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의 꿈틀꿈틀] 4. 일하는 마음 - 제현주

일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단단하고 다정한 응원이 될 것이다.

by 양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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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마음> – 성장과 인정 사이에서

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압박감을 동시에 느끼던 시기에 이 책을 추천받았다. 일잘러로 인정받고 싶으면서도 늘 스스로의 역량에 의문을 품었다.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에 내 일을 스스로 늘려놓고는 불평을 하곤 했고, 그러면서도 “고농축으로 성장했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일하는 마음>은 그런 나의 모습과 겹쳐져 깊은 공감을 불러왔다.
책은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평가받는 데 몰두하기보다, 지금 당장 발을 제대로 내딛는 법에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 문장이 ‘성장’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일의 영역을 넘어 삶 전체를 비춰준다. 일에서든 관계에서든 중요한 것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사정 속에서 지금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걸어가는가에 있다고 얘기한다.
무엇보다도 감명받아 팀원들에게도 가끔 전달하고 있는 것은 ‘임파워먼트’에 대한 정의이다. 리더로서, 또 동료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결국 함께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힘이 있다고 믿게 만드는 일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책을 덮고 나서는 인정받는 데만 몰두하느라 정작 나 자신을 돌보지 못한 건 아닐까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책을 통해 내 마음을 성찰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일하는 마음>은 단순히 일잘러의 매뉴얼을 넘어 나를 스스로 키울 수 있는 힘을 알려주는 지침서라고 말하고 싶다.


1.

한때는 무엇보다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이는지에 전전긍긍했다.

..

실은 일이 곧 나, 일의 성과가 곧 나를 드러낸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일에서 멀어지고서야 비로소 그 일을 둘러싼 맥락과, 그 안에서 교차하는 나 자신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의 이해와 욕망이, 그리고 삶이 보이기 시작했다.

..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그때그때 다르다.

..

결정적인 순간이 닥친다면 그때는 각자의 사정을 더 중요하게 다루어야만 한다.

..

거리가 허락해 주는 자유다.


2.

핵심은 '나'의 '성장'이 아니라 내 눈앞의 과업(무엇)과 그것을 해내는 방법(어떻게)에 집중하는 것이다.

한 발 한 발을 제대로 올바르게 내디딜 수 있어야만 부상 없이 잘 달리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나의 지성이 집중해야 할 지점은 한 발을 잘 내딛는 것이다.

..

성장은 과정을 경유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결과

..

수행의 과정에 지적으로 집중하며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의식하는데 노력을 기울인 사람은, 자신이 무엇에서 나아졌는지 발견하게 된다.


3.

그러니 아무것도 선택하거나 결정하지 않는다면 아이를 낳지 않는 상태, 그러니까 이제껏 살던 대로 사는 쪽이 기본값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출산을 고려하는 시기에 내 주변에는 아이를 키우면서 행복하게 일하는 여성 동료나 선배가 한 명도 없었다.


4.

지금 누리는 것 중 포기해야 하는 것은 쉽게 상상이 가는데, 아이 덕에 좋고 즐거울 것은 구체적이지가 않았다, 결국 아이를 기르는 삶에 대한 상상은 아이 대신 버려야 할 것의 목록으로 가득 찼다.


5.

스스로 강요하지 않는 사람들, 자신에게 적절한 기준을 만드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어서 저도 좀 편하게 생각할 수 있었어요.

..

또래 동료들이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는 모습을 보면서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6.

'삶에 정답은 없다.'

모든 삶에는 빠진 구석이 있고, 또 그 덕에 채워진 구석이 있다.

..

그렇지만 그런 선택들에 그토록 조바심을 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나온 시간에 조금쯤 애잔한 마음이 드는 이유다.


7.

성과 평가는 평가자의 주관적 기준에 따라 두루뭉술하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매우 구체적으로 정의된 50개 항목에 따른다.

...

이런 기준에 따라 거의 매주, 적어도 2주에 한 번은 프로젝트 팀장으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숨 막힐 것같이 들리지만, 내게는 이 과정이 오히려 불안감을 덜어주었다. 막연히 '잘해야지', '성장해야지' 하고 생각하는 대신, 구체적으로 지금 해야 할 일에 의식을 집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8.

"넌 사는 게 괜찮아?" "잘하고 싶은 게 있으면 괜찮은 것 같아"

"사니까 사는 거지, 가 아니게 만드는 건 그런 일이야"

..

그저 잘하고 싶은 마음

...

그렇게 해서라도 잘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이, 남편의 말대로, 다행인 것이다.


9.

"무슨 일 하세요?"라고 아예 묻지 않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나부터 고쳐 묻는 연습을 해야겠다. 요즘 제일 관심 있는 문제가 뭐예요? 요즘 무슨 일에 가장 많이 시간을 쓰나요?


10.

단 한 번이라도 자기 자신을 가늠하는 것.


11.

그 사람들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풀고 싶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하더라고요. 탁월하게 일을 하기 위한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죠.

탁월하게.

전문성이 아니라 탁월함이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을 해오던 터이기도 했다. 전문성이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인정이라면, 탁월함은 자발적인 동기부여를 통해 스스로 쌓아가는 역량이다.


12.

내가 여기에서 일하는 이유를 사장님이 정하게 하지 말라고, 자기 스스로 정한 방향으로 계속 생각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

"제가 100만 원 받는다고 100만 원어치만 일하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작은 일을 크게 해 보세요. 어느 순간 내공이 쌓여서 큰일을 하는 데도 고생은 작은 날이 올 겁니다."


13.

같은 시간 안에 빠르게 실력을 늘리려면, 더 고되기 마련이란 의미다.

초반에는 더 고되지만 같은 시간 동안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의 총량이 크다.

"이왕 배울 거면 빨리 배우는 게 낫지. 그래야 빨리 최대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니까"

과잉의 노력이 결국 즐거움의 총량을 늘릴 것이라고 믿는다고 할까.


14.

임파워먼트

그 대상이 스스로 능력과 권한이 있다고 믿을 수 있게. 그 믿음에 따라 능력과 권한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일컫는다.

"힘이 있도록 해주기 / 힘이 있는 상태에 놓이도록 해주기"

..

"사람임은 일종의 자격이며, 타인의 인정을 필요로 한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인간을 사람이게 하는 것이 첫 번째의, 가장 본질적인 임파워먼트일 것이다.


15.

알면 알수록 나와 그가 얼마나 다른지 실감하게 되며, 시간은 그 다름을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전제로서 받아들이게 해 준다. 다르다고 생각할 때에만 '척하면 알아듣겠거니' 하며 얼버무리지 않고, '그의 마음도 나 같겠거니 미루어 짐작하지 않는다. 파악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 귀를 기울이고, 이해시키기 위해 찬찬히 설명하게 된다.


16.

나는 시간을 들여 공부함으로써 당신을 이해한다. 그런 이해를 통해 나는 당신과의 관계 안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출처

제현주, 『일하는 마음』, 어크로스

본문 인용문은 모두 위 책에서 발췌.

책 표지 이미지 ⓒ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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