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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스쿨 윤정현 Jul 24. 2022

고마움을 느끼려면

마음의 작동 원리 3단계 ; 감정, 정서, 심리


고마움은 감정이다.
고마움은 감사(感謝)한 마음과 연결된다.
고마운 마음이 들면 그 느낌(感)에 대하여 표현(사례, 謝)하고 싶어 진다. 감사는 그렇게 표현된다.

마음의 작동 상태를 나타내는 언어 중에는 감정과 정서(또는 서정)와 심리라는 비슷하지만 차원이 다른 단어들이 있다.

감정(感情)이 단순히 수동적이고, 수용적인 느낌의 마음이라면,
정서(情緖)는 그 마음의 느낌이 어디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감지하는 이성과 지성의 영역도 내포되어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마음이다.
심리(心理)는 다양한 관찰과 시색을 통하여 마음의 근본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삶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재정립하고자 하는 철학을 담고 있다.

감정(感情)이란 정(情)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정(情)이란 '진정한 뜻'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진심이나 정성, 인정이나 사랑 등 타인의 마음 씀씀이를 느끼는 사람들의 반응이다.

정서(情緖)의 서(緖)는 실마리 서(緖)로 그것이 일어난 원인을 말한다. 따라서 '정서적이다'라는 말은 타인이 표현한 감정이 풍부하게 표현되어 있음을 의식적으로 이성이 감지하고 읽어낸 표현이다.
'서정적이다'라는 말 또한 정서적과 비슷한 의미다.
정서(情緖)는 감정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그 실마리를 찾는 과정이라면,  
서정(抒情, 敍情)은 그렇게 찾은 감정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하여 그려내고, 표현하는 방식을 말한다. 글과 그림, 노래에 서정적인 분위기를 담는 것은 우리가 느끼는 의식을 인간이 감각할 수 있는 것으로 풀어서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표현하기 위함이다.

심리(心理)는 마음(心)이 작동하는 원리 또는 이치(理)에 대하여 정보를 재해석해 주는 언어다.

감정은 어떤 것에 대한 반응, 곧 단순한 느낌을 말한다면
정서는 '그 느낌이 무엇이다'라고 표현하는 분야이며
심리는 '그 느낌 속에는 어떠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라고 알려준다.

누구랑 대화를 나누는데 '기분이 안 좋거나 싸한 느낌'이 들 때는 단순히 감정만 감각한 것이다.
그런데 눈을 흘기며 말할 때는 '무시하고 있는 느낌'이 들며, 또한 앞에서 문을 열고 들어가다가 내가 뒤따라 가는 것을 보고 그 문을 잡아줄 때 '배려하고 있구나!'라고 이렇게 인식하는 것이 정서적으로 마음을 파악하는 것이다.

심리는 누가  '그 친구는 지방대 출신이라며...' 이런 식의 언어 속에는 상대를 차별하고, 무시하면서 얍잡아 보는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은 그렇게 사람을 무시하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 또 그런 언어를 친구가 사용한다면, '그런 언어는 사람을 무시하는 언어이니 네가 존중받는 사람이 되려면 너도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언어를 사용해야 해!'라고 조언해준다. 또한 누가 문을 잡아줄 때는 '저 사람은 인격적인 사람으로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항상 몸에 배어 있구나!'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그 사람에게 '감사하다'라고 표현하는 삶을 살아간다.
이렇게 심리는 타인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공존의 공동체 사회로 나아가는 척도가 된다는 정보와 분석의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배려와 존중을 의식적으로 행사한다.

감정이 마음의 반응에 대한 일상적 상태의 상용어라면
정서와 서정은 예술적, 의식적 표현의 언어이며
심리는 마음의 작동 원리에 대한 심리학적 용어다.

마음이 현현하는 현상을 재해석해 보면
감정은 마음이 무의식 상태에서 반응하는 상태라면
정서와 서정은 그것을 언어와 예술로 표현한 의식의 영역이며
심리란 그 감정이 무엇 때문에, 어떻게 반응하고 나타나는지 인지(이해)하도록 상담, 코칭하는 학문의 분석 영역이다.

