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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oject One Sep 21. 2017

[Project One] 내가 생각하는 마케팅

브랜딩과 퍼포먼스 마케팅은 무엇이 다를까?



마케터라고 모두가 전부 같은 활동을 하지 않는다. 광고부터 프로덕트 레벨까지 다양한 마케팅의 분야가 있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마케팅 활동의 대부분은 조금 더 광고나 프로모션에 집중되어 있는 느낌이다. 이런 시점에서 봤을 때, 어떤 사람은 흔히 말하는 ‘브랜딩’을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조금 더 즉시적인 성과를 내는 마케팅을 하기도 한다 (이걸 요즘에는 퍼포먼스 마케팅이라고 하나보다). 그리고 이 둘은 대화가 안 된다. 마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와 같다고 할까?


두 종류의 마케터는 정말로 다르게 사고한다.


최근에 광고 효과 측정에 대해서 정리를 하다 나름대로의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 이유는 그들이 광고나 마케팅 활동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조금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케팅 활동을 보는 시각도 조금은 다른 것 같다.


흔히 말하는 ROMI(Return on Marketing Investment)라고 하는 마케팅 투자를 통한 수익은 거시적으로는 장기적인 효과와 단기적 효과, 이렇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인 효과는 Persistent Effect(지속 효과)로 불릴 수 있고, 단기적인 효과는 Incremental Effect(증분 효과)로 볼 수 있다. 지속되는 것은 머릿속에 각인이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증분이라고 하면 마케팅 활동을 하는 그 순간 추가적인 판매가 얼마나 발생했는지를 말한다.

ROMI는 크게 3가지 요소로 결정된다.

2012년,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 Marketing Mix Modeling)을 어쩔 수 없이 공부했었다. 미국에서는 이미 많이 연구되고 활용되고 있어 꽤 양질의 자료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아주 기초적인 모델부터 복잡한 모델링까지 회귀분석을 그 기반으로 한다. 그 뜻은 다양한 변수가 고려되어야 하고 그 변수가 매출이나 판매에 얼마나 공헌하는지를 보는 모형이라는 뜻이다. 디지털 마케터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Attribution 모형이 훨씬 미시적인 고객 단위의 모형이라면 MMM은 활동에서 발생되는 증분을 산출하는 거시적인 모형이다. 그리고 이 두 모형은 완벽하지 않다. 위에서 언급한 지속 효과가 감안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속 효과라는 건 애당초 평가 모형을 만들기 쉽지 않다. 그 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보통 기업에서는 이를 ‘브랜드 인지도(Brand Awareness)’를 기반으로 측정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브랜딩’ 캠페인이 시작 전과 후의 브랜드 인지도를 산출하고 캠페인 후 그 숫자가 얼마나 상승했는지를 보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원론적으로는 이를 증가시키기 위해서 노출(Exposure)에 의존한다. 노출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인지(Awareness)는 증가한다. 그리고 노출은 도달(Reach), 빈도(Frequency), 영향력(Impact), 이렇게 3가지 요소에 종속된다. 즉, ‘Exposure=Reach*Frequency’로 정의할 수 있고 이를 광고 업계에서는 GRP(i.e. ‘Gross Rating Point=100*Reach(%)*Frequency(#)’)라고 부른다. 그리고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Weighted Number of Exposure=Reach*Frequency*Impact’로 정의할 수 있다. 브랜딩 캠페인은 그 근본 자체가 많은 사람에게, 되도록이면 많이 보여주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당연히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는 사람은 마케팅 활동에서 전환에 초점을 맞춘다. 이게 아주 최근에 생긴 개념은 아니다. 과거에도 직접 반응(Direct Response)이라고 해서 예를 들면 다이렉트 메일을 고객에게 보내는 방식의 마케팅 캠페인을 많이 집행했다. 광고주는 쿠폰을 많이 쓸 것으로 판단되는 사람들의 고객군을 나누고 그 고객군에게 더 적극적으로 메일을 보냈었다. 그리고 회수율을 본 후 반응이 좋았던 고객군에게 다시 메일을 보내는 것을 반복한다. 메일을 보내는 것도 다 돈이고 시간이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캠페인을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온라인과 모바일 광고도 비슷하다. 어떤 수단을 동원하건 이왕이면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확률이 높은 사람에게 광고를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무분별하게 광고가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지양해야 하고 전환율이 좋은 매체라면 도달이나 반복이 크지 않아도 언제든지 광고를 집행할 의지가 있다.


대략 이정도 차이랄까...


내가 볼 때 이 두 종류의 사람들은 두 활동이 독립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근데 두 활동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동시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브랜딩 활동을 통해서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간다고 가정을 해보자. 이 경우 직접 반응 광고의 성과도 자동적으로 올라간다. 어쨌든 사람들은 자신이 익숙한 것에 소비를 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무리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도 사람들이 제품을 즉시적으로 사용할 기회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브랜드 인지도 자체가 증가하는 게 큰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이걸 최신 마케팅 용어로는 누적 우위(Cumulative Advantage)라고 표현한다. 고객이 자주 특정 상품을 사용할수록 경쟁사 제품을 사용하기 어려워진다는 개념이다.


근데 이런 개념적인 차이뿐만 아니라 업의 특성도 고민이 되어야 한다. 소비재 회사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가 꽤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마트에 비누를 사러 간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매대에는 수많은 브랜드의 제품이 전시되어있다. 어떤 사람은 무조건 싼 제품을 사겠지만 어떤 사람은 돈을 조금 더 주고 유니레버 브랜드인 도브를 구입한다. 사실 시중에서 살 수 있는 비누가 달라 봐야 얼마나 다르겠는가?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돈을 조금 더 주고라도 주저 없이 도브라는 브랜드를 구입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브랜드와 되고 싶은 모습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객과 소통하려고 한다. 결국 구매의 시점에서 이러한 활동들이 빛을 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정말로 많은 소비재 브랜드가 존재한다.


IT회사는 조금 양상이 다르다. 나는 IT의 본질은 효율성 증대에 있다고 생각한다. IT는 내가 원하는 활동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 게다가 IT 서비스는 네트워크 이펙트가 엄청 중요하다. 네트워크 이펙트는 공급 측면에서 발생하는 규모의 경제와 달리 수요측면의 개념이다. 많은 수요자가 생길수록 서비스가 지니는 힘은 더 강력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유저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획득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브랜드라는 개념도 서비스가 어떻게 보이는지 보다 제품 그 자체가 내 삶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즉, IT 서비스의 브랜드의 대부분은 제품 그 자체 그리고 유저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잘 보이는 것을 고민하는 건 아주 한참 후의 문제다.


사용자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네트워크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결국 중요한 건 어떤 활동이 우위에 있는지, 더 가치 있는지 따지는 게 아니다. 각 분야가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두 활동이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고민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 게다가 개념적인 부분보다 실행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영향력이 큰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모든 마케팅 활동은 그 결과가 축적돼야지만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의 마케팅 캠페인은 올해 마케팅 캠페인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올해 마케팅 캠페인은 내년 마케팅 캠페인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이걸 다른 말로는 브랜드 자본이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브랜드 자본을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건 모든 마케터에게 해당되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두 마케터의 사고는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많은 사람들이 아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은 다 똑같지 않을까?






Written by 조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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