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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를꿈꾸는회계사 Jun 19. 2023

그래도 전문직인데 그냥 열심히 하다 보면...

무계획 근로소득 = 시간과 돈의 교환

 요즘 전문직 자격증의 인기가 뜨겁다. 의대는 원래 인기가 좋았지만 더 좋아졌고, 다른 자격증도 날로 응시인원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직의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훌륭한 인재가 유입되고 경쟁으로 가격도 떨어지니 환영할 일이겠지만, 기존 전문직 입장에서는 정해진 파이를 나누어야 할 신규 유입자가 많아지는 것에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시험에 합격하고 일을 시작할 때는 ‘그래도 난 전문직이니까 그냥 하루하루 바쁘게 열심히 살다 보면 보상이 있겠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동안 그렇게 살아왔고 그 방식의 성과가 나쁘지 않았으니 그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합리적인 게 아닐까. 아무튼 그렇게 시험에 합격하고 전문성을 쌓으면서 바쁘게 살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흘러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가고자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아니 애초 가고자 하는 방향은 있었나...? 




 전문직도 명확한 비전이나 계획이 없다면 단순히 노동과 시간에 대한 대가로 돈을 버는 행위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전문직 종사자들은 잘 알겠지만, 같은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라도 커리어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고 그 차이로 인한 결과는 생각보다 중대하다. 물론 일반 직장인도 마찬가지겠지만 명확한 비전이 없는 근로소득은 점차 자신의 입지를 좁게 만들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장기적인 안목 대신 충동적인 커리어 이동으로 생각지도 못한 고생을 했었다.




 격무에 시달리다 보면 몸과 마음이 지치고 번아웃으로 제정신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머리는 멍하고 몸은 피곤하고 눈은 따갑고 쌓여있는 일을 보면 한숨만 나오는 그때, 나도 모르게 충동적인 결심을 하게 된다. 그때 무작정 이직하거나 퇴사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그러한 선택이 물론 이해가 되지만 장기적으로 좋지 못한 선택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경험적으로 절벽에 몰린 상태에서 다급하게 내린 판단은 훌륭한 판단이 아닐 가능성이 높았다.




 비슷한 고민을 했던 사람으로서, 이런 고민의 끝에 무작정 창업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사람에 따라 본업을 충실히 하는 것도 방법이고 다른 파이프라인을 추가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직 자격증이라는 우산만을 믿고 그냥 살기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경쟁자는 일반 직장인이 아니라 같은 자격증을 가진 능력자들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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