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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호에 맞는 Oct 22. 2018

어차피 승자는 '카카오', 플랫폼과 UX/UI의 힘

카카오가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카카오 모빌리티’ 서비스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카카오내비’,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까지 한국 내에서의 이동 수단에 관한 거의 모든 서비스에서 카카오의 이름을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카카오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동수단 공유경제에도 손을 뻗쳤다. 

어차피 출퇴근 하는 시간과 길이 한정되어 있다면 혼자 가는 것보다는 한 명이라도 동승자가 있을 때 자산이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거기에 더해 일정 금액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면 자차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는 너무도 매력적인 서비스다. 또한 출퇴근 길의 자동차 총 수가 줄어들 여지도 있다는 점에서 카풀 서비스는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면이 많다. 

그러나 출퇴근 길 택시 이용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택시 업계의 생존이 위협받는다. 정확히는 생존권이 위협받는다고 택시 업계가 ‘주장’한다. 확실히 택시가 주로 영업하는 시간과 카풀이 주로 이용될 시간이 겹친다. 그 결과 택시 업계에서는 카카오 카풀의 영업 중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는데 사람들의 반응은 택시 업계보다는 카카오의 손을 들어주는 듯하다.


출처 : YTN 뉴스 (카카오카풀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


택시와 카풀, 소비자의 선택은?

아직 카풀이 등장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다. 이 시점에서 카풀의 시장 영향력을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앞으로의 결과는 기존 사례를 통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바로 ‘카카오택시’를 통해서 말이다.



카카오택시가 등장했을 당시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카카오택시 때문에 기존 택시 업계가 위협받는다, 콜택시 회사 다 망할 것이다 등등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에도 카카오를 제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또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이 기존의 콜택시를 더 선호할 것이라 카카오택시가 흥행할 일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봤을 때 택시 부를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카카오택시 앱에 손이 가고 있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플랫폼과 UX/UI의 힘, 결국은 편하고 익숙한 쪽에 손이 간다

카카오택시의 흥행 요인 중 하나는 지배적인 플랫폼인 카카오톡과 연계된 것이고 또 다른 요인은 소비자 지향적인 편리한 UX/UI이다. 물론 많은 부분이 해외의 ‘UBER’를 연상되게 하는 UX/UI이지만 한국에서 사용하기에 카카오택시 보다 더 편한 택시 어플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택시를 이용한다고 상상해보자. 먼저 카카오택시 어플을 켜고 내 위치와 목적지를 찍는다. 그리고 택시를 버튼 하나로 바로 콜할 수 있다. 잠시 뒤, 택시가 나타나고 탑승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카드결제가 된다. 혹시 자신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에게 간편하게 카카오톡으로 자신이 탄 택시 정보, 위치 등을 빠르고 손쉽게 공유할 수도 있다. 택시를 콜하고 이용하고 마지막 도착해서까지 일련의 과정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게 편리해졌다. ‘카카오’라는 하나의 플랫폼 아래서 사용자 친화적인 UX/UI가 더해지면서 넘사벽이 되어버렸다. 


카카오택시와 같은 이치로 카카오카풀은 성공할 것이다. 그리고 ‘확실히’ 택시 업계에 위협을 가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사회악일까? 카풀 서비스를 환영하는 사람들은 기존 택시 업계에 불만이 많은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퇴근 시간 승차 거부하는 택시, 장거리 추가 요금, 난폭 운전을 하는 택시 기사, 담배 냄새에 찌든 택시. 이런 불쾌한 UX를 가진 소비자들은 카카오가 제공할 카풀 서비스, 나와 비슷한 곳에 살고 비슷한 곳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을 더 나은 가격과 UX로 이끌어 줄 카풀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거기에 더해 카풀을 이용하는 것으로 도로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무의식 안의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 더더욱 카풀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플랫폼의 힘, 더 나은 UX/UI, 환경에 도움이 됐다는 자부심(긍정적 느낌), 더 나은 가격. 카카오카풀이 택시 업계의 출퇴근 시간 Market Share를 크게 잡아먹을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필요한 제지. 약육강식이 아닌 공존이 필요한 세상

카카오카풀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중지가 아닌 대안이 최근 제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익금의 일부를 택시 업계를 위해 기부하라던가, 혹은 카풀 이용 시간대와 드라이버가 손님을 받을 수 있는 횟수에 제한을 둬 택시 업계의 생존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충분히 타당하다. 


카카오카풀이 제대로 자리잡고 서비스하기 시작하면 일자리를 잃는 택시 기사가 많아질 것이다. 대안으로 본인들이 카풀을 하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카풀의 제약 조건, 일 2회만 운행 가능하거나 택시가 아니어야 하는 것 등등의 제약 조건 때문에 전업 드라이버는 또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사회적으로 꽤나 큰 충격을 줄 것인데 이는 여러모로 카카오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현대 사회의 기업은 단순히 이윤 추구만을 목적으로 할 수 없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역시 다해야 한다. 교과서적인 내용이지만 기업이 사회적 책임에서 눈을 돌린 순간 소비자와 정부에게 찍혀 망하는 사례를 우리는 지금까지 많이 보아왔다. 카카오 역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영원할 것만 같던 페이스북도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결과로 소비자와 정부의 몰매를 맞고 있다. 만일 카카오카풀 때문에 직장을 잃을 사람이 너무 많다면 카카오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을 잠식하는 것 이상으로 기존 생태계의 참여자들과 공존할 방법 또한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카카오카풀이 대세가 되고 차량 공유 경제가 한국에서도 실현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서울 출퇴근 길이 조금이라도 더 한산해졌으면 좋겠다. 교통 측면에서도, 환경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같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너무 독식하려 하고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린다면 그 책임 역시 가볍지 않을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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