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성 휴리스틱을 활용한 브랜딩 전략 3
오리온 초코파이, 정확히 말하면 ‘초코파이 정(情)’은 초코파이 카테고리의 대표브랜드다. 편의점이나 할인마트 초코파이 진열코너에서 오리온 초코파이가 없으면 그 코너는 성립하지 않을 정도로 그 대표성은 매우 강하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대표성 휴리스틱을 차지한 브랜드로 우뚝 섰다.
하지만 오리온 초코파이도 큰 실수를 했다. 바로 초코파이가 보통명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보통명사가 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름이 된다. 즉, 카테고리 명칭이 된다. 그러면 롯데제과, 크라운제과, 청우식품 등 다른 업체에서 ‘초코파이’라는 이름을 브랜드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초코파이를 1974년에 출시했다. 당연히 초코파이 원조다. 당시에는 한국에는 초코파이처럼 생긴 과자는 처음이었다. 폭신한 카스텔라에 가운데는 마시멜로라는 달달하고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것이 있고, 더구나 겉은 진한 초콜릿으로 코팅한 카스텔라 과자. 초코파이는 출시하자마자 불티나게 팔렸다.
이를 본 국내 대형 제과사인 롯데제과, 크라운제과, 해태제과는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이들은 연달아 '초코파이' 제품을 내놓았다. ‘롯데 초코파이’, ‘크라운 쵸코파이’, ‘해태 초코파이’가 탄생했다. 초코파이 카테고리가 커지는 것은 오리온(당시 동양제과) 입장에서는 환영할 수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으면 더 큰 매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오리온은 실수를 했다. 적절한 상표관리를 하지 않았다. 소비자는 초코파이를 상품이름으로 여겼다. 소비자 머릿속에는 과자의 한 카테고리이자 보통명사로 굳어졌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론칭 후 20년이 넘어 외국으로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상표관리에 신경을 했다. ‘초코파이’는 오리온 초코파이만의 출처표시이므로 롯데의 등록상표 ‘롯데 초코파이’에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이미 ‘초코파이’는 이미 보통명사가 되어버렸다. 특허법원에서는 ‘초코파이’는 상품이름이므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하면서, 오리온의 ‘롯데 초코파이’에 무효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오리온 초코파이 이전에는 ‘초코파이’란 이름이 존재하지 않았고, 오리온 초코파이로 인해 유명해졌기 때문에 ‘초코파이’ 자체가 상표 등록되지 않더라도 ‘초코파이’가 보통명사가 되는 것은 미리 막았어야 했다. 다행히 오리온은 '초코파이 정(情)'으로 브랜드를 변경하고, 대대적인 '情 캠페인'을 펴나가 제2의 초코파이 전성기를 맞았다.
대표성 휴리스틱을 활용한 홍보마케팅 전략은 우리 브랜드의 대표화에 있다. 카테고리에서 대표브랜드가 되는 전략이다. 그런데 이 전략에서 꼭 명심할 점은 우리 브랜드가 보통명사처럼 쓰이는 보통명사화 전략이지, 보통명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명사가 되는 순간, ‘초코파이’처럼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대표성 휴리스틱 전략의 우선 조건은 브랜드 보호 장치를 만드는 상표등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