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이며 멘토이며 선생님

알기 전에는 불행이지만 알고 나면 행복이다!

by 행복스쿨 윤정현

20대 중반부터 10년이 넘도록 알고 지내는 직장인이 있다. 청년 모임을 만들어 그 사람에게 회장을 해보라고 넘겨주었던 청년이다. 회원은 15명 내외였다. 모임에 단순히 참가하는 것과 스텝으로 활동하는 것 그리고 모임의 리더가 되는 것은 또 다르니 추천을 했다. 젊었을 때의 이런 경험은 좋은 기회라고 하면서 서포트해주었다. 예전 고등학교 시절에 경험이 없고, 두려워 거절했던 반장의 경험이 성인으로 살아보면서 중요함을 깨달았다. 리더가 되어 전체의 그림을 볼 수 있는 안목과 책임감은 부모로서의 역할이나 직장생활에서의 리더로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청년은 1년이 넘도록 모임을 정말 잘 운영해 주었다. 매월 한 번씩 모여 주제별 강의와 토론, 게임과 놀이를 즐기면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끝나고 함께 식사를 하고, 또 카페에 가서 밤 10시가 넘도록 대화를 나누었다. 6시간 이상을 함께 보내는 시간이었다. 모임이 없어지고 나서도 연락하고, 만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거기에 연인으로 참석하였던 사람은 나중에 결혼하고 나서 연락이 왔다. 그 모임이 너무 좋았고, 살면서 생각이 많이 난다고 하면서 다시 그 모임을 하면 어떻겠냐고 하였다. 모임을 다시 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행복하였다. 삶의 인문학적 교양을 넓히고, 더 성숙한 시간으로 성장시키는 좋은 모임이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모임을 만들고, 그걸 이끌어 간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 매월 모임을 미리미리 준비하였다. 그런 일은 하루 만에 되는 게 아니다. 며칠을 투자해서 만들어진 선물이었다. PPT를 만들고, 자료 준비도 하고, 토론 준비와 즐거운 힐링 타임을 무엇으로 할지 선정해야 했다. 외부 인사 섭외할 때도 있었고, 원예치료라고 다육식물로 힐링하는 시간도 가졌다. 대전과 거제도, 강원도와 경기도에서 4번에 걸쳐 1박 2일 펜션 모임도 가졌다. 매회 모임마다 식당 준비, 회계 정산과 SNS에 사진과 글을 게시하는 등 할 일이 많았다. 물론 나누어서 하기도 하였지만 모임장은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내부적인 사항은 참석만 하는 사람은 모른다. 스텝도 자기 분야만 안다.


리더는 그래서 희생이다. 정성과 사랑이다. 많은 것을 하지만, 칭찬이나 고마움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지적받기 쉽다. 그게 리더의 자리이고, 부모의 역할이다. 그런 연단의 경험은 그릇의 다름으로 나타난다. 삶을 긴 안목으로 바라볼 때 그러한 초년의 경험은 축복이며 선물이다. 그 청년은 상당히 내향적이었던 사람이었는데, 많이 달라졌다. 연애에 대한 강의를 다른 곳에 가서 3번이나 할 정도로 성장했다. 서울시 청년 프로젝트에 공모하여 동아리 활동 지원도 해냈었다.


이 청년은 연애상담 때문에 알게 되었다. 사귀었던 남자친구의 결별로 고통하던 상담이었다. 아무리 잊으려 해도 잊을 수가 없어 고통스럽고, 눈물만 나온다며 한탄하였다. 헤어졌다고 어떻게 연락 한번 주지 않느냐며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었다. 사랑에 빠져있을 때는 안 보인다. 그리고 자기 방식만이 옳다. 절대 헤어져서는 안 되고, 그를 어떻게 하면 다시 만날 수 있는 방법만 알려달라고 한다. 심지어 손목을 세 번이나 긋고 병원에 실려갔었던 사람을 상담한 적도 있다. 그분도 나중에 헤어지길 잘했다며 말했지만, 콩깍지가 씌어있을 때에는 불가능하다.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대부분의 연인 상담은 ‘재회’를 꿈꾼다. 거의 90% 이상은 되지도 않을뿐더러 그런 만남은 만나도 의미 없다. 왜냐하면 성향상 맞지 않아 이별한 상황이 대부분인데, 다시 만난다고 하루아침에 그 성향이 바뀔 수 있겠는가? 바뀌고 난 다음에는 가능성이 있지만, 사람의 오랜 습관으로 만들어진 성향은 쉽지 않다.


