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Free Spirit

Gina & Cho의 좌충우돌 프랑스 여행기(4)

프로방스에서의 멋진 나날들

by Blue Moon


여행 일정 :7/7~7/19/2018

출발(7월 7일) -Paris(파리) -Nice(니스)-Monaco(모나코)-St.Paul de vence(생폴 드 방스)

-Aix en Provence(엑상 프로방스)-Gordes(고르드)-Roussillon(루실리옹)-Manosque(마노스크)

-발렌 솔( Valensole)-Cagnes sur-mer(카뉴 쉬르매르)-Nice-Paris


엑상 프로방스로 가는 길과 초라한 여관방에서의 나그네 같은 하룻밤: 7월 16일

갑자기 쏟아진 장대비로 인해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쫓기듯 발길을 돌려야 했던

생폴 드 방스를 떠났다.

무언가 다 나누지 못한 사람과의 아쉬운 작별의 안따까움처럼.


이 날 오전에 니스에서 차를 렌트하면서부터 일어난 여러 가지 예기치 않은 일들의 실타래 속에서

꼬였던 일들을 풀어가느라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가 버렸다.

우리가 떠날 무렵에는 오후 4시가 좀 지나고 있었고, 우리 둘은 다시 하이웨이를 타고

엑상 프로방스까지 대략 2시간가량을 달려가야 했다.

차가 하이웨이를 달리기 시작할 무렵, 비는 그치고 서서히 구름 속에서 해가 빙~긋하며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지 않는가!

우리는 아마 생폴 드 방스에서 장대비를 만날 운명이었나 보다..


생폴 드방스에서 시간에 쫓겨 급히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식음을 전폐한 탓에 둘이 동시에 "아~배고파"라는 소리가 동시에 나오더군.

여행에서는 "무조건 잘 먹어야 돼 "라는 것이 나의 원칙이었는데, 이렇게 수시로 끼니를

건너뛰다 보니 살이 쑥쑥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뭐 후배 동생 영숙이는 자기 말로는 "물만 먹어도 살이 쪄서 죽겠다고 먹는 것 은근 몸 사리고..

서울에서 가져온 단백질 가루만 열심히 물에 타서 꼭꼭 챙겨 먹으면서

영양공급과 함께 몸에 무슨 강력한 근력이 생긴다나 그러면서^^

어쨌든 둘은 허기진 어린아이처럼 먹을 것을 뒤지기 시작했고, 차 안에 뒹굴고 있던 과자와

먹을 것이란 것은 깨끗이 다 먹어치웠다.^ 사실 난 여행에서는 무지 먹는 사람이다~.


눈부신 해가 도로 위를 내리쬐고 있었고,

하이웨이를 한참 달리다 보니, 마침 휴게소 사인이 보여 들어가서 가스만 넣고 곧장 차에 올라탔다.

다시 구글맵을 켜고 우리의 오늘 밤 잠자리인 엑상 프로방스에 있는 Art Hotel을 향해 출발!

차는 유유히 다시 하이웨이를 타면서 빠져나갔고,

영숙이는 이제 마치 프랑스인처럼 아주 여유 있게~

운전대를 잡고 나가는 것 같아 옆에서 보기에 대견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한편으론 "음.. 나도 운전한다고 그럴걸 그랬나? 프랑스까지 와서 뭐야~

운전도 못하고 시카고에서 국제면허증까지 받아왔는데"..라는 후회가 좀 들었다.

(사실 그녀는 겁도 없이 차를 막무가내로 밟아되었는데, 그럴때마다 내 가슴은 매번 얼음장이 되었다.

그래서 더더욱 내가 운전 못한걸 내내 잘못이라고 혼자 중얼거렸다는걸 영숙인 모를테지..)

그다지 붐비지 않는 하이웨이를 쭈~욱 미끄러져 가면서 눈앞으로 펼쳐오는

작은 산들과 서서히 기울어가는 프랑스의 여름 저녁이 시작되는 하늘을 보면서..

우리는 기분이 너~~ 무 좋았다!

"야호~ 우리는 지금 프랑스 길을 달리고 있~어!"

"와우~그래 이 자유로운 느낌! 이것 또한 차 여행의 매력 아니겠어? "

우리 둘은 피곤도 배고픔도 잊고 마냥 들뜨고 신이 났다.

가슴속에 단단히 접어두었던 날개를 활~짝 편 듯 자유로운 여행자가 되어.



