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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스쿨 윤정현 Jul 05. 2023

신 발

너에게 그런 향기로 기억되기를

모든 무게를 다 지탱하고

모든 냄새를 다 흡수하고

모든 오물을 다 묻히면서


그는 말이 없어

그는 자랑하지 않아

그는 겸손해


인간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이동시켜 주지만

그 누구도 고맙다고 하지 않아


그래도 신발은

묵묵히 자리를 지켜

인간을 위해


시간이 지나면 버림받지.

너무 닳아서

너무 더러워져서

냄새나서 말야


그렇게 수고하고

그렇게 많은 일을 했지만

있을 때와 떠날 때를 알아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필요한 존재가 나타나면

새 신발에게 자리를 내줘

엄마의 역할을 다하고 떠나듯


너와 나

그렇게 신발과 같은

향기가 있기를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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