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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벤더핑크 Oct 22. 2021

울릉도 길라잡이

울릉도 여행 한 눈에 보기

    동경 130, 북위 37 노랫말 가사로 입에 착 감기는 익숙한 숫자의 위치와 72.82km2 면적의 460만 년 전부터 250만 년 전 사이에 바다 밑 2,000m의 깊은 바다에서 이루어진 화산 활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화산암으로 형성된 오각형의 섬. 아름다운 자연의 유서 깊음 만큼이나 아픔도 간직했던 섬이다. 온 국민의 대부분이 독도의 경도와 위도를 기억한다는 것은 그만큼 잊혀지면 안 될만한 역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12년, 울릉도에 2,018명의 일본인이 살았다고 한다. 일본은 1902년 3월에 울릉도 거주민 보호라는 명목을 내세워 부산, 일본 영사관의 경부 1명과 순사 3명 등 4명의 경찰관을 울릉도에 파견 상주시켜 일본경찰관 주재소를 도동에 설치하였다. 이러한 보고를 받은 대한제국은 일본공사에게 울릉도 경찰 주재가 조약 위반임을 강력 항의하였지만 일본은 이를 무시하고 일본인의 울릉도 거주를 계속 장려하였다. 지금의 기술로 만든 배로도 오기 힘들었던 이 머나먼 오지의 땅까지 손길을 뻗치려 들었다니 인간의 욕심은 과연 어디까지 일지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과거 슬픈 역사는 뒤로 하고 현재 울릉도의 아름다움을 감상해보자.


[울릉팔경]

  ▪ 도동모범(暮帆) - 도동항 석양 오징어배 출어 모습

  ▪ 저동어화(魚火) - 저동에서 바라 본 오징어잡이 불빛

  ▪ 장흥망월(望月) - 사동에 뜨는 달

  ▪ 남양야설(夜雪) - 겨울철 달밤 남양의 눈꽃

  ▪ 태하낙조(落照) - 태하의 저녁 해지는 모습

  ▪ 추산용수(湧水) - 추산에 솟는 물

  ▪ 나리금수(錦繡) - 나리동 비단 단풍

  ▪ 알봉홍엽(紅葉) - 알봉의 붉은 단풍


[울릉도 특색]

도동항에 있는 관광안내도와 울릉도 & 기념품점에서 독도 화투를 판매하는 모습. 장애인 수어전용 영상 전화기도 신기하다.


관광안내지도에도 쓰여있듯, 한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울릉도 특색으로 3무와 5다가 있다.


3無


1. 도둑: 도둑이 훔칠 것도, 범행 후 도망칠 곳도 없다. 소박해 보이는 노인들이 주를 이루는 이 동네에서 집에서 훔쳐 갈 것이라곤 오징어 밖에 보이지 않는다. 훔쳐도 배편 시간이 일찍 끊켜 멀리가지 못하고, 하나로 이어진 단일 도로에서 도주로 확보도 용이치 않아 보인다.

2. 공해: 일단 공장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벽돌 공장이 생겼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지나다니면서도 공장을 보지 못했다. 또, 도로가 많지 않고, 차들도 대부분 렌트카이므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길 계절이 오게 되면 매연도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해 뿐 아니라 수질 오염도 없어 보이는데, 어디를 가나 바닷물이 비칠 정도로 물이 너무 맑았고, 펜션에서 목욕할 때마다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부드러움에 물이 좋음을 온 몸으로 느꼈다.

3. : 제주도에는 뱀이 있지만, 울릉도에는 뱀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화산지형이나 뭍에서 떨어진 섬이란 이유 때문이 아닌 듯하다. 향나무와 약초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는 듯한데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이유는 없는 듯해 더 궁금증을 자아낸다. 최근 20년도에 뱀이 출몰했다는 기사도 보면서, 3무는 옛말이 되버릴지도 모르지만, 뱀 대신 하나를 추가로 넣는다면, 나는 "스트레스"를 넣고 싶다.


