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너라는 지진 (5) 붕괴

마음을 다시 짓다

by 새롬

그날 밤의 기억은 나를 무너뜨리는 것과도 같았다.

이별 통보는 예고 없이 찾아온 진도 7의 강진이였다.

그는 내 자존감의 기초를 다져주고, 기둥을 세워주고, 내진설계를 도와주었다.

나라는 집(House)이 비로소 따뜻한 가정(Home)이 될 수 있다고 믿게 해 준 장본인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집을 가장 처참하게 무너뜨린 사람 역시 그였다.


"부실공사였나 보다."

나는 무너진 잔해 속에 주저앉아 멍하니 생각했다.

그가 쌓아 올린 지지와 사랑의 기둥들이, 고작 한 번의 흔들림을 견디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애초에 설계부터 잘못된 것이었을까, 아니면 재료가 불량이었던 걸까.


화살은 곧장 나 자신에게로 향했다.

그가 떠난 건 내 몸이 특수해서, 나의 설계도가 기괴해서, 나의 과거가 혐오스러워서일 거라고 확신했다.

"그래, 나는 겉만 번지르르하게 고친 '괴물'이야. 애초에 사람이 살 수 없는 집이었어."

나는 스스로를 난도질했다.

남아있던 자존감의 철근마저 내 손으로 끊어내며, 나 자신을 '폐기물' 취급했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 무너졌다.

길고 어두운 터널,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지하 깊은 곳으로 침잠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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