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한 번만 안아주겠니
너와 마주 보았던 사랑이 내 눈앞을 가려
너 어릴 적
작은 안아줌으로 행복했었지
꼼지락거리는 네 발가락
내 손을 내밀면 꽉 쥔 네 손가락
마냥 나만 바라보며 웃는 네 미소
내 삶의 시작을 열어주었고
내 저녁을 닫히지 않게 만든
아이야
다 필요 없었어
오직 너 하나
내 앞에 있어줌으로
내 행복은 전부였지
무엇을 해준 게 아니야
그냥 너의 작은 몸짓들이
내가 살아 있음을 감사하게 만들었어
조금 더 커서는
일하고 돌아오는 나를 향해
뛰어와 안기는 네가
눈물 나는 삶의 실오리를
희락의 베로 장식해 주었지
이제 나는 아이가 되었고
너는 어른이 되었네
네 삶으로 바쁜 가운데
나는 네 주변으로 흩어지고
초점을 잃은 내 눈동자는
이제 네 주변을 빙빙 맴돌아
한 번만 네가 안아주기를
네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며
외로움에 울다 울다 잠이 들어
그렇게 나는 네 곁을 떠났어
내 사랑하는 딸아 아들아
이제는 돌아와 줘
나를 홀로 두지 말아 줘
네 어릴 적 안아달라고
내게 두 팔 벌렸던 것처럼
나 또한 네게 안아달라고
두 팔 벌리고 기다리고 있어
그냥 외롭게 떠나가게 하지 마
네게 나도 사랑받고 떠나고 싶어
내가 너를 사랑하였던 것처럼
너도 나를 사랑하였음을 증명해 줘
내 사랑아
윤 정 현
너를 떠나보내며 편지를 쓴다
이별해야 하지만
이별을 밀어내지 못해
너와 오랜 날들을 보냈던 인연의 끈으로
미처 보내주지 못한 눈물이 앞을 가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