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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안아봐도 될까?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

by 행복스쿨 윤정현


응팔에서 덕선은

간질로 쓰러진 반장을 최선을 다해 도와준다.

그리고 양호실에서 걱정하면서

돌아온 반장을 편안하게 대해준다.


그걸 알게 된 반장의 엄마는

학교에 찾아와서 덕선에게 말한다.


"아줌마가 한번 안아봐도 될까?"


그렇게 안긴 두 사람을 보는 순간

나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른다.


"고맙다. 덕선아! 아줌마가 너무너무 고마워!"


누가 아픈 아이를 그렇게 돌봐준

아이의 친구에게

부모로서 고마운 마음이 들지 않을까?


우리는 어쩌면

부유한 듯 가난하고,

가진 듯 텅 비어 있다.


막상 홀로 있거나

외로움이 몰려오면

누구도 지지하는 자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영혼은 텅 빈 느낌을 받는다.


그때 저렇게 덕선이처럼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텅 빈 마음도 가득 채워진다.


우리는

그런 한 사람으로 인하여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런 사람이 그리운 것이다.

그런 사람이 당신일 수 있다.

덕선이는 바로 당신이다.



윤 정 현



영혼이 외로워하는 바람이 불어오면

우리는 우리만의 방으로 들어간다.

다시 나오지 못할 것 같은 괴로움의 시간도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 다시 밖으로 나온다.

그 바람은 내가 될 수도 있고, 네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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