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길 잃었던 나는 당신을 만나러 갔어요
여긴 나미비아 사막이에요
아무것도 없음을 통해 가지고 있음을 배워요
다시 스페인의 산티아고로 가요
삶의 긴 호흡을 통해 걷고 싶은 순례자의 길이에요
체게바라의 쿠바 혁명광장이네요
삶의 혁명이 필요하다면 그의 강렬함을 느껴봐요
이글루의 고향 에스키모를 만나러 가요
살을 에이는 추위에도 살아갈 수 있음을 배워요
돌고 돌아 다시 제주 올레길로 왔네요
26코스 425km에서 휴식과 명상을 통해 힐링해요
어느 때는 바람으로
어느 때는 나비가 되어 당신 곁으로 가요
그때 당신은 나를 알아봤나요?
우리는 하나의 세계에서 왔어요
당신의 호흡을 통해 나를 만나고
나의 고난을 통해 당신과 호흡하려고요
한 때 길 잃었던 나는
당신을 만나러 갔어요
남미의 정글에서
아프리카의 사막에서
북극의 추위 속에서도요
몰골이 피폐할 때도 있었고
배고픔과 슬픔에 헐벗을 때도 있었으며
아픔과 외로움으로 내려앉았을 때도 있었죠
그때 나는 당신의 따뜻한 미소를 봤어요
정이 넘치는 포옹으로 맞이했죠
융숭한 대접으로 환영했어요
그 기억을 가지고 돌아왔어요
고향으로요
다시 기억을 잊고 여기로 왔어요
이젠 당신이 내게로 오네요
나그네가 되어
노숙자가 되어서요
나는 당신을 알아볼까요?
윤 정 현
우리는 기억해내야 한다
한 때 죽도록 사랑했던 당신의 자녀였으며
떠나보내기 싫어 통곡했던 부모였다
다시 돌고 돌아 우리는 남이 되어 만났다
나의 이익을 위해 그를 외면하지 마라!
당신이 외면한 그 사람은
당신이 생명을 다해 사랑했었던 사람이요
당신을 위해 생명을 바쳤던 사람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