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을 위하여
긴 꿈을 꾸었다. 찾고, 두드리고, 울고, 웃으면서 지구 여행을 시작하였다. 마치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긴 여행은 끝이 있었다. 오로지 나를 위해 방황했던 시간이었다. 나만의 행복을 찾아 떠난 여행이었다.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공허를 마치기 위해 시작된 여행은 너를 만나고서야 마쳤다. 나를 찾아 여기도 기웃 저기도 기웃거리던 불쌍한 영혼은 너를 주인공으로 섬기는 법을 배우고서야 세상의 부모가 되는 법을 알았다.
아프지 않은 영혼이 누가 있을까? 표현하지 않을 뿐 아니 표현하지 못할 뿐 모두 고된 인생이다. 육체를 이끌고 매일 같이 노동의 현장으로 나가는 인생의 무게는 가족이라는 책임감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가족은 짐으로 느끼는 책임감 뒤에 기쁨을 안겨주는 선물이 있기에 그 어떤 고된 시간도 이겨낸다.
‘취업하는 딸을 위해 아빠의 회사생활 비법서’가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인생 살기와 문서작성법, 의전 및 대인관계, 시사상식과 경제관념을 알려주면서 “세상엔 공짜가 없다.”고 사기나 요행심을 주의하라고 알려준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면, “오늘 하루도 즐겁게 살자.”를 되뇌라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탁으로 볼드처리 해서 세상살이가 힘들다고 생각되면 언제든 아빠에게 ‘콜’하라고 피난처를 알려준다. 이게 부모의 마음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 주고도 부족한 것이 없을까 애지중지 아끼는 마음이 부모다.
그 댓글 중 가장 가슴에 남는 것이 있었다.
“아빠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 때 저렇게 주문을 외무며, 우리 잘 때 출근하셨을 모습이 겹쳐졌다. 회사생활 중 암흑기를 견딜 때 몰랐던 아빠의 모습이 나를 통해 보이는 것 같아서 아빠만 봐도 눈물 나더라. 이런 자괴감 드는 날들이 수없이 많았겠구나, 이렇게 고단한 날들이 있었는데도 퇴근하고 오면 항상 우리랑 놀아주고 산책하고, 목마 태워 주셨던 거구나. 지나고 보니 하루도 성실하지 않은 날이 없었더라. 우리 부모님들이... 진짜 잘해야 된다. 부모님께.” 이 글을 읽는데 눈물이 났다. 우리의 부모님들은 우리를 이렇게 키우셨다.
아이는 태어나면 자기밖에 모른다. 부모만 의지하다가 친구를 사귀면서 세상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학교와 직장 생활, 연애와 결혼을 통하여 관계의 확장을 배운다. 부모가 될 때 자식을 향한 진정한 사랑에 눈이 뜬다. 그전까지 확장은 되지만, 거기까지다. 모든 것은 본인 우선이다. 하지만 부모가 되면 자동적으로 자식에게 넘어간다. 그때서야 부모가 보인다. 나도 이렇게 키웠다는 것을.
그렇지만 거기까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웃으로 나가지 못하고 가족 안에 머무른다.
인간은 부모가 되면서 세상의 아기로 태어난다!
두 번째 태어남, 곧 거듭남은 이웃으로 확장이다. 이웃은 학교다. 이웃을 만나는 것이 ‘어른 아기’의 상태다. 정신적 미숙아라는 의미다. 이웃을 진정으로 사귀는 법을 그때 배운다. 친구가 된다. 이제 갓 성장한 ‘청소년 어른’이다. 직장은 연애다. 상대에게 잘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연애를 잘하는 사람은 직장 생활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결혼은 국가다. 국가가 살아야 내가 살기 때문이다. 파국 난 국가를 보라. 지도에서 사라진 국가를 보라. 그 국민의 아픔과 눈물은 누구도 닦아주지 않는다. 부부가 이혼하면 남남이다. 아무도 그들의 슬픔에 관심 없다. 나라 잃은 국민들이 불행하듯 아이들만 불행한 것이다. 지금도 전쟁으로 만신창이가 된 국가의 국민들은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국가를 지키고 보호하는 것은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한 보호 장치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나 IMF 금 모으기 운동, 촛불혁명이나 빛의 혁명 모두 국가와 결혼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누리는 이 축복도 독립운동가와 민주투사들의 생명으로 지켜낸 선물이다. 우리는 그분들의 눈물과 희생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아이다.