* 스트레스: 나만의 無를 만든다면 스트레스를 넣고 싶다. 울릉도를 돌며 드물게 소방서와 경찰서를 보았는데, 이 곳에서는 일로 인한 스트레스는 덜 받을 것 같았다. 도둑도 없고, 크게 불이 나 출동할 일도 없을테니... 여기에서 그저 탁 트인 뷰를 바라보며 바다멍을 때리거나, 오염 없는 공기와 물을 즐기며, 자연 그대로의 원석과 같은 건강한 음식들을 맛보며 산다면, 스트레스란 없을 것 같아 보였다. 같이 간 일행 중 몇 명이, 울릉도로 지원을 해볼까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들 만큼, 스트레스 없는 생활이 가능해 보이는 곳이다.


* 산부인과: 굳이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언뜻 보기에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산부인과 병원이었다. 울릉군보건의료원에 응급실도 산부인과가 있긴 한 듯한데, 현재 7개월째 공석이라 한다. 현재 6명의 임산부가 울릉도에 있다고 하는데, 포항의료원에서 매월 1회 순회진료를 보러 온다고 한다. 개인적인 바램으로 스트레스 없는 근무 환경을 원하는 의사 선생님의 많은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울릉도에서는 갯마을 차차차와 같은 스토리가 펼쳐지긴 힘들어 보이는 것이, 다행히도 이미 치과는 있었다.


5多


1. 미인: 약간의 Question 마크가 떠올랐는데, 일단 젊은 처자를 만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렌트카 인계를 해주신 아주머니가 그나마 본 현지인 분들 중 젊다면 젊은 층의 나이 때였는데, 눈이 큰 남방계의 미인상이긴 했다.

2. 바람: 10월이지만 아직은 여름 같은 무더운 날씨에 불어오던 바람은 항상 반가운 존재였기에 특별히 많다는 인식을 하지 못했지만, 돌아보니 항상 어디를 가든 바람이 우리를 따라다니며, 더위를 식혀주곤 했었다.

3. 향나무: 관광지 기념용품점에 가보면 향나무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이 눈에 띈다. 쌀독에 넣어두면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는 향나무로 만든 제품들은 하나쯤 겟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4. : 펜션은 4층이었는데, 온수가 콸콸 쏟아졌다. 물이 좋음을 손 씻을 때마다 느낄 수 있었다. 스킨스쿠버의 성지라는 울릉도는 맑은 바닷물부터 상수도까지 물이, 특히나 맑은 물이 풍부한 곳이다.

5. : 전혀 부정할 수가 없다. 울릉도를 둘러보았을 때 돌이 안보이는 스팟이란 없었다.


*오징어: 울릉도 어디를 가나 햇빛에 오징어를 널어 말리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왜 5다에는 들어가지 않았을지 궁금했다. 갑자기 요즘 핫한 오징어게임에 울릉도와 독도의 연결고리를 편승시켜 독도가 우리땅임을 전세계에 알릴 수는 없을까란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오징어게임 시즌 2가 울릉도나 독도에서 촬영된다면? 혹은 BTS가 함께 알려준다면 효과가 더 만점일텐데...일본에서 다케시마로 언론플레이를 한다면, 우리나라는 독도로 문화플레이를 해야할 때다.


라벤더핑크가 꼽은 3多, 3 미


1. 美 [아름다움]: 어디를 가도 따라오는 봉긋하게 우뚝 솟은 검은 산과 도로를 따라 길게 펼쳐진 바다. 울릉도는 물과 공기마저 아름답다. 울릉도의 아름다움은 긴 부연 설명조차 필요없는 만인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진리다.


2. 味 [맛] : 시장이 반찬이었는지, 자연에서 얻은 무공해의 원석같은 재료들이 날것 그대로의 풍미로 진하게 우려내 그런것인지, 우리의 고심 끝 선택이 모두 옳았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울릉도에서의 매끼니는 실패가 없었다. 매끼니를 감동으로 맞이할 수 있는 것은 가히 축복과도 같은 일이다.


3. 迷 [미혹함, 심취함]: 쉬엄쉬엄 갈 착 辶 자와 흩어진 쌀알을 그린 쌀 미 米 자가 결합한 미혹할 미. 길이 사방으로 뻗어나간 모습을 응용하여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본래 ‘길을 잃다’를 뜻했었지만, 후에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뜻이 확대되어 ‘미혹하다’나 ‘심취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쉬엄쉬엄 가면서도 사방의 빼어난 경관으로 어디로 갈지 갈피를 못잡게 그 자리에서 심취하게 만드는 섬, 울릉도.

