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영원한 화두인 사랑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https://share.google/GszrbVYEo6lSFAnMY
사실 이 책은 여러 번 추천을 받았었다. 반골 기질이 있어서인지 괜히 끌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읽기를 미루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서, 더 마음을 다해 잘 만나고 싶고 정제된 마음가짐을 배우고 싶어서 마침내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역시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이제야 읽었을까 싶었다. (물론, 지금 이 시기에 읽었기에 책의 내용이 더 와닿았다는 생각도 한다.)
<사랑의 기술>은 우리가 막연히 감정으로만 여겨왔던 사랑을 기술로 바라본다. 삶의 기술이 훈련과 배움의 과정을 거쳐야 하듯, 사랑 또한 이론을 배우고 실천을 통해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와닿은 부분은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라는 대목이었다. 사랑에서의 ‘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본질적인 행위라는 말은, 그간의 나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했다.
또 다른 인상 깊은 지점은 ‘홀로 있는 능력’에 대한 강조였다. 사랑을 잘하기 위해서는 혼자 있을 줄 알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
결국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의 행위이고, 판단이며, 약속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덮기보다는, 바이블처럼 곁에 두고, 해이해질 때마다 다시 펼쳐 읽으며 마음에 새겨야 할 책이라고 느꼈다.
1.
갑자기 친밀해지는, 이 기적은 성적 매력과 성적 결합에 의해 시작되는 경우, 대체로 더욱 촉진된다.
이러한 형태의 사랑은 본질적으로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두 사람이 친숙해질수록 친밀감과 기적적인 면은 점점 줄어들다가 마침내 적대감, 실망감, 권태가 생겨나며 최초의 흥분의 잔재마저도 찾아보기 어렵게 된다.
그들은 강렬한 열중, 곧 서로 '미쳐 버리는' 것을 열정적인 사랑의 증거로 생각하지만, 이것은 기껏해야 그들이 서로 만나기 전에 얼마나 외로웠는가를 입증할 뿐이다.
2.
사랑의 실패를 극복하는 적절한 방법은 오직 하나뿐인 것 같다. 곧 실패의 원인을 가려내고 사랑의 의미를 배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최초의 조치는 삶이 기술인 것과 마찬가지로 '사랑도 기술'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
첫째는 이론의 습득, 둘째는 실천의 습득이다.
3.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본래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할 수 있다.
..
준다는 것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 빼앗기는 것, 희생하는 것이라는 오해이다.
시장형 성격의 사람은 주려고 하지만 단지 받는 것과 교환할 뿐이다.
성격이 비생산적인 사람들은 주는 것을 가난해지는 것으로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희생이라는 의미에서 주는 것을 덕으로 삼는다.
4.
사랑은 본질적으로 의지의 행위, 곧 나의 생명을 다른 한 사람의 생명에 완전히 위임하는 결단의 행위여야 한다.
...
우리는 성애의 중요한 요인, 곧 '의지'라는 요인을 무시하고 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강렬한 감정만은 아니다. 이것은 결단이고 판단이고 약속이다.
5.
정신을 집중하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가 자기 홀로 있기 어렵다는 점에 명백히 나타나 있다. 조용히 앉아 있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다.
..
'인내'이다. 기술에 숙달하려고 해 본 사람은 누구든지 어떤 일을 달성하려면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인내는 훈련이나 정신 집중과 마찬가지로 어렵다.
6.
정신 집중을 배우는 가장 중요한 단계는 독서를 하거나 라디오를 듣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지 않고 홀로 있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정신을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홀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능력은 사랑의 능력의 불가결한 조건이다.
..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의 조건이 된다.
7.
정신 집중을 배우려면 되도록이면 쓸데없는 대화, 다시 말하면 순수하지 못한 대화를 피해야 한다.
8.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정신을 집중한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는 뜻이다.
..
어떤 활동이든, 만일 정신을 집중한 상태에서 행한다면, 우리를 더욱 각성시키지만(비록 후에는 자연스럽고 유익한 피로감이 생기지만), 정신이 집중되지 않은 모든 활동은 우리를 졸립게 만든다. 그런데 정신이 집중되지 않은 활동은 그날 밤 잠들기 어렵게 만든다.
출처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황문수 옮김, Moonye, 2019
본문 인용문은 모두 위 책에서 발췌.
책 표지 이미지 ⓒ Moon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