그러나 이런 짜릿한 순간도 잠깐,

한 참을 달리다, "어? 이거 뭐가 좀 이상해~ "

그때서야 우린 차가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아까 주유소에서 하이웨이 잘못 들어감)

휴게소로 들어가 다시 차를 돌려야 했다!

다시 차를 힘차게 밟고 오늘 목적지를 향해 출~발!

차를 렌트한 아침부터 일어난 불상사들을 연이어 겪으면서 "우리들의 길치와 기계치로 연유된

문제려니" 하며 "뭐~어떡해! 부딪혀 가는 수밖에~" 하면서, 이젠 둘은 이런 난관에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없이 어느 정도 하나씩 터득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정말이지 중년의 두 여인이 낯선 곳에서의 운전 쉽지 않아!

(운전만 잘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으니까..)


이래저래 늦은 탓에 호텔 체크인 시간, 9시가 훨씬 넘어서야 엑상 프로방스에 도착!

밤길이라 더더욱 낯설었고 무슨 시골 동네로 들어선 것 같았다.

도로는 일방통행이 많았는데 한 번은 들어가지 말아야 할 차선으로 차가 들어가는

바람에, 난 옆에서 까무러칠 뻔했고, 게다가 밤이니까 도로 표지판뿐만 아니라 신호등도

거리쪽으로 튀어나와 있지 않아 잘 보이지 않았기에 빨간 신호에도 그냥 지나쳐 버리는등

우리는 일방통행 무단진입 그리고 신호위반에다 완전 헤매기 시작했다.

운전하는 영숙이는 대담한 건지 (속으로 놀랬는지 모르지만) 꿈쩍도 않았다.^

다행히도 우리같이 불량 차량을 보고도, 프랑스 사람들 시끄럽게 경적을 울리는

일은 없었는데 그런것이 왜 그렇게 고맙게 여겨졌는지..


그러나! 우리는 그 동네에서 호텔을 지척에 두고도 못 찾아 장장 한 시간 가량을

호텔 부근에서 또 헤맸다!

시카고에서 내가 사용하고 있던 영어로 된 구글맵을 작동시키고 있었는데 이 구글맵이

거기서는 미친 듯이 길 안내를 해댔기에.. (미처 길을 돌기도 전에 또 꺾으라고 하고 뭐 이래서 한바탕

운전 연습 엄청 했다~) 내려서 길을 묻기도 하면서, 한바탕 또 비상사태가 벌어졌다.^^

그렇게 돌고 돌다가 마침 호텔 간판 드디어 찾음.

"야! 저기 Art Hotel 이야!"

우리가 천신만고 끝에 호텔을 찾은 시간은 10시가 훨씬 넘었을 때다.

앞에 일단 차를 잠깐 세우고 내가 먼저 호텔 앞에 내렸다.


건물은 완전 시골여관 같아 보였고 안은 영업 끝난 가게처럼 아주 옅은 전등 하나 만 깜박이고

있을 뿐 사람의 그림자라곤 아예 없었고 입구 문도 단단히 잠겨있었다.

"누군가 있겠지?" 하면서 문을 세차게 막 두드리기 시작했더니, 안에서 주인장 아저씨가 불을 켜고

손짓으로 뒷문으로 돌아오라고 했다.

난 영어로 그 주인장은 프랑스어로 체크인을 아~주 힘겹게 끝내고, 다시 영어로 근처 파킹 장소를 물었더니

눈치 없는 주인장은 끝내 내가 하는 영어를 못 알아듣고는,

무시무시한 눈총으로 "글쎄, 아씨~ 여기서 잘 거야? 안 잘 거야?"라고 거의 호통치듯 말했다.

할 수 없이 전화기 번역기를 사용하여 보여주었더니 그제야 알아듣고 미안한 듯 파킹 장소를

친절하게 적어 주었다.(영어는 도통 안 통했으니까~)


우리 둘은 파킹을 했지만 필요한 몇 가지만 챙긴 채 가방은 그대로 차에 두어야 했다.

체크인 시 언뜻 보니 좁디좁은 경사진 4층 방이어서 가방을 갖고 올라가리란 엄두도 못 낼 뿐

아니라 그 밤만 지새우면 떠나야 했기에..

이름만 근사한 Art Hotel! 들어가니 웬걸 침대 하나만으로도 꽉~ 찬 방이었다.

두 사람이 비껴가며 겨우 움직일 수 있는 무슨 옛날 시골 여관방같이 초라하고 어설펐다.


자정이 넘었고 우리도 만신창이 되고, 녹초가 된 몸을 뉘어야 했다.

