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가지만 잘해도 글 때문에 힘들 일은 없다.
바쁜 분들을 위한 두 줄 요약
설명하는 글은 두괄식으로 주장-근거-예시 형태로 써라.
경험하는 글은 기승전결로, 결에 핵심 내용을 넣어라.
글쓰기가 힘든가? 글의 구조를 몰라서 그렇다. 모든 글은 두 가지 방법으로 주제를 전달한다. 전달 방법에 따라 적합한 글의 구조가 있다. 그러니 구조 두 개만 배우면 글이 술술 써지고, 술술 읽힌다.
첫째는 이해하는 글이다. 주장이나 어려운 내용을 설명하는 글이다. 이런 글은 효율이 중요하다. 독자가 눈으로 훑기만 해도 핵심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보고서나 논문은 제목과 서론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드러나야 읽는 사람이 만족한다.
이런 글은 PREP구조로 써야 잘 읽힌다. PREP은 “주장-근거-예시-요약”이라는 뜻이다. 이 구조는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에 딱 맞다. 사람은 주장을 읽으면 왜 그런지(이유)가 궁금하고, 이유를 보면 정말 그런지(예시)가 궁금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다 읽고 나면 주장을 까먹기 때문에 다시 알려줘야(요약) 글의 핵심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PREP 구조로 글을 쓰면 독자가 만족한다.
예시를 들어보겠다. 지구온난화를 막자는 주장을 꺼낸다면, 독자는 왜 그런가 궁금할 것이다. 그래서 지구온난화 때문에 해수면이 상승해서 죽을 수도 있다는 근거를 대야 한다. 그러면 독자는 진짜 그런가, 우리 집은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몰디바에서는 10년 전부터 매년 만 명씩 집이 물에 잠기고 있으며, 30년 후에는 서울도 물에 잠긴다는 연구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그제야 독자는 그렇구나 하고 우리의 주장을 인정한다. 이제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으니, 글의 주제를 요약해 주자. 이것만은 기억하라는 의미다. 그러면 독자는 글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확실히 알고 기억한다. 성공한 주장글이다.
이처럼 독자가 궁금해할 순서대로 구성한 글은 읽으면서 의문과 혼란을 남기지 않는다. 전체 글만이 아니라, 글을 구성하는 각 문단까지 이 구조면 더 읽기 좋다. 참고로 이 글도 같은 구조다.
반대로 보고서의 주장을 글 한가운데에 숨겨두거나, 아껴놨다 끝에 가서야 알려준다면 답답하다. 답답하기만 하면 다행이고, 독자가 핵심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글은 독자의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한다. 실패한 설명글이다.
그러니 설명하는 글은 두괄식으로 주장-예시-근거로 쓰자. 그래야 읽는 사람의 시간과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둘째는 경험하는 글이다. 이런 글은 보통 이야기 형태다. 문학이나 에세이가 이렇다. 이해하는 글이 정보를 전달한다면, 이런 글은 가치관을 전달한다. 예를 들어, 스토리형 광고가 경험하는 글이다. 광고글은 해당 브랜드를 좋아하는 가치관을 전달한다. 이처럼 경험하는 글은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목적이다. 경험하는 글은 주제를 이야기 속에 숨겨놔야 한다. 마음은 논리가 아니라 이야기로 움직인다. 그러니 설명하는 글처럼 주제를 두괄식으로 배치해도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
이런 글은 “기승전결” 구조로 쓴다. 우선 이야기를 꺼낸다. 이것이 “기”이다. 이야기를 꺼냈으니 전개할 차례다. 이것이 “승”이다. 독자가 전개되는 이야기에 익숙해질 때, 예상 못한 사건이 터진다. 독자는 놀란다. 이것이 “전”이다. 마지막으로 “전”에서 벌어진 사건을 해결하고 이야기를 매듭지으면 “결”이 된다. 이때 사건이 해결되는 방식이 바로 이야기의 주제이다. 기승전결 구조에서는 이야기의 주제가 끝에서 나타난다. 독자가 이야기에서 주제를 느껴야 감동을 느끼고, 감동을 느껴야 기억에도 남고 사람에게 변화도 준다.
피노키오 이야기를 보자.
나무인형 피노키오는 제페토 할아버지랑 잘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거짓말도 하고 게으름도 피워서 고래한테 먹히며 곤경에 빠진다. 하지만 결국 진실을 말하고, 용기도 내서 제페토 할아버지와 친구들을 구한다. 그 덕분에 자기도 나무인형에서 사람이 된다. 기승전결이 완벽하다.
특히 글의 주제인 정직과 성실은 피노키오가 제페토를 구하는 과정에 담겨있다. 독자는 피노키오의 모험을 함께 경험하며 정직과 성실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한다. 만약 이야기 대신, 교훈을 “주장-근거-예시” 형식으로 제시했다면 글에 감동이 있을까? 기억에 남을까? 머리로는 정직이 중요하구나 이해시킬 수 있어도 마음을 움직이기는 부족하다.
독자는 이야기를, 다시 말해 사건의 발생과 해결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고래한테 잡아먹힌 할아버지는 용기로 구했고, 자기밖에 모르던 아이언맨은 희생정신으로 인류를 구한다. 독자는 자신을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 이야기의 주제로 해결된 것을 보았다. 이런 경험은 머릿속에 남아 두고두고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이야기의 힘이다.
이처럼 잘 읽히는 글을 쓰려면 두 가지 구조만 활용하면 된다. 바쁜 상사에게는 “주장-근거-예시-요약” 구조의 보고서를 올리자. 그래야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의 마음을 뒤흔들려면 근거와 예시로는 부족하다. “기승전결” 이야기로 마음을 뒤흔들어라.
이 두 가지만 잘해도 글 때문에 힘들 일은 없다.
(이야기와 기승전결은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루니, 팔로우하시면 알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