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대기업도 체계가 없다고 말합니다!
"아... 우리 회사는 스타트업이라 그런지 체계라는 게 없어..."
"대기업은 체계가 있어서 좋을 것 같아"
아마 스타트업 취업을 위해서 잡플랫닛 등 회사 평판 조회 플랫폼에서 조회해 본다면 가장 많이 나오는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 스타트업을 다니고 계시는 분들도 많이 동감하거나 느끼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정말 스타트업은 체계 없이 일하는 것일까요?
모순적이게도 대기업을 다니고 있는 직원분들도 "아... 우리 왜 이렇게 체계가 없이 일하지!"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도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기 전에는 대기업에서 3년 6개월 근무를 했습니다. 그리고 대기업에서의 3년 6개월 동안 돌이켜 보면 팀원분들과 함께 "우리 회사 왜 이렇게 체계가 없지"라는 이야기를 많아 나눴던 기억이 있습니다.
체계라는 것이 무엇이길래 스타트업에서도, 대기업에서도 없다고 하는 것일까요?
체계[명사]
- 일정한 원리에 의하여 각기 다른 것을 계통적(순서를 따라 연결되어 통일된)으로 통일한 조직.
사전적 정의로는 일정한 원리에 의하여 각기 다른 것을 계통적으로 통일한 조직입니다. 정의를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일정한 원리에 의하여 순서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체계라는 정의를 기반으로 다시 바라본다면 또 다른 모순이 발생합니다. 대기업은 대기업 나름대로, 스타트업은 스타트업 나름대로 일정한 업무 프로세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이건 대기업이건 간에 우리는 "우리 회사는 체계가 없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일까요? "체계가 있다"라는 것이 개인마다 다른 매우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유난히 스타트업이라 하면 체계 없이 일하는 조직이라는 공식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합니다.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대기업 3년 6개월, 그리고 스타트업 이직 후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2가지 이유 때문에 스타트업이 체계가 없어 보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유독 스타트업이 체계가 없어 보이는 이유 2가지!
- 목표 혹은 방향성 변화가 너무 빈번하거나 빠르게 일어남
- 명확한 R & R(Role And Resposibilities) 이 구분되어 있지 않음
각각의 이유가 스타트업이 유독 체계 없이 일하게 보이게 하는지 자세히 말해 보려고 합니다.
1. 목표 혹은 방향성 변화가 너무 빈번하거나 빠르게 일어남
스타트업은 하나의 프로젝트 혹은 넓게는 비즈니스 방향이 다른 기업 형태에 대비하여 빠르게 바뀌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합니다. 전환이 되는 과정에서 업무 체계가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스타트업의 조직원들이 체계 없이 주구 먹먹식으로 일한다는 생각 혹은 이미지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대기업의 경우도 프로젝트의 방향성이 프로젝트 총괄 임원에 의해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직원들이 체계 없이 일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대비하여 그 속도가 매우 느리며 대기업이 만들어 놓은 업무 체계에는 변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스타트업에 비하여 체계가 없다는 인식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 같습니다.
2. 명확한 R & R(Role and Responsibilities)이 구분되어 있지 않음
스타트업은 소위 1당100을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다른 게 표현하자면 퍼포먼스 마케터 직무로 입사를 했다고 하더라도 PM의 역할도 함께 해야 할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팀원이 부족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한 명이 다양한 직무의 업무를 처리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R&R이 무의미하게 돼버립니다.
대기업의 경유 정규 인사발령 시즌이 아니면 R&R 변동이 없습니다. 또한, 대기업은 조직원 한 명에게 명확한 직무만 부여되어 톱니 바퀴처럼 운영됩니다. 그래서 대기업의 직무는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으며, 직무에 적합한 업무만 수행하면 됩니다. 또한, 큰 규모의 조직개편이 없다면 직무 변동도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체계적으로 업무가 진행된다고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처럼 대기업에 속해 있던, 스타트업에 속해 있던 체계가 없다고 느끼는 것은 같습니다. 그러니 체계가 있다 혹은 없다가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디에 속해 있던, 본인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체계를 만들어 회사에 정착시키고, 내가 만든 체계를 통해 성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