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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와이룰즈 Mar 14. 2018

바야흐로 뉴스레터 전성시대 - 뉴스편

당신은 뉴스를 어떻게 소비하시나요?

20대 중후반 언저리 즈음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자주 다니던 카페에서 알게된 알바하시던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책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때만해도 저는 책과 그리 친한 편이 아니었죠. 틈 날 때마다 책을 꺼내 읽는 걸 보고 책 좋아하냐고 물었죠. 활자 중독이라는 대답을 하더라구요. 그 당시엔 어떻게 활자에 중독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제가 활자 중독에 걸린 것 같습니다.



사실 활자 중독인지 스마트폰 중독인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라인 상으로 뉴스를 접합니다. 그 속에서도 뉴스를 챙겨보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기 마련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작년 한 해 동안 뉴스를 확인하는 방식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보통 페이스북이 주된 채널이었습니다. 관심있는 미디어들의 페이지는 모두 팔로우 해 두고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뉴스들을 확인하는 방식이었죠. 그때만 하더라도 이만큼 효율적인 방식은 없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메일 뉴스레터가 뉴스나 인사이트 콘텐츠 소비의 주요 플랫폼이 되어버렸습니다.



의미 없는 콘텐츠 혹은 가짜 뉴스에 지쳤습니다


페이스북 피드를 내리다 보면 다양한 콘텐츠가 무차별적으로 섞여 있다보니 지나치는 콘텐츠들이 많아 어느 순간 어떤 흐름을 읽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피드를 내릴 때마다 주제가 바뀌다보니 상당히 뇌가 산만해진다는 느낌도 강했구요. 여기에 광고들까지. 물론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연초에 페북 피드에 뉴스와 광고를 줄이고 사람들을 연결시키기 위한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출거라는 발표를 하긴 했습니다.


페이스북 사용에 드는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강했던 것입니다. 사용하는 시간 대비 상대적으로 얻는 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거죠. 뉴스페퍼민트에서 번역한 뉴욕타임즈 기사가 저의 경험을 정확히 지적해 주네요.


나는 신문에서만 뉴스를 받아보는 것이 오히려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 늦게 뉴스를 받아보지만, 사건이 벌어지고 그 소식이 우리 집 앞에 전달되기 전까지 수백 명의 전문가가 나를 위해 많은 일을 합니다. 이제 나는 내가 지금 읽고 있는 뉴스가 거짓말인지 의심하는데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죠.


뉴욕타임즈 기자인 Farhad Manjoo는 2달간 이메일 뉴스레터나 팟캐스트 등과 같이 최소한의 온라인 콘텐츠를 읽거나 듣는 걸로 제한을 두고 대부분의 뉴스는 종이 신문으로만 접하면서 피부로 느낀 변화를 이야기하는 글입니다. 이 글을 읽다보니 그동안 제가 쓸데 없는 이야깃거리에 빨려 들어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뉴스의 디지털화가 사람들이 정보 처리 방식을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뭐, 포털에서 뉴스 보는 건 손 뗀지는 이미 오랩니다. 내용도 내용일 뿐더러 자꾸 딴 길로 새게 만드는 마력을 가진 곳이기 때문이죠. 뉴스를 뉴스로서 바라보게 하는 시각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습니다. '정보 처리 방식을 망가뜨린다'라는 말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jtbc 뉴스 손석희 앵커의 리포트 구독 서비스 | 출처: jtbc 뉴스 홈페이지 화면



왜 이메일 뉴스레터로 뉴스를 읽기 시작했는가?

일단 편합니다. 또한 내가 원하는 내용들 위주로 볼 수 있죠. 한눈 팔 일이 훨씬 덜합니다. 디지털 미디어 혁신의 가장 선두에 있는 *뉴욕타임즈 경우 50개가 넘는 카테고리로 세분화 되어 있습니다. 그 중 독자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만을 선택해 그에 관련된 내용들만을 선별해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흔해진 큐레이션 서비스입니다. 뉴욕타임즈도 그 흐름을 피해갈 수 없었다는 걸 보여줍니다. Axios와 같이 떠오르는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특정 미디어의 뉴스레터를 구독한다는 것은 그 미디어에서 엄선한 뉴스를 제공할 거라는 신뢰를 바탕에 두기에 페이스북보다는 가짜 뉴스에 노출될 염려가 줄어듭니다. 그렇다고 없다고는 못하겠네요. 그들도 아주 가끔 낚이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뉴욕타임즈 혁신보고서: 슬로우 뉴스/ 북저널리즘 책 <독보적인 저널리즘>/ 보고서 번역판 전문




관점과 해석이 더해지다

Axios나 The Hustle 등과 같은 미디어의 경우에 특히 재미있는 점은 구조적으로나 시각적으로나 스토리라인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자신들만의 관점과 해석을 덧붙여 그 사안이 무엇이 중요한지, 왜 중요한지, 이슈가 그 분야 혹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등의 포인트를 눈에 띄도록 보여줍니다. 온라인상에서 가독성과 스토리, 그리고 관점 및 해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덕분에 잘 모르는 분야의 이야기라도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가끔 특정 이슈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해 구글링을 하게 되는데 이 집 저 집 들락날락거리며 기웃대야 하는 불편함 겪곤 합니다. the Verge에서는 특정 이슈에 대해 타임라인 형식으로 구성하는 신박함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삼성과 애플의 법정 공방 타임라인 | The Verge


그리고 이건 좀 다른 이야기지만, 한물 간 CNN을 보며 영어 공부를 하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The Hustle 같은 경우엔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격식없는 일상적 문체로 적혀있거든요. 미국 밀레니얼 세대의 언어를 서슴없이 사용합니다.



<The Hustle> 뉴스레터 중 일부: 트럼프의 무역 전쟁 선포에 관련된 기사





  


또 다른 매력: What we're reading


퀄리티가 보장된 뉴스레터를 소비하는 고객들은 신뢰하는 미디어가 어떤 글들을 읽는지를 궁금해 합니다. 'What we're reading'이라는 타이틀은 뉴욕타임즈에서 시작한 카테고리입니다. 뉴욕타임즈를 시작으로 다른 곳에서 따라하는 건지 뉴욕타임즈가 따라하는 건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많은 뉴미디어 스타트업이나 일반 기업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무엇을 읽고 또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일이야 말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하나의 방식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퍼블리'라는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이나 '생각노트' 블로그, 아니면 출판 브랜드 '북저널리즘'과 같은 곳에서도 양질의 뉴스레터를 제공하니 구독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 외에도 앞서 언급한 슬로우뉴스나 뉴스페퍼민트같은 곳들도 있죠.



출처: Giphy


FOMO에 두려워 하지 말라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로, 원래는 마케팅 용어였습니다. 제품 공급량에 제한을 둬 마치 지금 안 사면 안 될 것 같은 심리를 이용한 방식입니다. 한정판 마케팅이 하나의 예가 되겠네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되었습니다. SNS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저 같은 경우엔 뭔가 새로운 정보를 놓치진 않을까 하는 무의식적인 불안감에 수시로 페이스북에 들어가 피드를 확인했었습니다. 틈만 생기면 페북에 들어가는 저 자신을 보며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문득 문득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끊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뉴스레터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병행하여 이용하고 있지만 뉴스레터를 구독하기 시작하고서 부터는 페이스북에 들어가는 일이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조금 늦더라도 뉴스레터만으로도 양질의 뉴스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거든요. 혹시 뉴스 소비에 관해 저랑 비슷한 증상을 느끼신다면 뉴스레터 구독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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