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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oject One Mar 17. 2018

[Project One] 마케팅 간섭 주의자들의 문제점

간섭 주의자들의 3가지 문제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간섭 주의자(Interventionista)의 문제점에 대해서 종종 언급을 한다. 간섭 주의자들은 다른 사람들 일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적극 간섭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좋은 의도로 간섭을 하겠지만 이들의 간섭이 실제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자칭 ‘마케팅 전문가’라는 간섭 주의자들이 마케팅은 이래야만 한다고 주장을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크게 3가지 문제점이 있다.


1. 자칭 전문가들은 마케팅을 역학(dynamic)으로 보지 않고 고정적인(static) 것으로 본다


2. 그들은 마케팅을 고차원에서 보지 않고 1차원으로 본다.


3. 그들은 마케팅을 하나의 행위로써 정의를 하지 상호 작용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마케팅은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추상적인 분야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에 따르면 전문가는 크게 변하지 않는 분야에만 존재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외과의사나, 법조인, 측량사 등이 이에 해당된다. 반면에 계속해서 변화는 분야에서는 전문가가 나타나기 힘들다고 주장을 한다. 경제, 금융, 정치와 같은 분야가 대표적이다. 마케팅 역시 계속해서 변화하는 분야다. 시대에 따라 유행도 변하고 사람들의 취향도 변한다. 마케팅을 하기 위한 도구도 많이 변해왔다. 10년 전만 해도 지상파 TV가 가장 큰 광고 매체였지만 이제는 디지털이 이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2017년 한국 시장 광고 비용(출처: 제일기획)

이렇게 불확실하고 변화가 빠른 분야에서 마케팅 간섭 주의자들이 가진 문제점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위에서 언급한 3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각각 살펴보도록 하자.


 고정적(Static) vs. 
역학적(Dynamic)


마케팅 간섭 주의자들은 “고객의 정의하고 그에 맞는 마케팅을 하라”라고 조언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은 특히 플랫폼 사업에서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킨다. 플랫폼의 기본은 많은 유저가 있을수록 플랫폼의 가치도 올라가는 것에 있다. 많은 유저가 플랫폼을 사용할수록 이들을 한 두 가지로 정의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예로 아마존을 사용하는 사람의 특성은 무엇일까? 혹은 배달의 민족을 사용하는 사람을 누구일까?


사람의 취향도 변하고, 시장의 환경도 계속해서 변화를 한다. 이는 독립적이지도 않고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변해간다. 흔히 20대, 30대가 가장 모바일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거라 생각하지만 50대, 60대 중장년들의 ‘모바일 온리’ 이용자 비율은 타 세대에 비해서 높다. 기술이 처음 나왔을 때는 특정 부류에서 그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하지만 기술이 보편화되면 어느 누구도 그 기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이야 가정마다 TV가 있지만 초창기 TV는 굉장히 제한된 부류들만 소유할 수 있었던 것과 비슷하다. AI 스피커 역시 지금이야 상대적으로 적은 사람들이 이 기술을 적극 이용하겠지만 5년 후에는 많은 집들에서 AI 스피커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을 하지 않을까? AI 스피커가 많이 사용된다면 자동차의 경험 역시 많이 바뀔 수 있다 음악을 틀기 위해 굳이 대시보드 옆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되고, 에어컨 역시 목소리만으로 조작이 가능해질 것이다.


현시점의 마케팅 간섭 주의자들의 주장을 듣는 것보단 시장의 역학을 보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마케팅 간섭 주의자들의 경험은 과거고 미래에는 그 경험 역시 무색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1차원 vs. 고차원


마케팅 간섭 주의자들은 특정 마케팅 사례를 해당 브랜드나 제품의 성공 케이스라고 주장을 한다. 즉, 여러 가지 요소를 다 무시하고 한 가지 요소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고 든다. 하지만 비즈니스라는 것은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비즈니스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다양한 기능을 하는 조직과 시장 역학이 함께 상호 작용을 하며 발전한다.