불현듯 불을 꺼기전 "이 도시의 깊은 밤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몸을 일으켜,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열어 고개를 내밀었다.

집집마다 창에 불이 꺼진 까만 밤. 거리의 가로등 불만이 그 동네를 은은하게 밝히고 있었다.

하늘엔 밝은 달이 유난히 선명하게 떠 있었고, 그 주위로 별들이 수를 놓은 듯 반짝거리며,

맞은편 집 이층 창가에 놓여있는 화분의 꽃들이 바람에 살랑거리고 있었다.


"아! 참 평온한 곳의 밤이구나"라는 마음 하나가 위안을 주듯 다가왔다.

우리도 이제 자야 할 시간. 피로가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왔다.

낯선 길을 지나다 지친 고독한 나그네의 하룻밤처럼.

엑상 프로방스 (Aix en Provence)-고르드(Gordes)-루실리옹(Roussillon)-

마노스크(Manos que) :7월 17 일


Aix en Provence-세잔의 아틀리에(Atelier de Cezanne)

엑상프로방스는 프랑스 남부지역의 프로방스-알프 코트 다쥐르에 있는 대학도시다.

3개의 종합대학과 칼리지들이 모여있어 젊은 지성인들의 도시이기도 하다.

마르세유(Marseille)에서는 20마일 정도의 거리에 있는 아담하고 클래식한

프로방스 사람들의 대표적인 타운이다.


프랑스에서는 마르세유가 가장 빈곤한 도시(그래도 놓칠 수 없는 유니크한 도시)인 반면

엑상 프로방스는 부유하고 쾌나 세련된 도시라고 알려져 있다.


일명 "Aix"라고도 부르며 "물"이란 뜻으로 라틴어인 "Aqua"에서 유래되었다.

엑상프로방스는 "분수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한때 고대 로마인들이 이 곳에 잠시 정착했을 무렵에 천연 온수의 근원지를 발견했고

그들의 욕탕을 설치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이곳을 "엑상 프로방스"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곳곳에 분수가 많이 생겼다.


엑상프로방스는 또한 후기 인상파 화가인 "폴 세잔"의 출생지이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생가와 작품 활동을 해왔던 스튜디오인 "Atelier Cezanne"이 있다.

그의 대표작인 "하얀 석회암산"-"생 빅투아르"(Sainte-Victoire)는 도시 전체를 감싸듯이

내려다보고 있어 마치 이 도시의 수호신같다.

이러한 인근의 전원적인 시골풍의 풍경은 세잔 작품의 흔한 소재거리였다고 한다.



3일간 프로방스 지역 중 몇 군데만 돌아보는 여행 일정이었지만 시간상 여유가 없었다.

예상치 못한 일로 시간을 길거리에서 너무 많이 잃어버렸기 때문기도 했기에..

여관방 같은 호텔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부리나케 짐을 챙겨 나와 주위에 있는

카페에서 진한 Espresso 에스프레소 한잔과 크로샹 하나로 아침을 대충 때웠다~

근처 가게에 들러 과일 등 먹을 것도 미리 푸짐하게 샀다. 오늘 내내 여러 군데를

둘러봐야 하는 계획 때문에 아무래도 식사를 차에서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과 눈부신 햇살이 우리를 맞이한 아침. 지난밤의 피로에서

확~벗어나는 듯했다~

프로방스의 하늘은 어디를 가도 어쩜 그렇게 밝고 청명하게 빛나는지~~

그냥 모든 것이 순수한 빛깔을 지닌 자연 같았다!

세잔의 아틀리에의 뜰

오늘 하루는 갈길이 멀고 시간이 부족하여 분수와 플라타너스가 즐비하게 서 있는

멋진 가로수-미라보 거리를 보는 대신 "세잔의 아틀리에"를 들르기로 했다.

세잔의 아틀리에는 길게 나 있는 언덕길을 올라가서 비포장으로 되어있는 작은 마당이라고 해도

좋을듯한 곳에 유료 파킹 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는 거기서 내려 조금 더 위로 걸어 올라가야 했다.

세잔의 아틀리에

입구의 팻말을 보고 들어선 세잔의 아틀리에는 집 전체가 싱그러운 초록의 나무와 넝쿨로

둘러 싸여 있는 "어느 조용한 주택의 뜰" 같았다.

정말 세잔이 열심히 그림에만 몰두할 수 있었던 환상적인 정원이 있는 곳이었다!