감정은 화와 분노, 기쁨과 미소, 눈물과 사랑으로 나타난다면
정서란 위의 감정을 예술로 보여주고, 들려준다.
기쁜 노래와 울고 있는 그림, 고마운 편지나 사랑의 시(詩)는 서정적인 표현 예술이다.
심리는 그러한 표현 속에 어떤 감정들이 내포되어 있는지 의식적으로 인지하고, 분석하는 이론이며, 학문 분야다.

감정은 무의식에서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상태라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해 부정적 감정에는 스트레스와 짜증, 분노들이 저절로 일어나고, 긍정적 감정에는 미소와 기쁨, 즐거움과 고마운 마음이 저절로 반응한다.

정서란 감정이 예술로 표현된 의식의 영역이라 슬픈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나고, 아이의 웃는 그림을 보면 행복하며, 사랑 고백이 절절한 글을 읽으면 공감되어 감정이입된다.

심리란 가장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자기 주도적으로 마음이나 의식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깊게 파고드는 작업이다.
전문가의 재능이나 기술을 습득한다든지 아니면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기록을 단축하는 연습을 반복하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한다.

감정은 무의식적이라 통제되지 않은 반응들이 거의 동물적으로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성질을 자주 내거나 불만, 불평이 잦은 사람과 같이 항상 부정적인 사람은 항상 그렇게만 반응하며 살아간다.
항상 긍정적인 사람 또한 긍정적 반응으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습관화되어 몸에 편하도록 배었다.
감정적인 사람은 이유를 모르면서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한 듯 살아간다. 마치 바람 따라 구름이 흘러가듯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유형이다. 나이 들어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눈물이 자주 나온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삶의 희로애락을 통한 경험들이 쌓여 감정이 정서적으로 반응하는 단계로 내면에 축적되어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정서적인 영향을 많이 받으면 어려도 성숙하며, 타인을 배려하는 힘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왜 그런 현상들이 일어나는지 원리나 이론적으로는 이해하지 못하기에 의식적으로는 가장 낮은 수준의 삶을 살아간다. 정서를 함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서를 함양하면 인간은 자신의 하는 일에 대하여 지식적, 논리적, 이성적 이해의 범위로 들어오기에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좀 더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정서적인 사람은 스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이나 문학의 분야에 꽂혀 교양이나 덕을 추구한다. 지적 정보를 다양한 오감의 감각을 통하여 습득한다. 그가 좋아하는 수단이나 도구를 통하여 그것에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고, 동화되어 간다.
그래서 행복한 노래를 듣거나 부르면 건강하게 오래 살고, 슬픈 노래를 많이 듣거나 부르면 단명한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이는 플라시보, 노시보 효과와 동일하다.

이들은 자신의 성장을 위해 나름 노력하는 유형으로 의식 있는 사람들이다.
감정적인 사람은 무지에 가깝지만, 정서적인 사람은 교양을 쌓아 지성적인 삶을 추구한다. 하지만 이들도 감정이 일어나는 원리나 이유, 그리고 그러한 감정에서 벗어나는 적극적인 방법들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심리적인 사람은 감정의 흐름이나 그  원리에 대하여 전문적인 분석과 지식을 인위적인 노력으로 습득한 사람이다. 그래서 자기 통제나 절제력이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나다.
프로이트나 칼 융, 아들러나 메슬로우 등은 그런 심리를 전문적으로 연구, 분석한 심리학자다. 이들은 원인과 변화의 방법을 알기에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 마치 운전을 하지 못하는 사람과 운전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초보 운전자가 정서적인 사람이라면, 심리를 아는 사람은 10년 이상 운전한 달인과 같다고 하겠다.
심리학 분야처럼 철학 분야에서도 그런 분석을 이룬 사람들이 있다. 공자와 노자, 소크라테스와 괴테는 내적 심리의 세계를 너머 인간 존재의 진리에 대해 이론을 정립함으로써 한 차원 더 높은 의미를 분석하였다.