물론 서비스 초창기에는 이러한 인과가 명확해 보일 수 있다. 이제 막 출시한 사용자가 단 한 명도 없는 모바일 서비스의 광고를 페이스북에서 진행을 했을 때 유입되는 유저가 페이스북을 통해서 들어왔다고 판단하는 건 너무나도 명확하다. 하지만 1년, 3년, 5년이 지나고 수많은 유저들이 앱을 삭제하기도 하고, 다시 설치하기도 하고, 다시 제품 광고에 노출이 되기도 하면서 이러한 인과를 추론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그나마 마케팅 활동을 어느 정도 추적할 수 있는 모바일은 조금 나은 편이다. 우리가 맥도널드를 가는 이유를 설명해보라고 한다면 우리는 과연 이것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TV나 페이스북 광고, 할인 이벤트, 매장 접근성, 가격, 맛과 같은 여러 가지 요소가 종합적으로 작용을 하고 고객은 맥도널드를 선택하게 된다.


자칭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러한 역학과 복잡성을 다 무시하고 브랜딩이나 마케팅 활동만으로 제품을 설명하려고 든다. 애플은 단순 제품 디자인이나 브랜딩을 잘해서 성공했을까? 이들은 아마 삼성은 브랜딩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마진이 상대적으로 낮은 폰을 팔고, 애플은 브랜딩을 잘해서 마진이 높은 폰을 판다고 주장을 할 것이다. 물론 애플의 디자인과 브랜딩이 제품 가격과 로열티에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아이폰을 사용하는 이유는 애플은 생태계를 만들었고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강력한 네트워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많은 앱 개발자 혹은 개발사는 무료 앱을 앱스토어를 통해 배포를 한다. 사람들이 앱을 사용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돈은 0이다. 때문에 앱을 다운로드하고 인스톨을 하는데 어떠한 장벽도 존재하지 않는다. 앱스토어를 통해서 많은 앱을 사용할 수 있다면 아이폰의 가치는 더 올라가게 된다. 같은 가격에서 더 많은 물량을 팔 수 있다는 뜻이다. 구글은 생태계는 만들었지만 하드웨어는 약하고, 삼성은 하드웨어는 있지만 이러한 생태계는 없다. 애플은 둘 다 가지고 있고 이는 애플의 시가총액이 950조 원이 넘는 이유기도 하다.

애플 생태계 Supply & Demand

모든 비즈니스는 이런 식으로 한 가지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고차원적인 시각에서 비즈니스를 놓고 보면 브랜딩이나 마케팅은 하나의 작은 부분을 차지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브랜딩이 중요한 소비재 회사에서도 가격 책정, 물류, SCM 등을 빼놓고 비즈니스를 설명할 수 없다.


이러한 것들을 모두 무시하고 1차원 적으로 판단하고 주장을 하면 굉장히 편협한 관점에서 마케팅을 생각하고 주장할 수밖에 없게 된다.


행동 vs. 상호 작용


자칭 마케팅 전문가들은 "콘텐츠 마케팅을 해라"라던가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라"라는 식으로 말하지만 이는 그저 한 가지 행동에 불과하다. 행위 자체는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우리는 이러한 행위를 통해 고객 피드백을 받고 이를 발전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마케팅 활동을 할 때 고객의 피드백을 받으며 상호 작용을 일으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을 한다. 이는 모바일 환경에서 더 중요해진다. 기실 중요하다기 보단 모바일 서비스가 가진 특권에 가깝다. 농심의 신제품을 소수 선택된 사람들에게 시식시키고 피드백을 얻어도 그 상품의 시장에서의 반응과 가치를 판다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모바일 서비스에서는 아주 제한적인 사람에게만 마케팅 활동을 집행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그리고 테스트를 통해 꽤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일주일에 한 가지 실험을 한다면 1년이면 최소 50번의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즉, 50번 이상의 마케팅 활동 개선점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샘이다.