이 정원을 한번 거닐어 보길 추천한다. 햇살이 눈부시게 부서져 내리는 초록의 수목이 우거진 작은 오솔길은

여러분을 잠시 명상의 길로 안내할 것이다! 그런 분위기를 느끼시려면 7-8월이 딱! 좋을 때다.

2층 세잔의 작품실로 올라가는 입구/ 오솔길을 산책하는 영숙.

나는 여행 중에 보통 "기념관"이나 "유명한 사람들이 살았다는 생가"를 방문하는 일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샤갈의 작품 전시관이 있는 니스와 세잔의 도시, 엑상 프로방스 등 프로방스를 여행지로

삼으면서 이 지역의 대부분이 유명한 화가들의 도시라 나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들에게

기울어졌다.

어릴 적부터 미술시간이나 보아왔던 그들의 근거지가 궁금했고, 이 또한 좋은 계기라고

여겼기에.. 아무래도 이 기회에 새로운 취향이 생긴 것 같다^^

세잔의 아틀리에 내부는 그의 작업실이라 들어가서 굳이 감상하지는 않았고

그저 바깥뜰에서 잠시 쉬면서 세잔의 흔적을 느껴보는 것으로, 우리의 발자국을 남기고

아틀리에를 떠났다.

초록빛 세잔의 오솔길


Gordes -언덕 위 하얀 마을-고르드(Gordes)와 세낭크 수도원 (Senanque Abbey)

고르드는 엑상 프로방스에서 대략 77km로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 , 우리는 출발 전

차에서 부리나케 점심을 해결하고 곧장 출발했다.

오전에 마켓에서 산 것인데 잘게 썰은 연어와 각종 채소, 콩 등 잡곡류가 곁들여진

샐러드 연어 밥이었는데 굉장히 맛있었다. 사진을 좀 찍어둘걸 하고 후회할 정도로^


우리는 시골길을 콧웃음을 날리면서 달렸다! 무결점의 파~아란 하늘과 조용한 시골길..

곳곳에 멋진 풍경들을 만나면 소리를 지르는 감탄을 해대면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잠깐씩 차를 세우기도 했다. 차 여행의 좋은 점은 어디든 내려서

주위 풍경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고르드로 가는 길에서

고르드는 프랑스 남동부 지역에 있는 프로방스 알프- 코트 다쥐르의 "보클루스-Vaucluse "라는

시( Department)에 있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언덕 위의 마을"이다.

이곳은 마치 하나의 친밀한 공동체처럼 함께 삶을 이루어 나가는 작은마을이다.

고르드에서 가장 가까운 대도시로는 "아비뇽 Avignon 이 있고, 조금 더 작은 곳으로 근처에

"Cavaillon"이라는 도시가 있다.

언덕 위의 하얀 마을-고르드


우리가 도착했을 무렵엔 한낮의 뙤약볕이 따갑게 내리쬐고 있었다.

좁은 경사진 길을 따라 올라가 다다른 곳에서 볼 수 있었던 고르드는

짙은 초록색 나무들 사이로 들어서 있는 하얀 마을이었다.(사실, 베이지색에 가까웠지만)


후덥지근한 바람이 무척이나 강하게 불고 있었는데, 이 하얀 마을의 고풍스러움을 돋보이게 하려는 듯

나무들이 한결같이 같은 방향으로 춤을 추듯 요란하게 흔들거리면서 여행객들을 환영하는 듯했다.

연 푸른 하늘 아래 춤추는 나무들 속에 잠겨있는 듯한 하얀 마을-고르드는 왠지 특별한 사람들의 스토리가

잠겨 있을 것만 같았다.


고르드의 마을과 골목길

그런 중에 꽤 많은 여행자들이 이 하얀 마을로 들어서고 있었고, 우리도 잠시 골목길을 걸어보는

여유를 가졌다. 군데군데마다 액세서리 가게와 빈티지룩의 옷가게들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는데, 거의 대부분의 좁은 가게에는 어디나 사람들로 가득 붐비고 있어서

들어갈 틈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아기자기한 가게에 들러 구경하는 것을 놓칠 수는 없지^

어떻게든 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서 "뭐 하나 건질 건 없을까?" 하면서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 넘친다!

딱히 "탐날만한 물건들은 없었지만^"


프로방스의 골목길은 가는 곳마다, 어디든 뭔가 캐내고 싶은 비밀의 통로처럼, (고르드에서도 마찬가지로)

꽤나 운치 있고 멋스러워 마냥 마술에 이끌린 듯, 시간을 잃어버리고 걷고 싶은 곳이었다.


