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을 역행하자.
"오늘은 정말 일찍 잠들어야지!"
밤 11시에 항상 하는 다짐이었다. 그리고 새벽 3시, 내 손에는 여전히 핸드폰이 가로로 쥐어져 있었다.
매일 밤 유튜브를 보느라 잠을 설치고 체력을 갉아먹고 있었다.
나의 시간과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튜브 어플을 지웠다.
'유튜브 채널을 키우겠다는 사람이 유튜브를 지웠다니 제정신인가?'
물론이다. 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의지력이 나약하다. 그리고 광고성 이미지들은 강력하다.
아무리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고 애써도 내 눈에 보이는 강력한 썸네일들은 나의 시공간을 집어삼켜 버린다.
결국 접근하기 어렵도록 어플을 삭제했다. 내가 유튜브를 보는 행위는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함이어야 한다.
내가 유튜브로 돈을 벌려고 하는 모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내 가치를 담은 콘텐츠를 공유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모은다. 둘째,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무엇을 더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고 그것을 서비스나 상품으로 제공한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책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내 삶에 적용하며 살 것이다.
나는 1년 동안 유튜브를 하면서 700명의 구독자밖에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재취업을 하지 않고 유튜브를 계속하는 이유는 회사 일은 다른 사람의 일을 해주는 것이고 유튜브는 내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지금 투자하고 있는 시간과 노력이 언젠가 나에게 더 큰돈과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요즘 하루의 모든 시간을 나에게 투자하고 있다. 직장 상사의 지시, 동료들과 눈치보기, 비효율적인 회의 시간에 잡혀있지 않고 오로지 나의 발전을 위한 일들만 한다. 나는 회사를 다니면서 시간과 에너지 낭비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그리고 주말이면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불평, 불만 그리고 자기 위로로 또다시 시간을 낭비하고 끔찍한 월요일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남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나에게만 잘 보이고 나에게만 떳떳하면 된다. 그렇게 내가 주인공인 삶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자유'는 하루의 시간과 에너지에 얼마나 많은 통제권을 가지는지에 달려 있다고 한다.
성공을 원하면서 워라밸까지 지켜달라는 것은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회사를 다닐 때 그랬다. 일은 일이고 삶은 삶이었다. 언제나 칼퇴하는 것이 그날의 목표였다. 그리고 일찍 집에 오면 넷플릭스를 보거나 운동을 하는 정도, 딱히 드라마틱한 일은 생기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24시간 워킹모드다. 물론 수익성을 따지자면 할 말은 없지만 앞서 말한 대로 나중에 대가를 받을 것이라 굳게 믿기에 가능하다. 영화를 보다가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나에게 카톡을 보낸다. 그렇게 내 카톡방은 보물창고가 되고 있다.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이라면 일도 삶의 일부가 될 수 있구나를 느낀다.
전에 적었던 글 중에 누군가를 질투한다면 '내가 부족한 것이다'를 먼저 생각하기로 했다.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 한쪽이 뛰어나려면 한쪽은 뒤쳐져야 균형이 맞다. 나는 나의 부족함에 집착하기보다는 내가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내가 잘하는 것은 SNS마케팅과 추진력, 그리고 꾸준함이다.
인생을 핸드폰 배터리에 많이 비유한다. 만약 내 아이폰 배터리가 10% 가만 남았는데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버텨야 한다면 어떻게 쓰는가? 불필요한 연락을 하지 않고 꼭 필요한 정보를 찾는데만 배터리를 사용한다. 아이폰은 집에 도착하면 재충전을 할 수 있지만 인생은 재충전이 안된다. 100년 가까운 인생 시간은 비교적 길어 보이지만 이미 30%를 썼다고 생각하면 남은 70%는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해야한다.
물살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것은 죽은 물고기라고 했다. 나는 팔딱팔딱 살아있는 물고기가 되고 싶다. 하지만 물살을 역행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역행자였다. 그 힘든 시간을 견디고 견디면 점점 물살에 맞설 수 있는 힘이 생겨나 결국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나는 이 물살이 시작되는 곳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