   도로를 달리다 보면 카메라를 들이대 막 찍어도 엽서인 듯한 걸리적 거릴 것 하나 없는 탁 트인 바다와 기암절벽과 봉긋한 봉우리의 산들이 감싼 풍경이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것이 아쉬워 중간 중간 차를 멈출 수 밖에 없다. 미혹할 수 밖에 없는 경치와 특유의 매력을 뿜어내는 울릉도. 울릉도만이 가진 매력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유혹하는 섬. 한 번 그 매력에 빠지면, 한동안 헤어나올 수 없다. 큰 충격과도 같은 감동을 받고 나면, 왠만한 관광지를 가도 이제 울릉도 만큼의 감흥을 주지 못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들린, 울진과 포항의 곳곳의 여행지에서도, 집으로 돌아와 일상에서도 울릉도의 흔적 찾기에 여념이 없게 된다.


* 迷의 뜻: 1. 미혹하다(迷惑--), 헷갈리다/ 2. 헤매다, 길을 잃다 / 3. 유혹하다(誘惑--), 어지럽게 하다 / 4.      흐릿하다 / 5. 빠지다, 심취하다(心醉--) /6. 혼미하다(昏迷--) / 7. 잃다



 [울릉도 여행의 강력 추천]: 독도, 카페 울라, 나리분지, 대풍감, 관음도, 먹물 아이스크림


   추천지로 가는 길에 쉽게 만날 수 있는 해중전망대, 삼선암, 거북바위 등도 둘러보자. 우리나라 역사와 자연 탄생의 역사가 함께 숨쉬고 있어 꾸미지 않아도 특유의 감동과 매력이 넘치는 울릉도.


1) 3대가 덕을 쌓아 독도까지 입성할 수 있다면 그 감동은 배가 된다.


2) 울릉도 '울'에 고릴라 '라'의 일명 카페 울라에서는 제인이 타잔이 아닌 고릴라와 사랑에 빠질 것만 같은 사랑스런 비쥬얼의 고릴라와 같은 포즈로 한컷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옆에 추산의 기를 받아 건축상을 수상한 1박에 1천만원이상인 코스모스 리조트의 외관도 힐끔 보고, '음'을 뜻하는 검은 색 링과 '양'을 뜻하는 하얀색 링에서 음양의 조화를 이룰 사진도 찍고, 탁트인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추산의 멋스러움도 만끽해보자.



3) 나리분지에서의 나물 정식이리면 평소 나물 반찬 투정하던 사람도 나물력을 한층 올릴만한 향긋한 나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울릉도 여행을 다시 하더라도 이 나물 정식은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화산분지에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은 유일하며, 성인봉 북쪽의 칼데라 화구가 함몰되어 형성된 울릉도 유일의 평지라 걷기 편한 나리분지의 고요한 정취를 한번 느껴보자.


 4) 우리나라 10대 비경 대풍감에서는 모노레일이 현재 중단 되었으나, 발품을 팔아 부지런히 오르다보면 그 노력에 상응하는 절경을 맛볼 수 있다.


5) 보고 보아도 또 보고 싶은 관음도 둘레길의 포인트는 울릉도와 연결되는 보행연도교이다. 걸어가며 걸음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그 풍경을 염탐해보며 관음도를 걸어보자.


6) 더운 계절 울릉도에서 콘까지 새까만 먹물 아이스크림은 꿀맛이다. 다만, 빨리 녹아내림 주의와 이빨 새까매짐 주의! 울릉도 3일 동안 2번 맛본 먹물 아이스크림 강추!

  



    울릉도에 다녀온 뒤 이제 왠만한 자연풍광으로 감탄할 일은 줄어들 것이 하나 단점이라면 단점이었던 울릉도 여행. 오래전 분화구에서 분출했던 용암의 크기 만큼이나 거대한 매력을 발산하는 울릉도로 아직 떠나보지 않았다면, 더이상 망설이지 마시길. 울릉도행은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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