가는 곳마다 우리는 마치 연인과의 작별처럼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애틋함이 있었다.

갈길이 멀어 고르드에서의 골목길 탐방은 후일을 기약하며 "세낭크 수도원"으로 향했다.

라벤더 필드의 중앙에 들어서 있는 "세낭크 수도원"


세낭크 수도원은 고르드에서 5km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수도사들이 거주하는 수도원이다.

프로방스에는 유일하게 3개의 수도원들이 있는데 Thoronet와 Silvacane , 그리고 세낭크수도원이

그중에 하나라고 한다.

12세기에 지어진 수도사들의 이 건축물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지니고 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사실 나도 여행잡지에서 본 이 건축물에 매료되어 우리의 여행지로 삼았고 직접 수도원을 찾아간 것이다.

우리가 갔을 때는 무슨 이유였는지 알 수 없었지만 수도원안이 공개되지 않았다.

그냥 그 앞에서 갈 수 없는 땅을 그리워하듯 고개만 내밀고 조금이라도 좀 더 가까이서

그 건축물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는 것으로 대신해야 했으니 안타까웠다..

이제 막 피어올라오는 보라색 라벤더 필드와 회색풍의 우아한 기품을 가진 수도원은 한 폭의

그림 같았고 지친 우리에게 잔잔한 물결 같은 은은한 종소리까지 선사해 주었다!

7월의 세낭크 수도원

길가까지 퍼지는 수도원의 종소리는 다음 여행지로 떠나는 우리에게 하나의 아련한 추억처럼

가슴으로 떨어져 내리는 부드러운 선율 같았다.


Roussillon 루실리옹--화려한 색상의 황토마을

Roussillon 루실리옹은 세낭크 수도원에서 30분 거리 내에 있어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고르드와 같이 "보클 루스-Vaucluse "지역에 있는 산들의 최하부에 위치하고 있는 "Luberon"지역에

있으며 아름다운 시골 경관에 둘러싸여 있는 곳이다.

프랑스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마을 중의 하나로 루베론 지역에서는 스치고 지나갈 수 없는

꼭 들러야 할 곳 중의 하나다.

황토산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황토 산중에 하나로 그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루실리옹은

깎아내린듯한 웅장한 빨간색의 절벽과 황토 채석장으로 유명하다.



언덕위로 올라가는 길

마을을 따라 좀 더 언덕길을 올라가는 입구에서 이 사진에서 볼 수 있는 "Glacier Artisanal"이라는 가게

에서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사 들고서^

이 집은 이 길을 거쳐가는 여행자들은 누구나 들르는 곳 같았고, 맛도 좋았다^

그렇게 천천히 우리는 루실리옹을 한 번에 내다볼 수 있는 훌륭한 전망대로 올라갔다.

언덕 위 빨간 마을-루실리옹

루실리옹 마을은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무성한 녹색 소나무들과 대조되어

빨강, 노랑 그리고 짙은 갈색의 칼라로 다양하고도 멋지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프로방스다운 아름다운 블루빛 하늘과 그 무엇과도 견주 할 수 없는 햇살은 이곳을

어떤 신비로운 장소로 만들어 주기까지 한다.

이 마을은 마치 아티스트의 팔레트 같다!

분홍색과 빨간색의 중간색톤을 띄면서

노랑에서부터 보라색까지 온갖 종류의 다양한 칼라를 믹서 해놓은 듯해 보였다.

여러분이 이 마을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 분위기에 매료될 것이다!

여기로 오신다면 미로처럼 나 있는 그림 같은 길과 광장을 거닐어 보는 시간을 꼭 가져보시길!

(우리는 역시 시간이 부족하여 이 모든 것을 누리지 못했기에..)


자! 이제 그만 가야지~~~ 떠나는 순간은 항상 아쉬움만 가득.. 그만큼 프로방스는 어떤 고요한 멋이

우리를 늘 붙잡아 매는 듯하는 곳이었다.

오늘 하룻밤을 지낼 호텔을 찾아가는 길이 너무 늦지 않기 위해, 우리는 서둘러 떠나야 했다.


루실리옹 마을 언덕 위에서 부는 바람이 우리의 떠남을 막 재촉하는 듯 했고

차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빨간색의 마을을 뒤로하면서, 두 여인의 여름 땡볕 시골길 여정이

또 시작되었습니다.

마노스크-Manosque"로 !


Gina & Cho의 좌충우돌 프랑스 여행기 (5)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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