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5년 가까이 더 글로리 문동은에 빙의돼서 살아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쯤 내 화는 가라앉을까? 언제쯤 universal 한 '연진'에게 저주를 퍼붓고 응징을 할 수 있을까 아침저녁 내 마음은 지옥이다. 침대 머리맡 복숭아 아이스티를 찾아 잠결에 한약 봉지를 입에 털어 넣는다. 울분이 치솟아 아침에 드라마 스카이캐슬 표 '음소거 절규' 하는 일도 이젠 하루 이틀이 아니라 이 루틴대로 시간이 지나고 습관처럼 내려가 담배 두 까치 정도 피우고 나면 좀 잠잠해진다. 이젠 만성이 되어 어느 정도 내 화를 다루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는 게 정말 다행이다.
엊그제는 집에 누워있다가 하루 종일 뒹굴었다. 한국 와서 백수로 지내보니 유독 집에 있으면 '가짜 생각'에 사로잡힌다. 순식간에 이런 감정에 동요되면 스스로 굉장히 괴로운데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고 결국 '행동화'로 이어진다. 내가 한국 와서 이 좆같은 기분에 휩싸여 내 일상과 젊음이 통째로 파괴되어 '나만 손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근데도 내 '전전두엽 변연계'는 이성적 사고를 관리하지 못하는지 짐승같이, 개처럼 물어버린다.
5년 동안 분쟁이 있었던 인간 군상 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 그 씨바롬한테 전화를 했다 "잘 지냈니? 당신이 한 개인한테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 니가 예수를 믿는다고? 내가 당신 때문에 교회를 안 나가!" 톡 하고 쏴주었다. '예수'의 이름을 말하니 수화기 너머로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다음은 시큰둥했다.
미친년 진짜 머리채 휘어잡고 던져버릴 만큼 재수 없고 죽여버리고 싶다. 개년. (독자 여러분께는 미안하지만 나의 솔직한 마음이 이렇기 때문에 적는다.)
며칠 전 방문했던 한의원에서 원장이 문진을 하다가 물었다.
"이상하네요, 라이팅 씨는 명치에 답답하고 꽉 막히는 증상은 없나 봐요?"
내가 말했다. "네. 할 말하고, 주장 세고, 뒤늦게라도 물고 늘어지고 따지고 들고 다했거든요. acting out이요. 그러니 가슴에 맺히는 일은 없어요. 후련하긴 한데, 기분이 찝찝하고 더러운 게 남아있어요"
"불(火) 은 번져요, 내가 불을 던지면 상대방도 불을 던지거든요. 그 불은 두 배로 커지죠. 그 찝찝하고 더러운 마음도 사실은 나에게 돌아오는 화인 거예요. 가장 좋은 건 긍정 기록을 하세요. 어떤 구절이든 내 생각을 변화할 수 있는 것을 계속 적다 보면 변연계와 전두엽에 감정의 밸런스를 조화롭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거예요 우리는 이것을 "긍정적 자동 사고"라고 부르죠."
"뭐를 적나요?"
"내 손에 똥을 안 묻혀도, 그들은 어디선가 힘들 거고, 나중에 나에게 했던 짓 내가 벌 안 줘도 벌 받을 거라고. 굳게 믿으세요. 결심을 하세요. 그리고 매일 적으세요"
한의사 말을 듣고 순간 한수 배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결심했다. 그래 잊자 잊어 제발. 그리고 선행하면서 살자. 나를 위해서. 과거에 사로잡혀 현재를 살지 못하면 과거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인과응보이니 앞으로 그 마음의 병을 치유하려면 선행하면서 살란 말이다. 남에게 베푸는 행동을 하고 보람을 느끼면 확실히 과거의 부정적이었던 트라우마 상처 모두 치유되는 best-treatment라고 생각했다.
타인과 협동할 수 있고 사회적 안녕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만이 삶의 의미와 자기실현을 성취할 수 있다.-알프레드 아들러
그 인간 군상은 이제 잊을 때가 되었다. 전화해서 싸워봤자 내 손해라는 점은 알지만 의지대로 되지 않았다. 싸워봤자 소용도 없고, 계란으로 바위 치기였지만, 그래도 노른자의 흔적은 조금이나마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리도 지독한 찰거머리가 어디 있나. 그게 나다. 그렇지만 할수록 나만 손해이다. 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깨끗이 과거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들도 어디선가 힘들 거다. 내가 이런 독설을 내뿜지 않아도 어디선가 그들이 깨닫는 순가 내 손에 똥을 묻히지 않아도 벌 받을 거" 란 소리는 어디에나 있는 universal-phrase 아닌가.
오늘도 난 universal-연진에게 외친다.
"그래 시발 빌어먹고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