사는 환경에 따라 새 역시 다르게 진화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운영할 때 가장 싫어하는 개념 중 하나가 ‘페르소나’다. 이것 역시 서비스가 아주 초기일 때는 사용하는 사람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는 시점에서는 크게 부질없어진다.


흔히 페르소나를 정하고 메시지를 책상에서 논의해서 만든 후 시장에다 내보낸다. 하지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는 아주 세부적인 타깃팅이나 메시지 보단 일단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맛집’을 찾아주는 앱에서 미식을 즐기는 사람들을 골라서 타깃 할 수 있다면 성과가 좋을까? 아니면 아주 대중적인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이 관심을 보일까? 서비스가 가진 특징과 그 특징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 큰 상관관계가 있을까? 안타깝게도 특히 모바일에서는 그런 식으로는 유저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다. 생각보다 의외의 사람들이 앱을 설치하고 적극 사용하는 경우도 많고, 당연히 앱을 사용할 것으로 판단된 그룹에서의 성과가 안 좋은 경우도 있다. 게다가 이렇게 타깃팅을 하면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것뿐만 아닌 CPM(1,000명 당 노출 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에 효율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역시 역학적 개념에 속한다).


이러한 상호 작용 속에서 마케팅 방법도 진화할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서 예상치 못한 그룹에서의 반응을 통해서 제품 역시 개선시킬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시장에서의 피드백을 무시하고 우리끼리 만든 가설과 메시지만을 일반적으로 내보내기만 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없어진다. 제품 차원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발전할 수 없게 된다. 내가 만든 제품을 판단하는 것은 시장에 있는 사람들이지 우리 내부의 직원들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상호 작용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결론은 이러한 마케팅 간섭 주의자의 말은 최대한 피하고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마케터가 되어야만 한다. 흔히 말하는 ‘마케팅 성공 방정식’도 1년, 2년 안에 구시대 유물이 되어버린다. 게다가 마케팅 기술과 도구도 계속 발전하고 있지 않은가?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 흐름과 같이 뛰어야 한다. 남들보다 잘하려면 더 빠르게 뛰어야만 한다. 과거의 성공에 얽매여서 같은 방식을 되풀이하면 얼마 가지 않아 새로운 방식에 매몰되고 만다. 가장 바보는 자신의 과거 경험을 현재와 미래에도 대입을 시키려고 하는 부류들이다. 소비재 마케팅을 하던 사람이 모바일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에 와서 여전히 소비재 마케팅의 습관에서 못 벗어나는 바보들도 있고, 모바일 서비스를 하다 소비재 회사를 가서 무조건 모바일 방식을 고수하는 바보들도 있다. 환경이 변하면 생존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모바일 서비스를 담당하는 마케터가 되면 아주 기초적인 모바일 지식 정도는 공부를 해야 한다.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생존을 위해서 그렇게 해야만 한다. 모바일이라는 기술도 평생 주류 기술일 수 없기 때문에, 미래에 새로운 기술에 맞춰 마케팅도 진화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환경에서 마케팅을 해야 하는 사람들 역시 그 기술에 다시 적응을 해야만 한다. 예를 들면 Mixed Reality라던가 블록체인 기술이 앞으로 크게 성장을 한다면 우리는 그게 맞춰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 똑똑한 사람이라면 이미 블록체인이 무슨 기술인지 이게 어떻게 광고 시장에 영향을 주는지 공부를 하고 있을 것이다. 창의적인 사람이라면 Mixed Reality가 인간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이미 상상하고 있을 것이다.


마케팅 간섭 주의자들은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얘기해주지 못한다. 이는 우리 스스로가 노력해야지만 학습할 수 있고, 직접 손을 더럽혀야지만 배울 수 있는 기질들이다.




Written by 조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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