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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스쿨 윤정현 Feb 26. 2023

사랑이 울고 있다

마음의 노크

사람은 죽을 것 같을 때 살짝 말을 꺼낸다.

그게 최대한 자존심을 내려놓은 상태다.


힘들수록

어려울수록

창피할수록

우리는 더욱 감춘다.

미안하고, 위축되고, 부끄럽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너무 고통스러우니깐

무너질 것 같은 마음을 가다듬고

살려달라고 영혼의 손을 내민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허공에 손을 휘젓는다.


그때 그들이 하는 말은,


"저기요~"

"잠깐만 시간 되요?"

"시간 한 번 내줄 수 있나요?"

"그냥 한 번 전화해 봤어요."

"저 지금 힘들어요."

"저 지금 무너지는 중입니다."

"저 밥 한 번 사주실 수 있나요?"

"그냥 한 번 불러봤어요."


그냥은 없다.

그것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그냥이라는 짧은 언어에 담아 편지를 쓴 것이다.

보고 싶다는 편지

만나고 싶다는 편지

외로움을 달래 달라는 편지

잠시 의자가 되어 달라는 편지다.

그의 휴식을 위한 편안한 의자가 달라는.


이러한 말에는 수많은 사연들이 들어있다.

울고 있거나

고민과 갈등, 방황 중이거나

길을 찾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거나

외롭고, 우울해서 또는 죽고 싶은 상태이거나

살아가는 것이 너무 힘들어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신호다.


힘들지만 우리는 동등한 인간으로서

자존심이 짓밟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차라리 죽을 지언정 그것은 마지막 남은 존재의 이유다.

그래서 우리는 내 앞에 있는 그 사람의 소리

속에서부터 들려오는 마음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마음을 감추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마음의 소리를 들을 줄 알게 될 때

우리는 그의 마음을 얻는다.


말로는 나오지 않는 아프다는 소리를,

힘들다고 울고 있는 그의 눈물을,

한마디 단어 속에

만마디 속마음을 뭉뚱그려

전달하고 있는 그의 마음을 읽어준다면

우리는 하나가 된다.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말이다.

최고의 아름다운 포장지로 너의 예쁜 말을 담아

그에게 선물할 수 있는 마음의 아량이 있다면

그런 사랑을 표현하는 노력을 할 수 있다면

우리의 세상은 좀 더 따뜻해질 것이다.


세상이 그렇게 울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아이로부터 나이 많은 어른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모두 속이 외로운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겉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외로움을

속으로는 아주 깊숙이 감추고 울고 있다.


아무에게나 함부로 말할 수 없기에.

그 자존심의 포장을 함부로 개봉하지 못한다.

그걸 뜯어젖힐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뿐이다.

엄마와 같은 무조건적인 사랑,

대가 없이 전해지는 진실한 사랑,

그대의 진실한 마음의 표현,

그대의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언어,

상대를 진심으로 품어줄 수 있는 넓은 아량,


사랑이 그렇게 그대를 기다린다.

가장 가까이 그대의 주변을 맴돌면서.


그 소리를

그대는 들은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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