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5. 청년창업 담당이요? 또 제가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담당자의 일

by 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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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입지와 현 상황에서는 팝업스토어를 열었을 때, 구찌가 아니라 구찌 할아버지가 와도 어렵습니다"

'청년창업실험공간 공업사'의 조성 자문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맞는 말씀이었습니다. 정말 잘 되기가 어렵더라고요. 이렇게 저렇게 헤쳐나가 봐야지요) 아직 문을 열기도 전에 어려울 거라고 이렇게 단정 짓다니 너무하네,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넓게 보면 지역활성화 사업이자 단일사업으로는 청년창업지원사업인 '길음청년희망스토어' 사업을 진행하면서 했던 수많은 일들이 말이죠.


하지만 일은 이미 벌어졌고, 몇 년째 꾸준히 활성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이것저것 일을 벌이고 하니 그래도 사업을 시작하기 전과 비교해서는 동네가 많이 좋아졌다는 평을 듣습니다.(*2025년 기준, 불법유해업소 감소(40개->10개 미만) / 청년창업가게 8개소 오픈 / 청년창업팀 50여 팀 발굴 및 지원)


사실 성북구 삼양로에 청년창업지원이라는 아이템을 가져온 건 제가 시작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길음뉴타운 아파트 단지 주변에 위치한 대로변 양쪽에 흔히 맥양집(맥주+양주 파는 집)이라 불리는 유해업소들이 성행했었습니다. 본격적인 단속을 구청에서 실시했지만 지난한 싸움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단속 이후 유해업소가 문을 닫는다고 해도 공실이 되어서 남은 흔적들로 길거리 풍경이 엉망진창인 상황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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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성북문화재단에서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청년창업지원사업을 운영합니다. 바로 이 공실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죠. 지금은 '청년창업실험공간 공업사', '두근두근 별길마켓', '일상의 마켓' 등 연차가 거듭됨에 따라서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행사가 생겨나 거리에 활력을 더하고 있지만, 그 시작은 아주 작았습니다. 처음엔 공실을 대상으로 청년창업팀을 입주시키고 육성하여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는 '청년창업지원'과 유해업소의 흔적들로 인해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이동이 적어져서 '두근두근 별길마켓' 같은 축제를 열어 잠깐이라도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려고 했죠.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지고 사업도 서서히 종료 수순을 밟았는데, 구 예산으로 다시 진행되어 재단에서 사업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사업이 내려온 뒤 담당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저의 이력이 한몫(?)을 하게 됩니다. 청년일자리 사업을 담당했던 매니저 경험과 정릉시장에서의 경험, 일과는 별개로 청년정책네트워크에서 활동했던 것까지... 청년 활동에 내가 진심이었던가... 결국 관련 경험이 많은 관계로 담당자가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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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담당을 맡아 2년간 운영하다가 인사발령으로 다른 팀에 가게 되어 놓았는데 그다음 해에 사업이 저를 따라오는 바람에(?) 1년을 더해 총 3년간 사업을 운영하고 다시 놓아주게 된 우여곡절이 많은 사업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새롭게 진행했던 것이 '청년창업실험공간 공업사' 공간 조성과 '지도에 없는 로컬'이라는 커뮤니티 운영, 제로웨이스트 마켓인 '일상의 마켓' 등이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일들을 많은 분들이 '공공에서 하는 것처럼 안 보였어요!'와 같은 찬사(?)를 보내주시기도 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제가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업에 붙는 칭찬 아닌 칭찬이기도 한데요, 특히나 '공업사'를 진행할 때 많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자유도가 높은 편이었던 사업이라 한편으로는 많이 불안하기도 했지만 생각대로 기획해 보고, 어차피 처음 해보는 일이니 차근차근 소소한 것부터 진행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제대로 하려면 생각보단 일이 꽤 많아지더라고요. 지금까지 지역활성화 사업도 많이 해보고, 청년 활동도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했었지만 이 사업만큼은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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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문화예술을 통해 지역을 활성화해 보자는 사업에서 행사 몇 번으로 지역에 사람들일 꾸준히 모이는 것도 아니고 멋들어진 비싼 랜드마크 하나로 살아나는 것도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사업을 좀 더 길게 보고 신중하게 네이밍 하고, 공간 브랜딩도 해서 삼양로의 거점이 될 만한 곳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공간을 통해 거리에 새로움을 입히고, 청년들이 큰일을 벌이지 않아도 거리에 산책하듯 많이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사업을 했었네요. 2026년의 공업사도, 길음청년창업거리도 많이 관심 가지고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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