부모는 세계다. 이제 태어난 아기만을 위해 헌신하던 부모는 세계 인류의 상징이다. 세계 인류를 향한 인류애가 부모로 태어남이다. 이제 진정한 어른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그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른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자녀에게만 책임감을 느끼던 작은 존재는, 세계인이 하나라는 가족애로 나아가면서 인류애는 저절로 승화된 결실이 된다.
오직 자기 자식밖에 모르던 인간은 부모가 되면서 세상의 아기로 태어난다. 세상의 부모일지라도 그는 정신적으로는 아직 아기다. 연금술사에서 산티아고의 진정한 여행은 이제 시작된 것이다. 세상을 사랑으로 물들이기 위해 다시 걷는다. 그는 ‘조건 없는 사랑’을 이웃에 적용하기 위해 그 여정을 출발하는 것이다.
세상의 부모는 피 흘리는 사람을 찾아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자다. 그리고 그에게 조용히 다가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자세가 아닌, 아래에서 위로 섬기는 자세로 그 피를 닦아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것도 드러내지 않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그것이 인류애를 가진 세상의 부모, 곧 지구의 부모다.
존중받는 기분이 들어요.
모든 인간은 존중받아야 한다. 차별과 소외감으로 경계선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영혼에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에게 스스로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얼마나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인지를 알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런 따뜻함을 모르다가 받을 때 사람은 누구나 인지한다. ‘아, 이것이 진짜 존중받는 것이구나! 아, 이것이 진짜 사랑받는 것이구나!’라고. 아래는 그런 느낌을 받았던 학생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다.
“무엇보다 제가 선생님께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선생님이 저를 얼마나 아끼고 자랑스러워하시는지 알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고 기뻐요.”
“항상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있다 보면 제가 한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세상의 부모란 나이가 많다고 되는 것이 아니요 나이가 어리다고 안 되는 것이 아니다. 나이는 신체의 변화일 뿐, 정신은 여전히 아이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런 부모를 두어서 고통받는 자녀들에게 그렇게 말한다.
"너의 부모는 너의 아이일 뿐이야! 정신적으로 미숙한 어른은 성장을 멈춘 아이일 뿐이기에 너를 절대로 위로해 줄 수 없어. 이제 네가 부모야! 네가 너의 부모, 곧 정신적 아이를 케어해야 해. 관점을 그렇게 바꾸면 지금보다 훨씬 편안하고, 살아나갈 방향이 보여. 네가 가장이라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새로운 세상이 보일 거야! 한 번 시도해 봐!"
우리는 이제 다음 문명의 진화 단계에 서 있다.
"바람의 메시지"에는 수많은 사례가 들어 있다. 여기에 쓰지 못한 사례들도 많다. 이분들의 소중한 경험이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조금이나마 용기가 되고,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담았다. 그런 나눔과 사랑만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따뜻하고, 행복한 문명의 진화를 이루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제가 행복할 수 있나요?’에서 출발했던 여행은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로 여행을 마쳤다. 거기에서 행복을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인류는 더 나은 세상과 공존을 위한 플랫폼과 시스템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는 프로세스가 구축되어 함께 미래로 나아가기를 기도한다. 그러기 위해 다시 진정한 여행을 시작한다.
지구인 모두가 따뜻함을 느끼는 그날을 꿈꾼다. 어디를 가도 또 전혀 모르는 이를 만나도 반겨주는 세상 말이다. 처음 만날지라도 따뜻하고, 정답게 안아주는 세상의 부모로서 맞이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