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리모델링 (3) 골조공사는 어려운 법

마음을 다시 짓다

by 새롬

해가 바뀌었다. 내 생일에 맞춰 수술을 결심했다. 다소 즉흥적인 결정처럼 보였을지 모른다. 나는 나에게 '아반떼 한 대 값'의 수술비를 선물하기로 했으니까.


하지만 모든 골조 공사가 그렇듯, 착공은 순간이어도 설계는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다.

첫째, 사회적 여성으로서 온전히 살기 위해.

둘째, 생식선을 제거하여 근원적인 불안을 없애기 위해.

셋째, 지금이 내 인생에서 이 거대한 공사를 감당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기에.


수술 당일. 마취 가스가 들어오는 순간까지도 시간은 얄궂게 흘렀다.

"나중에 후회하면 어쩌지?"라는 질문이 수없이 되감기 되었지만, 결론은 늘 같았다.

답이 없다면 삶을 끝내면 그만이다. 하지만 나는 살고 싶어서, 더 잘 살고 싶어서 수술대 위에 누웠다.


눈을 떴을 때는,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수술 직후의 감각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그냥 "끔찍하게 아프다"는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특히 수술 부위의 모양을 잡기 위해 넣어둔 거즈를 뺄 때는 영혼이 대신 빠져나가는 듯했다. 통증 때문에 30분마다 잠에서 깨어났고, 장 기능이 마비되어 변비와 설사를 오가는 지옥을 맛봤다.

말 그대로 내 몸이 무너진 폐허처럼 느껴졌다.


오늘이 수술 4일 차. 아직 소변줄을 달고 있고, 거동은 불편하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마음만은 고요하다. 지독한 고통 속에서도 나는 알고 있다. 건물을 새로 올릴 때 가장 시끄럽고 먼지가 많이 나는 단계가 바로 이 골조 공사라는 것을. 양생의 시간이 지나면, 이 통증은 굳건한 바닥이 되어 나를 지탱해 줄 것이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던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 시간이 흐르면 통증은 기억 속에서 풍화되고, 그 빈자리는 '완전한 나'라는 만족감으로 채워질 것이다.

가장 깊은 곳의 구조가 바뀌었다. 이제 더 이상 내 몸은 나를 옥죄는 감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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