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수 있는 용기
모잠비크, 아이들의 미래를 열다.
그 말처럼, 한 아이가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려면 근처에 병원도 있어야 하고, 학교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마을에는 병원이 없었고, 학교도 초등학교가 다였다. 아이들이 아플 때도 갈 곳이 없다는 현실은 절박했다. 지부장님은 가장 먼저 보건소 건립을 추진했고, 보건소 건물 벽돌이 하나하나 쌓여갈 때마다 희망이 움트는 듯했다.
교육은 참 중요하다. 한 사람의 생각과 지경을 넓혀주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들은 재능이나 흥미가 있어도, 교육 기회가 적거나, 가정 형편과 낮은 교육 인식 때문에 배움의 길이 막힐 수 있다. 우리는 아이들이 교육에 접근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하고 있었기에 중요한 건 교육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매년 마을 부모님, 초등학교 교사, 아이들을 모두를 초대해 교육 인식 개선 캠페인을 열었다. 교육을 주제로 연극도 하고, 그림도 그리며,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특히 여자아이들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딸로서 집안일을 돕거나, 집안 형편 때문에 조혼으로 학교를 떠나야 하는 아이들이 무수히 많았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적어도 학교 가고 싶다는 말을 하는데 눈치 보지 않게 해주고 싶었다.
행사에서 나누었던 진심 어린 이야기들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아이들에게만큼은 기회를 열어주고 싶다는 부모님의 간절함,
아이들을 잘 보살피겠다며 학교로 보내달라는 선생님의 다짐,
이제는 공부가 즐겁다며 눈을 반짝이던 아이들의 고백.
아이들은 기초교육을 마친 뒤 중등교육으로 나아갈 길이 거의 막혀 있었다. 아이들이 교육을 이어갈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다. 마을에 중등학교를 새로 세우고자 했지만, 정부는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학생 수가 충분하지 않고, 교사를 파견할 여력도 없다는 이유였다. 인근 마을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려 해도, 수요에 비해 자리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때 발견한 것이 바로 모잠비크 정부에서 고안한 디스턴스러닝 프로그램(원거리 교육)이었다. 이름만 들으면 원격 온라인 수업처럼 들리지만, 전혀 달랐다. 학생들은 다른 마을의 중등학교에 공식적으로 입학하면서도, 자기 마을에서 중등교육을 가르칠 수 있는 초등학교 교사에게 수업을 받는 방식이었다. 아이들이 먼 마을까지 유학갈 필요 없이 집 근처 초등학교에 가서 공부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중등학교 교실이 따로 없고 초등학교 수업 외 시간에만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현실에 맞는참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이다.
완벽한 방법은 아니었지만, 이 프로그램 덕분에 아이들이 배움을 이어갈 길이 열렸다. 출장 중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의 그 빛나는 눈빛과 순수한 학구열을 보는 순간, 마음이 벅찼다. 네게 손하트를 건네는 아이들의 그 미소 하나로 어려운 길을 오가는 고생이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아직도 원거리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지, 아니면 더 나아가 마을에 중등학교가 세워졌을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계속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
다만, 아이들의 빈곤은 교육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부모님들의 삶도 함께 개선되어야 했다. 그래서 또 다른 사업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