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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LOH Sep 20. 2020

문장 수집가의 콘텐츠 영수증

9월 3주 차 - Content Receipt

2020/09/14 - 2020/09/20

≡ 9월 3주 차,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위크

콘텐츠에는 링크로 지름길을 열어두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이 글에서 나의 새로운 취향을 알아가실 수 있기를 바라며.




≡ 술탄 오브 더 디스코 - 술탄 오브 더 디스코로나

술탄 오브 더 디스코(Sultan of the disco)를 아시나요?

네, 「그것이 알고 싶다」 사재기 편에 나온 그 밴드입니다.

이번 주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위크이기 때문에,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소개를 드리자면. 70년대의 펑크, 소울, 디스코를 연주하는 5인조 밴드입니다. 붕가붕가레코드 소속으로 홈페이지에 술탄 오브 더 디스코를 소개해 둔 한 줄 설명을 참 좋아합니다.

"댄스 플로어를 지배하는 디스코의 제왕"

코로나의 공격에 가장 크게 초토화되고 있는 공연·문화계. 이 초토화된 상황을 헬맷에 고프로를 달고 헤쳐나가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방식은 유쾌하고, 신나고, 틀에 박혀있지 않아. 정말 딱  'DISCO'스럽습니다.

신나게 멤버들의 얼굴을 조진다거나

코로나로 외출을 못하는 따분한 주말 밤. 이어폰을 끼고 방 한구석에서 남 시선 신경 쓰지 않고 이상한 몸동작으로 술탄과 함께 춤을 춰보세요.


makeup 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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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r loss Nahzam Sue & Kim Ganji

그리고, 유튜브 영상 상세 설명이 매우 재미있으니까 꼭 봐주세요.





≡ 이주호 - 수퍼 디스코

우리는 한 번도 진짜인 적이 없어. 우리는 가짜야 가짜니까 먹히는 거야.

 붕가붕가레코드는 “빡센 취미 활동”과 “지속 가능한 딴따라질”을 모토로 스타 ‘장기하와 얼굴들’을 배출해내며 홍대 앞 인디씬에 혜성처럼 나타났다. 하지만 장기하는 떠나고, 괴상한 복장의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붕가붕가레코드의 새로운 간판스타가 된다.
 감독은 이들이 2집 앨범을 완성하는 과정을 찍어 나가며 흥겨운 음악이 만들어지는 동안에 벌어질 신나는 에피소드들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는 언제나 어긋난다.

'술탄 오브 더 디스 코로나(Sultan of the diss-corona)' 곰사장과 술탄을 만나고, 오랜만에 다시 이 영화를 재생했습니다. 이 영화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인디 레이블 붕가붕가 레코드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TMI - 술탄의 베이스(지)는 이 영화를 내 이야기가 아니다 곰사장 이야기다. '수퍼곰사장'이라고 표현했다.)


셀럽 예고 영상에서 실리카겔의 VJ 이대희 님의 말이 이 다큐멘터리를 가장 잘 설명해준다고 생각합니다.

"..... 막막하고 얼마나 더 미래가 막막해질지... 지침서처럼 교과서처럼 참고하면서 잘 살겠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내가 봐도 막막한 그들의 여정입니다.


다큐멘터리 내내 이 밴드는 서로 업과 밴드의 방향에 대한 생각을 여과 없이 나누고, 도닥여가면서 진심을 다해 나아갑니다. 막막할지라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그게 다 걸음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류의 다큐멘터리를 꽤 좋아합니다. 현실과 돈에 타협한 비겁한 어른이 뽕 차기에 딱 좋은 영화거든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 그랬고, 슈퍼 디스코가 그렇습니다. 타인의 열정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면서 대리 만족하는 비겁한 어른으로 아주 잘 성장했습니다. 다투기도 하고, 멈춰 서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하지만 비겁한 나와는 다르게 즐기는 일에 신념을 가지고 밀고 나가는 사람들은 반짝반짝합니다.

그들이 정의하는 그들만의 성공을 모두 이루기를 멀리서 바랍니다. 나에게 준 에너지에 150만 배는 돌려받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돈으로.)

무사히 정규 2집은 물론, 2020년 9월 17일 18:00 잘빠진 싱글 「Waiting For Your Calling Back」이 발매되었습니다. 한 번쯤 들어보셔도 좋을 노래입니다. 혼자 알기 너무 아쉬운 노래거든요.





우리 사랑했던 날은 아직 그대로인데
우리 사랑했던 마음은 아직 그대로인데
이렇게 그대 나를 떠난다면
그 숱한 밤들은 모두 다 어떡하나

≡ 술탄 오브 더 디스코 - 숱한 밤들

가장 좋아하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노래입니다. 왜 갑자기 개별곡을 넣었냐면, 좋은 노래라 소개해드리고 싶은 마음반. 그리고 나머지 반은 VIBE의 #내돈내듣 정산 시스템에 이야기해보고 싶어서입니다.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도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도 행복한 구조를 만드는 서비스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VIBE를 응원해봅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구조들이 사회에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오늘도 외쳐보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VIBE.





「안은영이 책을 읽는 분들의 친구였으면 좋겠습니다.」
안은영은 여린 존재들의 아름다움을 오래 들여다보고, 복잡한 싸움을 지치지 않고 해 나가려면 어떤 방향으로 걸어야 하는지 묻는 주인공이니까요. 평생을 다해 대답해야 할 질문을 주머니에 넣고 달리는 저의 친구가, 읽어주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친구이길 바랍니다. 심드렁하게 심지 있는 안은영이 무지개 칼과 장난감 총으로 머리맡을 지켜주기를요.

≡ 정세랑 - 보건교사 안은영

어서 오세요, 정세랑의 세계에.

