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저는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이라는 표현을 좋아합니다.
창업자로서 팀을 이끌 때도, 팀의 한 구성원으로서 일할 때도, 우리는 항상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오류 수정, 현금 흐름 관리, 비전과 전략 수립 등 모든 일은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일입니다.
문제를 해결할 땐 무엇보다도 문제 정의가 중요합니다. 사실, 문제 정의가 거의 전부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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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을 런칭했을 때의 일입니다.
우리 팀은 런칭 초기에 5천 개 정도의 상품을 공급했습니다. SKU로는 1만개가 넘었습니다.
사용자 유입과 체류시간, 재방문율은 높았습니다. 그러나 구매전환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를 뜯어보고, 수차례 고객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공통적인 고객의 목소리는 '살 상품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팀은 MD 인력을 확충하고 자체 스튜디오에서 상품 사진을 촬영하는 등 더 다양한 상품 소싱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한정된 리소스를 너무 넓은 밸류체인에 소모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회사가 재정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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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패를 통해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살 상품이 없다'는 말은 SKU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사고 싶은 그 브랜드, 그 상품이 없다'는 의미임을 이해했습니다.
피봇을 결정한 후 소수의 코어 팬이 존재하는 스몰 브랜드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브랜드의 스토리와 매력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비주얼과 콘텐츠 중심의 편집샵 앱을 런칭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는 세 배 높은 재방문율, 두 배 가까운 구매전환율을 달성했습니다. 이전보다 3분의 1도 안 되는 인원으로 이뤄낸 성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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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나 VOC 등에서 찾아낸 문제는 사실 표면에 불과합니다.
깊이 있게 파고들어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지 않으면, 잘못된 해결책으로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경험이 쌓일수록 문제 해결 기술보다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키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문제 해결의 핵심은 문제를 올바르게 정의하는 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