"내가 자전거를 복도에 놓으라고 했어? 안 했어? 너는 말을 몇 번 해야 알아듣냐?"
"운동하고 바로 학원 가느라고 그랬지? 엄마는 맨날 잔소리야!"

"여보! 당신은 양말을 벗으면 세탁기에 넣으라고 몇 번을 말해! 왜 허물 벗듯이 거실에 벗어 놓는데?"
"또 잔소리~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뭘 그것 가지고 따지는데~"

이런 말을 들으면 감정적인 사람은
기분 나빠하면서 바로 부정적인 반응을 하게 된다. 감정에 즉각적이고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서적인 사람은
"아들아! 자전거를 저렇게 놓으면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잘 좀 정리했으면 좋겠는데..."

또 심리적인 사람은
"아들아! 자전거를 어떻게 놓으면 사람들이 통행하는 복도에 적합할까? 네 생각은 어때?"

감정적인 사람은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타인에게 쏟아붓는 형태이고,
정서적인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교양을 전달하려는 형태이며,
심리적인 사람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자세로 그의 의견을 묻는 형태로 질문한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 형태와 같다.

또 감정적인 사람은 마음의 반사적 작용 상태에서 성장하지 못하는 형태이고,
정서적인 사람은 감정을 마음의 무의식적 반응 상태에서 이성의 영역으로 승화시켜 감정을 절제하고, 제어하면서 성숙한 상태로 발현하는 상태이며,
심리적인 사람은 그 감정을 자신의 이성의 영역뿐만 아니라 타인의 심리적 영역과 이성적 영역까지 확장하여 인지하고, 배려하는 차원까지 승화된 상태의 사람이다.

감정적인 언어를 쓰는 사람은 자신과 주변을 피폐하게 만들고,
정서적인 언어를 쓰는 사람은 자신과 주변을 교양 있게 만들며,
심리적인 언어를 쓰는 사람은 자신과 주변을 더 나은 행복한 삶의 경지로 이끌어준다.

제목과 같이 우리가 어떤 것에 대하여 고마움을 느끼려면
그 느낌이 어떤 느낌인지 감각하고, 감성이 인지한 부분을 이성이 알아차려야 한다. 이성은 이제 내적 인지에서 외적 행동으로 명령을 내린다.
표현을 하라고...
그때 자신과 상대방에게 전달된 그 의미는 가치를 구현하고, 확장성을 가지며,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든다.
감성은 느끼기만 하고, 실천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이성은 느끼지 못하지만, 감성이 느낀 부분을 이해하고, 어떻게 말과 행동으로 표현해야 하는지 그 정보를 분류, 해석, 발현한다.

"당신이 제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문을 잡아주어서 감사합니다.'
"불편한 저희 아이를 위해 자리를 양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이 가족을 위해 항상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우리의 식탁을 준비해주어서 고마워요."
"본인 일도 많은데, 조금 미흡한 부서 일까지 챙겨주어서 고마워. 수고 많았어."

삶이 좀 더 풍요롭고,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며, 인간관계를 아름답게 만들며, 행복한 인생으로 나아가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선택에 달렸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그런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모른다면 선택할 수 없다. 먼저 그 원리를 인식하고, 스스로 행복한 말과 행동을 반복, 선택할 때 그것은 열매를 맺는다.
원리를 모르는데 어떻게 씨앗을 심겠으며, 씨앗을 심지 않았는데 어떻게 열매를 맺을 수 있겠는가?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 모든 것은 원리를 알고, 스스로 심은 대로 선택한 결과의 값이다.

행복한 삶은 감사를 표현하는 데 있다.
고마움은 그렇게 감사한 것들을 인식하고, 자주 말로 표현하면서 삶에서 실천해 나갈 때 고마운 마음(情)은 증폭된다.
'사는 재미가 없다'는 것은 그런 고마운 마음들을 표현하지 않으면서 살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 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하여 그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고, 나눌 때 '사는 재미'는 내면에서 솟구치듯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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