보건교사 안은영, 영상화 기념 특별판이 새로이 나왔습니다. 새로이 추가되는 작가의 말이나 추천사를 보는 것을 좋아해, 또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첫 장을 펴자마자 기분이 좋아지는 따뜻하고 당당한 선언. 힘을 꾹꾹 눌러 써낸 이 선언이 꼭 안은영 같았어요.


제가 보건교사 안은영에서 가장 여러 번 읽은 문장은 이 문장이에요.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엔 야경이 소원처럼, 사랑처럼, 약속처럼 빛났다.

정세랑 작가님을 왜 좋아하세요?라고 하면 쉽고, 의미를 잘 알고 있는 단어들을 예쁘고 따뜻하게 새로이 담아내기 때문입니다. 그 단어들이 문장이 되었을 때 한없이 친절하고 한없이 세심한 문장이 됩니다. 친절한 말들은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게 틀림없습니다. 정세랑 작가님의 소설을 읽고 나면 마음속에 힘이 생기거든요.


어차피 언젠가는 지게 되어 있어요. 친절한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을 어떻게 계속 이겨요. 도무지 이기지 못하는 것까지 친절함에 포함되어 있으니까 괜찮아요. 져도 괜찮아요. 그게 이번이라도 괜찮아요. 도망칩시다. 안 되겠다 싶으면 도망칩시다. 나중에 다시 어떻게 하면 될 거예요.

어딘가에서 열심히 장난감 총과 무지개 칼로 무심하고 무던하게 세상을 구하고 있을 안은영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집니다. 안은영의 세상은 친절한 사람들이 언제나 승리하는 세상이었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긴 여행은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쉽거나 낭만적이지는 않았지만 그 시간 안에서 우리는 우리를 되돌아보며 더욱 단단해지고 튼튼해지고 건강해졌다. 이 책은 많이 가진 것이 없어도 행복했던 태국에서의 우리를 기억하기 위해 치앙마이에서 산 물감과 한국에서 가져온 연필로 그리고 쓴 기록이다.

≡ 이나피스퀘어 - THAILAND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구매한 'THAILAND'를 열어보았습니다. 표지와 종이의 질감이 너무 좋았어요.

3개월간의 태국 여행을 담아낸 드로잉북입니다. 작가님 특유의 느슨한 드로잉으로 담아낸 더 느슨한 태국이 한가득 담겨있어요. 그리고 더해진 짧은 생각과 기록들이 참 따뜻합니다.

눈이 마주치는 모든 이들과 웃으며 인사를 하고 친구가 된다. 웃음과 인사에 인색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산다는 것은 정신 적으로 건강해지는 데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느꼈다. 많이 가지지 않아도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빠이는 지금까지 내가 알던 세상과 또 다른 세상을 나에게 알려주었다.

아오낭 비치에서 가끔씩 볼 수 있는 옥수수 아저씨. 판매하는 아저씨는 청각장애인이셨던 것 같다. 50바트라고 쓰여있는 안내문에는 '나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이것은 해변에서 끝내주게 맛있는 옥수수를 파는 것을 막지 못한다'라는 멋진 글까지 적혀있었다. 코코넛 숯만 사용한다는 자부심 넘치는 문구와 함께!

 다른 사람들의 여행의 기록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마다 사물과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데 그 차이가 가장 잘 보이는 게 여행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못 본 것을 다른 사람은 보고 내가 본 것을 다른 사람이 못 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아 또 가고 싶다'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도, 내 여행 추억을 열어보게 하기도, 또 그 여행지를 갔을 때는 타인이 열어준 새로운 시야가 열리기도 하고요.

 언젠가(Fucking Covid-19) 태국을 가게 된다면 아오낭 비치에서 옥수수를 꼭 먹어보리라 다짐했습니다.

마지막은 마음에 꼭 든 태국의 강아지.





BONUS TRACK

≡ 딩고 프리스타일 -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Cover by 주호민 (Feat. 침착맨)

썸네일을 거의 1년 외면하다가 이제야 호기심에 재생해 본 영상. '아, 이건 기록감'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바로 유튜브 댓글 때문입니다.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Cover by 주호민 (Feat. 침착맨)
조회수 5,075,132회 • 2019. 10. 2.
└ 사람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다 - 스티브 잡스
└ 인간이 된 칸쵸랑 한국말 배운 지 4달 된 아랍인
└ 시발 그럼 누구 잘못인데
└ 짱구 친할아버지랑 외할아버지
└ 겨드랑이 냄새 같은 영상
└ 이게 그 유명한 수치심이 없는 자와 숱이 심히 없는 자
└ ㅈㄴ무책임하네
└ 어딜 가든 꼭 잘못한 사람들이 자기가 잘못한 걸 인정 안 하더라
└ 잘못한 문어

잔뜩 화가 난 입덕 부정기의 한국인들이 좋아서 아카이빙 해둡니다.





Bambyeol's Comment.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돈더미에 떨어졌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9월 4주 차 - 소비 예정 리스트

정세랑 : 덧니가 보고싶어

세랑 월드에서 조금 더 놀고 싶어서 오랜만에 덧니가 보고싶어를 볼 예정입니다.

청춘다큐 다시 스물 2 : 커피프린스

13년 전으로 돌아가 고은찬과 최한결을 다시 만날 예정입니다.

보건교사 안은영 :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번 주에 두근대며 보건교사 안은영을 다시 읽어본 이유. 9월 가장 기대 중인 콘텐츠입니다. 정유미 배우님의 안은영이 너무 기대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 걸어도 걸어도

김규진 :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바쁘다는 이유로 3주 차에 보지 못한 콘텐츠들을 볼 예정입니다.

⑥ 나머지는 알고리즘과 그날의 기분에 맡기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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