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너라는 지진 (3) 지하실의 비밀

마음을 다시 짓다

by 새롬

그가 내 집에 들어와 더 많은 공간을 채울수록, 나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거실은 화사하고, 침실은 아늑했지만, 이 집에는 절대 열어주지 않은 공간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지하실'이었다. 그곳에는 리모델링 전의 폐자재들과, 뜯어고친 배관의 흔적, 그리고 잊고 싶은 '원래의 설계도'가 먼지 속에 쌓여 있었다.


사실 그에게 말하기 전, 나는 몇 번의 예행연습을 거쳤다.

가장 친하다고 믿었던 10년 지기 친구와, 믿고 따르던 언니들에게 먼저 지하실 문을 열어보였다. 그녀들은 "괜찮아, 너는 너 자체로 소중해"라고 말하며 나를 안아주었다.


하지만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다. 커밍아웃 이후, 어떤 언니들의 눈빛에는 미묘한 막이 생겼다. 언니들은 나를 '여자'가 아닌, '중성화 수술을 한 강아지'나 '제3의 성별'쯤으로 대하는 것 같았다.

"너는 우리랑 다르잖아."

말로는 하지 않았지만, 공기 중에 섞인 그 무언의 선 긋기가 내 폐를 찔렀다. 그녀들에게 나는 '함께할 수 있는 여자'가 아니라, '신기하고 안쓰러운 존재'로 분류되고 있었다. 그 싸늘한 경험은 내게 트라우마가 되었다.


가족 같던 사람들도 뒷걸음질 치는데, 고작 몇 달 만난 이 남자가 내 지하실을 보고도 도망치지 않을까? 그가 사랑한 건 '리모델링된 거실'이지, '축축한 지하실'이 아니니까. 하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우리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그가 미래를 이야기할수록, 나는 죄책감이라는 곰팡이가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결국 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를 지하실 입구로 데려갔다.

"할 말이 있어요." 나는 최대한 담담하게, 건축 보고서를 읊듯 내 과거를 털어놓았다.


선천적인 신체 결함, 불임, 그리고 대대적인 재건축 공사의 이력. 내 고백이 이어지는 동안, 나는 그의 표정을 살피느라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경멸할까? 도망칠까? 아니면 언니들처럼 나를 '이상한 생물'로 보게 될까?

긴 침묵 끝에 그가 입을 열었다.

"많이... 아팠겠네요."


그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그는 나를 따져 묻거나, 하자를 분석하려 들지 않았다. 그저 그 힘든 공사를 홀로 견뎌낸 나의 시간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아이를 못 가지는 건 괜찮아요. 우리 둘이 행복하게 사는 게 더 중요하니까."

그는 지하실의 문을 닫고, 다시 나를 밝은 거실로 이끌었다.


나는 안도했다.

아, 다행이다. 이 사람은 내 지하실까지도 품어주는구나.

나는 그날, 연애의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간과하고 있었다.

건축에서 가장 위험한 건 '보이지 않는 균열'이라는 것을. 그가 "괜찮다"고 말했을 때, 그것은 '이성적인 이해'였지 '본능적인 수용'은 아니었음을.

그 틈새가 아주 천천히, 우리라는 집을 무너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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