결국 그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만 울그락불그락 달아올랐던 감정의 바이오리듬은 상담에 의해 사라졌다. 모든 것이 그렇다. 생각이 바뀌는 것은 새로운 관점이 들어가서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공감하는 유예의 시간을 허용해야 한다. 그게 매칭이 되면 예전 것은 깨끗이 사라지면서 “내가 왜 그랬지?” 하며 스스로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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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그 청년이 강아지 유모차 구매로 인하여 엄마와 의견 다툼이 있었다. 구매해도 되느냐고 여쭤봤을 때, 엄마는 분명히 안 된다고 하였는데, 구매한 것이다. 집에 택배가 온 것을 보고, 엄마가 난리가 났다. 엄마는 반대했는데 왜 샀느냐고 그러고, 딸은 이미 마음에 사고 싶었는데, 그냥 형식상으로 물어본 것이었다고 하였다. 그러면 엄마에게 왜 물어봤느냐고 하는데, 서로 마음에 상처만 커져 버렸다. 살다 보면 이런 경우들이 생긴다. 감정의 골만 깊어져서 회복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때 상담 요청이 들어왔다. 강력한 욕구와 엄마의 반대 상황에서 독자들 같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나는 그렇게 말해주었다. “내 욕심으로 인해 엄마에게 건성으로 말하고 구매한 것 정말 죄송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강아지 유모차는 반품하라.”고 하였다. 발이 안 떨어지고, 입이 안 떨어진다고 하였지만, 꾸역꾸역 들어가서 사과를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딸이 말을 하다가 진심이 동하니 울음이 터지고, 엄마 또한 같이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한다. 그리고 엄마는 사용하다가 마음에 안 들면 중고로 판매하라고 하였다. 그런데 딸이 그다음 날 필요한 사람에게 중고로 팔았다. 그게 더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메시지가 왔다.


“어물쩡 넘어갔을 때보다 진심으로 사과한 다음날부터 마음이 편해졌어요. 엄마의 감정을 더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용기를 내서 그냥 확 해버리자 말했던 게 저한테도 정말 큰일이었어요.”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자기 욕심만 챙기는 경우는 잠시 이익인 것 같지만, 주변으로부터 외면당한다. 결국 혼자만 남고 외로워진다. 그러나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가만히 있어도 얼굴에 미소 짓는 삶을 살게 된다. 쉬운 것 같지만 의외로 전자와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이어도 그렇다. 살아가는 법을 모르면 불행이다. 그 불행이 행복으로 바뀌려면 작은 것에도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어루만질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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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이 일어나기 몇 달 전 더 큰 변화가 있었다. 엄마와 집안일이고 쇼핑이고 가면, 항상 자신만 먼저 챙기는 이기적인 성향이 있었다. 집안일도 그렇지만 쇼핑을 가면, 엄마 따로 자기 따로 쇼핑을 했다. 그리고 몇 가지 구매해서 엄마 카트에 쏙 집어넣었다. 똑같이 직장을 다니며 돈을 벌지만, 엄마가 훨씬 많이 벌기에 몇만 원짜리 그것도 못 사주느냐고 말하였지만, 엄마의 입장에서는 자기도 돈을 버는데, 매번 그렇게 하는 딸이 얄미운 것이다. 그런 작은 일들이 쌓이고 쌓이게 되면, 서로 간에 작은 일에도 틱틱거리게 되고, 짜증 나기 쉬워진다. 당연히 엄마와 사이가 안 좋았다. 큰 틀에서는 당연히 모녀 사이이기에 좋지만, 작은 일에서는 은근한 트러블이 있고, 앙금들이 쌓여 마음은 불편한 것이다. 그래서 조언을 해주었다.


“엄마를 관찰하고, 엄마의 관심사를 살피고, 엄마의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는 노력을 기울여라.” 그때부터 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쇼핑을 가도 같이 다녔다. 엄마가 무엇을 고르거나 입어보면 칭찬을 하고, 리액션을 보여주고, 엄마를 기분 좋게 하면서 따라다녔다. 또 자신의 물건은 자신의 돈으로 구매했다. 가끔은 엄마에게 작은 선물도 해드리고, 집안일도 미리 살피면서 도와드렸다. 너무 티 나게 하지 말고, 은근하게 스며들라고 했다. 그런 시도를 한지, 한두 달이 지나서 메시지가 왔다.


“저는 지금 엄마랑 관계가 안정기에 접어든 것 같아요. 초반에는 의식적으로 막 잘해주려고 노력하느라 약간 엄마가 부담스러워하실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편안하게 흘러가고 있어요. 저는 일단 엄마가 하시는 말씀을 잘 들어요. 엄마가 원하는 것은 항상 이야기를 해주시고 계셨어요. 과거의 제가 못 알아듣거나 알고 싶지 않았을 뿐... 그걸 듣고 바로바로 엄마가 시킨 거부터 즉시 해드려요. 설거지나 빨래, 집안일은 할 수 있는 것은 먼저 해 놓구요. 그러니까 엄마와 사이가 좋고, 편안해졌어요. 엄마도 어느 순간 편하게 부탁하시고, 제가 하는 말도 잘 들어주시고, 대답도 다 해주세요. 한 달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할 일이었어요.”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잡을 수 없는 파랑새가 아니다. 아주 가까이 있다. 그것도 내 손에 쥐여준 선택이다. 다만 우리는 그런 경험이 없고, 또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는지 배우지 않았다. 경쟁에서 상대를 누르고 이기는 것만 배웠다. 하지만 행복한 삶은 상대를 이기는 경쟁이 아니라 함께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공존하는 것이다. 배려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그렇게 하라는 소리는 많이 들었다. 그러나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 그렇게 하면 손해 보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아도 안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에게 이익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누가 말려도 한다. 그것이 행복을 누리는 즐거움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행복을 찾아 다양한 여행을 했던 그 청년은 파랑새를 만났다. 일 년 전 멋진 배우자를 만나 결혼했다. 그의 여행에 축복을 빈다. 또 다른 멋진 도약으로 주변을 향기롭게 하기를...


조나단 갈매기는 그랬다.

“높이, 멀리 나는 갈매기는 더 멀리 본다.”라고. 코앞에 떨어지는 이익이 아닌, 멀리 오래 날아갈 수 있는 인생의 벗을 만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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