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바른 마음' & 2024년 연구결과를 반영한 9가지 도덕본능
'바른 마음' 서평은 순서대로 읽으면 좋습니다.
1편:
이런 질문을 한 적 있으시다면, 그 답을 알려드릴게요.
왜 나는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겪을까?
다른 사람들은 어떤 가치관 때문에 저럴까?
내가 원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도덕심, 즉 옳은 것을 추구하는 마음은 협력하기 위해 진화한 도구입니다. 책 '바른 마음' 서평 시리즈에서는 9가지 도덕 감정을 알아보며, 어떻게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습니다.
갈등을 해결하고, 사람들을 단결시켜야 하는 팀장이나 리더라면, 9가지 도덕 감정을 활용해야 합니다.
책 보다 더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지난 글에 이어서, 나머지 3개 감정을 알아볼게요.
권위: 각자 자리와 역할을 지켜야 한다.
자유: 남이 나를 짓밟게 두지 않는다.
충성과 명예만으로 사회가 굴러가지는 않습니다. 사회에는 다양한 역할과 계급이 있고, 서로 존중해야 합니다. 우리말의 존댓말처럼 인간 사회에서 계급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침팬지 같은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들도 계급이 있습니다. 즉, 계급은 인간 사회에서 발명한 것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우리 본능에 잠재된 것입니다. 계급을 없애겠다고 한 사회에서도 계급은 여전히 존재한 예시도 있지요. 계급은 사회에 질서를 부여하고, 이로 인해 갈등과 경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 질서가 옳은 것인지는 논외로 하고요) 이런 질서를 옹호하는 미덕을 '질서'라고 합니다.
질서는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짬이라고 부르는 연공서열이 대표적이죠. 군대나 회사 외에도, 동호회에서도 짬은 한국사회에서 힘을 발휘합니다. 질서를 대표하는 유명한 말은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입니다. 군주는 군주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부모는 부모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행동하라는 뜻입니다. 요즘은 이런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 보입니다. 예전보다는 권위의 힘이 약해진 것 같아요. 이는 사람에게 권위에 저항하는 마음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모든 질서에 순응하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파괴되는 질서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질서가 부당하다고 느낄 때 저항합니다. 부당한 권력에 분노하고 저항하는 감정은 '자유' 도덕기반에서 비롯됩니다. 권위 도덕기반처럼, 자유 역시 다른 동물들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침팬지들도 일인자가 너무 욕심을 부리면, 다른 침팬지들이 힘을 합쳐 끌어내리고, 때로는 죽여버리기도 합니다. 내 위에 군림하는 누군가를 참지 못하는 마음도 인간 본성의 일부인 것 같네요.
여기까지 8가지 도덕기반을 살펴봤습니다. 마지막 하나는 특별하게도 깨끗함을 다루는 '순수'입니다.
깨끗한 것을 보호하고 가까이한다.
더러운 것을 파괴하고 멀리한다.
진화적으로는 인간은 잡식동물이기에,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음식을 찾아 먹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할지 판단해야 했지요. 그 끝에, 먹어도 되는 음식과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을 가르는 나름의 기준이 생겼죠. 좋고 나쁜 것으로 판별하는 본능이 생긴 것입니다. 이를 '순수' 도덕기반이라고 합니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가리는 '순수'의 원형은 중국 신화에서도 보입니다. 소의 머리를 한 반인반수인 신농은 먹을 수 있는 식물과 독초를 가려내기 위해 직접 먹어보았다는 설화가 있죠. 아마 사람들이 소에게 이런저런 풀을 먹여보면서 죽나 안 죽나 관찰했던 것 같아요.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가리는 순수는 채식주의자, 혹은 이슬람의 할랄/하람, 유대인의 코셔와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독특한 예시로는, 해독주스가 순수를 잘 활용한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깨끗하게 만들어줄 것 같은 해독주스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이 때문일 것 같습니다. 자연주의 의학이나 순결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순수 도덕기반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발생하는 질병을 예방하는 데에도 '순수'는 큰 도움을 주었죠. 전염병을 옮길지 모르는 병자나 외부인들을 격리하고 멀리하게 만들었습니다. 통계적으로도, 질병이 적은 사회는 비교적 개방적이라는 연구가 있어요. 이처럼, 순수는 몸을 깨끗하고 신성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으로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더러운 놈'이라는 표현이 욕으로 쓰이는 이유도 순수 도덕기반 때문이겠죠.
도덕기반은 도구입니다. 첫 글에서 소개한 팀원 간 갈등도, 각자의 도덕기반을 이해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땐 저도 도덕기반을 몰랐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또 벌어진다면 배려와 비례 도덕기반을 혼합해서 문제를 해결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순수 도덕기반도 사용할 거에요. 순수 도덕기반은 특이하게 활용할 수 있거든요. 순수는 우리 몸 말고도 민족, 국가, 장소(교회, 메카), 사물(십자가, 성체), 원칙 등에 엄청난 가치를 부여하고 떠받들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는 사람들을 뭉치게 합니다. 앞에서 다룬 충성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는 힘이죠.
다음 글에서 충성과 순수로 강력한 조직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P.S. 여러분은 어떤 도덕기반이 가장 강하신가요?
여러분이랑 가장 어긋나는 사람들은 어떤 도덕기반이 강한 사람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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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도덕기반 연구자료: https://moralfoundations.org/
- 논문: Foundations of morality in Iran
- 신농 이미지 출처: By ZhugeBo - 자작, CC BY-SA 4.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31698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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