 일정상 늦게 도착했고 하룻밤 묵고 가는 곳이었기에 주위를 돌아볼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사진 한 장이라도 남기지 못한 게 아쉽다.


호텔이 있는 마노스크는 아주 조용하고 작으마한 시골 분위기가 물씬 나는 동네였다.

저녁을 먹기 위해 호텔 데스크에 물어보니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는 레스토랑은

웬걸 15분 정도를 걸었는데도 나타나지 않았다.

"잘못 알려준 것 아닐까?" 하며 우리는 구글맵보다는 호텔 직원에게 이 과실?을 돌렸다^

인적도 드물고, 거리도 낯설고 어둑해지기 시작해져서 다시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초저녁이었는데도 웬만한 가게들은 일찍 문을 닫았고, 그나마 호텔에서 가까이

있는 피자가게가 영업 중이라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거기로 부리나케 들어갔다.

이렇게 해서 저녁은 초라한 피자로 해결하고, 우리는 초저녁부터 호텔방 침대에 몸을 던져

지친 여행자의 피로를 풀면서 둘이서 밤늦도록 찍은 사진들을 돌려보고 시시덕거리며

내일의 여행지를 계획하면서, 그렇게 마노스크에서의 우리의 밤은 깊어갔다.


발렌 솔( Valensole)-Cagnes sur-mer(카뉴 쉬르메르):7월 18일


발렌 솔 Valensole-라벤더와 해바라기 들판을 찾아서.

마노스크에서의 아침은 오늘의 하루 일정을 축복이라도 하듯이 햇빛 찬란한 눈부심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출발 준비를 끝내고 호텔 뷔페식 식당에서 어제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끼니를 때우느라

시간을 들이면서 아~주 오랜만에 제대로 된 아침식사를 했다.


오늘은 우리의 프로방스에서의 마지막 날이며 하이라이트를 장식해줄

"라벤더와 해바라기 꽃 "을 보러 가는 날이다.

호텔 프런트에 문의한 결과, "라벤더와 해바라기꽃은 여기가 최고지!" 하며

가장 가까이에 있는 "Valensole 발렌솔"로 안내해 주었다.

Valensole-라벤더와 해바라기 들판

Valensole-발렌솔은 프랑스 남동부 쪽 "Alpes-de-Haute-Provence"에 있는

작은 마을로 500 미터의 고원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근처에는 "Digne-les Bains"와

"Verdon Gorges (베르동 협곡)"이 있다.

라벤더 필드와 프로방스의 특유의 향내 나는 식물들로 유명하며, 군데군데 펼쳐져 있는

황금빛 밀밭도 멋진 풍경거리다.


출발한 지 30분이 지났을 때쯤, 우리는 집이라곤 거의 보기 힘든 완전 시골길 같은 곳에 다다랐다.

거기에 유일하게 있는 것이라곤 라벤더 오일 등을 파는 기프트샵 하나만이 이 꽃 들판을 마주 보며

있었다.


차를 파킹한 도로 맞은편으로 광대하게 펼쳐있는 해바라기와 라벤더 들판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넓은 라벤더와 해바라기 들판을 보는건 처음이었다.

아름다운 푸~른 하늘빛과 라벤더와 해바라기 꽃은 멋진 하모니를 이루며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그 순간 우리도 지체 없이 이 들판에 휘~익 바람 따라 발을 딛고, 라벤더와 해바라기꽂과의

데이트를 시작했다!


Valensole의 꽃들

한낮에 내리쬐는 강한 햇볕, 그리고 거센 바람이 해바라기와 라벤더 들판을 온통 휘젓고 있었다.

그곳에는 이미 많은 여행자들이 몰려들어 저마다 좋은 자리를 찾아 사진들을 촬영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7월 초가 되면 해바라기와 라벤더 꽃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컬러로 만개한단다.

(참고로, 라벤더 필드를 방문하길 원하면 라벤더가 만개하고 그 향이 최고조로 달하는

7월이 최적기라고 한다.)

나는 키가 크고 아침 햇살처럼 환하고 명랑한 꽃인 해바라기를 워낙 좋아하는데,

특히 라벤더는 잡지의 그림에서처럼 짙고도 환상적인 보라색 컬러는 아니었지만

가늘고 긴 자태와 향이 독특한 게 마음에 들어서 이번 기회에 라벤더 꽃도 좋아졌다.


문득 돌아보니, 이 들판에는 거의 대부분이 여인 천지였다!

프로방스와 꽃 들판은 확실히 여인들이 선망하는 곳이 분명하더군~


영숙이와 나-우리 둘은 꽃이 있는 놀이동산에 온 것 마냥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카메라 셔터를

줄기차게 눌러가며 꽃과의 추억거리를 만드느라 서로 정신이 없었다.


꽃에 파묻혀서. 꽃이 되고파서.

언제까지나 누군가들이 꽃이라 불러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들판의 꽃들은 이처럼 중년인 우리의 꿈 한그루가 되어 우리와 함께 그곳에 있었다.


Valensole 발렌솔은 이렇게 우리의 최후의 여행지로 남기고 니스로 돌아가기 전, 하룻밤을 지낼

"Canes-sur-mer 카뉴 쉬르메르"로 떠났다.

Canes-sur-mer 카뉴 쉬르메르-프로방스의 시골길과 마지막 밤

발렌솔에서는 거의 2시간이 넘게 달려가야 했기에, 우리는 처음부터 그저 구글맵이

안내해주는 데로 갔다.

그러다 보니 계속 산을 넘고 넘어서 산 등성이를 내려갔다가 올라가기를 수십 번이나 반복하지 않는가.

때로는 자그마한 동네를 만나기도 하고 또 인적도 없는 길을 달려가면서

로컬(지방) 도로로 달리면서 볼 수 있는 시골길과 마을들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시간에 자유로울 수 있었던 여행이라면, 그냥 지나가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예쁜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것도 좋을 듯했고, 낯선 동네를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기웃거리고도 싶었다.


카뉴 쉬르메르 가는 길-시골길과 푸른 바닷가와 길가의 호텔

프로방스의 작은 마을들은 한결같이 일방통행이었는데 도로의 폭도 너무 좁은 게 무척 불편했다.

거기에다 최악이었던 건 프랑스 사람들 차경주(Auto Racing)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

한적한 시골길을 천천히 운전하면서 주위 풍경에 빠져볼라치면~어디서 매번 차가 나타나

우리 차를 밀어붙일듯한 무시무시한 속력으로 막 밟고 추격해오는 바람에 늘 급하게 어딘가에서

정차하고 "예~제발 먼저 가 주세요!" 하면서

먼저 보내주기를 아마 수십 번이나 했을 거다.

(프랑스 사람들, 시골길에서도 차 경주하듯 생~생 달린다!~조심하세요!)


2시간이 훨씬 넘게 달려서 우리는 카뉴 쉬르메르에 도착!

카뉴 쉬르 메르

카뉴 쉬르메르는 프랑스 남동부의 프로방스-알프 코트 다쥐르에 있는

Alpes Maritimes"주(Department)"에 있는 도시다.

숲과 자갈밭으로 이루어진 바닷가, 그리고 해안가를 따라 있는

그림 같은 프랑스풍의 리베라 타운이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바다의 내음이 물씬 와 닿았고 호텔 앞에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온갖 잡다한

관광상품 가게들과 식당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었다.

우리는 짐을 내려놓고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나섰는데 유난히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타이 식당으로 들어갔다.


마치 이별파티를 하듯 우리는 여러 가지 종류의 타이음식을 푸짐하게 주문했다.

그간의 바쁜 여행기간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한 것을 보양이라도 하듯.^

서로 맥주를 건배하며 다양한 인생 경험을 하듯, 많은 사연 속에서 무척이나

헤맸던 3일간의 짧은 프로방스에서의 여행을 마무리했다.

카뉴 쉬르메르의 해변가에 석양이 지고 있었다.


Nice -프로방스여 안녕 : 7월 19일

카뉴 쉬르메르에서 일찍 일어나 해변을 잠시 돌아보고, 니스로 돌아가는 길에

생폴 드 방스를 잠깐 들러 미처 둘러보지 못했던 곳을 보면서 사진을 찍었다.

(프로방스 여행 첫날 방문했을 때에 장대비로 인해 도중하차해야 했었기에.)

여행을 마치고 니스 공항 근처로 예약했던 호텔로 돌아왔을 땐 우리 둘은 완전 녹초가 되었다.

그간 팽팽한 여행 스케줄에 따라 중년의 두 여인이 청춘처럼 날아다니다

이제 모든 것이 느슨해지고 자유로워지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내일 새벽 비행기로

파리로 다시 들어가서 각자 서울로, 시카고로 돌아간다.


아름다운 곳에 잠시 머물 수 있어서 짜릿하고 즐거웠다.

떠날 수 있기에 더 그리워질 수 있고 그래서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여행후기


SNS 다루는 것도 능숙하지 않고 길치는 물론이고 기계치까지 고루 갖춘 중년의 두 여인이

낯선 곳에서의 자유로운 방황을 경험? 해보기 위해 나선 여행이었습니다.


파리에 도착한 첫날부터 미숙한 길 찾기로 시작한 우리의 여행은 마지막 순간까지

결코 인생길처럼 순탄한 것이 아니었지만 여행이 끝나고 가만히.. 돌아온 길을 되돌아가는

시간은 저에게(분명 함께했던 후배, 영숙이도..) 모든 것이 그리운 추억의 앨범이 되어

우리에게 멋진 나날들의 순간들로 장식해 주었습니다.


여행 속에서는 항상 힘들고 예기치 않은 일들로 당황하고 분노할 일도 생기지만

돌아오면 어김없이 "아! 다음에 어디로 여행 가지?!" 하며 인터넷을 뒤적거리며

다음 여행지를 찾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여행은 분명 "낯선 곳에서 만나는 새로운

시간을 나에게 충실히 들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매번 떠나고 또 그렇게 떠날 겁니다.


프랑스의 파리는 꼭 에펠탑이 아니더라도 저에겐 언제나 꿈의 도시였습니다.

"낭만"과 "예술"그리고 "사랑이 어디선가 피어오를 것 같은" 도시가 "파리"였다면

"프로방스"는 순수한 자연 속의 햇살과 바람, 에메랄드빛의 하늘이 주는 프랑스의

정취와 향기가 그대로 묻어있는 곳들이었죠.

수많은 화가들이 왜 이곳에 정착하면서 무수한 작품들을 남길 수 있었는지 프로방스를

여행하시면 아시게 될 것입니다.


이번 여행은 너무 짧은 기간에 프로방스 몇 개의 지역만 돌아보는 일정이었기에

가는 곳마다 금방 떠나야 했던 아쉬움이 늘 많았습니다.

언젠가 다시 프랑스를 갈 것이고, 그러면 저는 단연코 프로방스 지역을 선택할 것입니다.

알려진 여행지를 찾아서가 아니라, 그냥 길을 따라 만나게 되는 시골마을 같은

아기자기한 작은 도시들을 어슬렁 거리며 유유자적 나그네처럼 여행할 것입니다.

프로방스는 정말 그렇게 여행해야 될 것 같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언젠가 프로방스에서의 멋진 순간들을 장식해 보시길 바랍니다.

(프로방스는 가장 아름답고 눈부신 7-8월에 여행하시길 추천합니다.)


그간 프로방스에서 운전으로 힘든 길을 함께 한 후배 동생, 영숙에게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여행으로 -"자유로운 방황" 지금 부터 시작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Gina & Cho의 좌충우돌 프랑스 여행기(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