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결혼식에 갔다가 오랜만에 동아리 멤버들을 만나 간 커피숍에서 여자후배가 연애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고 선배입장에 놓여있는 사람들이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고 그 이야기들을 듣다보니 문득 우리의 연애관이나 결혼관이 많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어떤 사람과 만나야 하는가에 대한 내 생각을 한번 정리해보기로 했다.
1. 좋은사람 만나야 되
사람들은 연애든 결혼이든 “좋은 사람”과 해야 된다고 이야기를 한다. 근데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 참 애매하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이야기 되는 객관적으로 좋은 사람 이라고 분류되는 조건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남자 – 1. 돈 많고 2. 집안 좋고 3. 학벌 좋고 4. 직업 좋고 5. 차 좋고 6. 잘 생기고 7. 바람기 없고 8. 여자에게 성실하고
여자 – 1. 이쁘고 2. 몸매 좋고 3. 착하고 4. 순진하고(클럽/나이트 안가고) 5. 남자에게 성실하고
잘 생각해보자 과연 저 모든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남자의 경우
A. 남자 집안이 좋으면 직업도 좋고 돈도 많고 차도 좋을 것이다 그런 남자가 바람기가 없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이렇게 완벽한 남자는 자신의 여자의 조건도 완벽한 것을 바랄 것이다.
B. 잘생긴 남자가 바람기가 없고 여자에게 성실하기가 쉽지 않다.
여자의 경우
A. 이쁘고 몸매 좋은 여자가 순진하기가 쉽지 않다.
B. 이쁘고 몸매 좋은 여자가 남자에게 성실하기도 쉽지 않다.
( 물론 남자 여자 모두 예외는 있다 다만 그런 사람을 만날 확률이 로또 정도 라는거지 )
2. 능력있는 사람 만나야 해
이 이야기는 내가 남성이고 난 여자의 능력을 별로 상관하지 않는 사람이다보니 여자가 능력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기에 다 보니 여자들이 남자의 능력을 판단하는 부분에 대한 오류에 대해서 밖에 이야기를 못하겠다.
여자들이 말하는 능력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부분을 조금 상세히 이야기 해보라고 해서 들었던 이야기들을 정리 해보니 대략 다음과 같다.
A. 부모에게 물려받을 재산이 많은 남자는 HOLY BEST
B. 자신이 연봉이 1억 이상이거나 모아둔 자산이 많아서 집을 소유하고 있고,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면 BEST
C. 부모가 자산이 많아서 결혼시 집이나 차를 흔쾌히 해줄 수 있으면 GOOD
D. 자신이 연봉이 5000만원 이상이거나, 자산이 많아도 집을 살 만큼 능력이 안되고, 부모가 자산이 부족해서 대출을 끼고 해야되면 BAD
E. 자신이 연봉이 5000만원 이하이고, 부모도 자산이 없으면 WORST
A는 중견기업/대기업 갯수 * 2명 정도 하면 대충 규모가 나오겠다 하지만 그들의 부모는 비슷한 환경에 놓여있는 자제들 아니면 결혼을 쉽게 허락하지 않으니 평범한 사람은 대상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B는 CEO 아니면 외국계 금융회사, 컨설팅에 종사하는 사람들 또는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경우에도 하고 있는 일들이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오면 중견기업/대기업 자제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빈번히 생기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은 대상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C는 그나마 A,B에 비해서 많은 편인데 복불복인 것이 어떤 집에서는 집을 해 줬으니 그에 상응하는 예단이나 혼수를 해오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100세 시대에 부모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사용할 자산의 일부를 떼서 도움을 받은 것이니 그만큼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부담이 있을 것이다.
D, E 가 사실 한국 사회의 대부분의 2-30대 남자들의 현실인데 여자들 눈에는 BAD와 WORST 인지라 남자들은 점점 자존감과 자신감을 잃어서 연애를 아예 생각하지 않고 혼자 살려고 하는 초식남들이 늘고 있다고 하니 참 안타깝다.
끝. 그래서 어떤사람을 만나야 할까
첫째, 우리는 ‘좋은 사람’이라는 단어를 재정의 할 필요가 있다
생각해 봐라 어린시절에 우리가 어떤 사람에게 반했고 사랑했고 연애를 해왔는가 정말 말 그대로 내가 그 사람의 어떤 면이 좋다고 느꼈고 그 어떤 면 하나만으로도 다른 것들을 다 덮어왔었기 때문에 사랑했었던 것이다. 이제 와서 가능하지도 않은 완벽한 사람을 만나겠다는 욕심이 생긴 이유가 뭔지 잘 생각해봐라
둘째, 연애와 결혼은 나와 그 사람이 하는 것이다 이것 마저도 비교사회에 희생당하지 마라.
사람들 눈에 보여주기 좋은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나에게 실질적으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어떻게 할텐가 잘 생기고(이쁘고), 키 크고, 능력(몸매) 좋으니까 달라붙는 여자(남자)가 많아서 바람필 기회가 수시로 생기고 심지어 실행도 하고 한다고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하기에 남자든 여자든 다음의 기준으로 사람을 봐야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A. ‘가정’에 대한 가치관이 어떻게 적립되어 왔는가
혼인신고서를 합법적인 섹스를 하기 위해서 따는 라이센스 정도로 여기는 사람과 결혼해서는 안되는 것 아니겠나.
내가 만들고자 하는 가정은 어떤 가정이다 라는 것이 세워져 있고 그것을 위해서 함께 어떤 부분들을 노력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꾸준히 고민해 왔고, 또 어느정도 생각이 적립되어 있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그것이 단순히 고민뿐만 아니라 자신의 부모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정말 좋은 환경이겠지.
B. 서로 상대방을 어떤 마음과 태도로 바라보고 있는가.
“나이가 먹어가니 결혼은 해야겠고 마땅히 괜찮은 사람은 없는데 이 사람이 조건이나 환경이 괜찮으니까 이 사람이랑 해야겠다” 수준으로 결혼하는 커플이 얼마나 행복할까 정말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살아가는 것 아닐까? 이제는 그나마도 이혼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사회다 보니 이런 관계는 더 깨지기가 쉽다.
오늘 친구의 신랑이 내 친구에 대해서 후배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난 이 사람 아니면 안될 것 같다” 서로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사회적 기준으로 몇살에는 결혼해야 된다’ 이런거 신경쓰지 말자
C. 그동안 살아오면서 어떤 경험과 경력을 쌓아왔는가.
남자든 여자든 서로를 품어줄 수 있는 그릇을 가져야 되고,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줄 수 있는 그릇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그릇을 형성 하는 것은 그 사람이 그동안 어떤 경험을 쌓았고 어떤 경력을 쌓았는가 이다.
난 심지어 섹스경험에 대한 생각도 경험이 없는 여자보다는 경험이 있는 여자가 좋다고 생각한다.
D. 추구하는 삶의 가치관과 목표가 있는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목표가 없는 사람은 삶에 불평과 불만이 가득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은 여유를 갖고 있을리도 만무하다. 여유가 없는 삶, 불평과 불만이 가득 한 삶을 사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해봐라 피곤하다.
부부는 공동체라고 한다 내가 희미한 삶의 가치관과 목표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내 반려자가 어떤 가치관과 목표를 갖고있느냐에 따라서 나의 삶 자체도 많은 변화를 겪고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부부인 것이다.
사실 그 어떤 스펙을 측정하기 보다 제일 먼저 측정해야 하는 것은 그 사람의 가치관과 목표 아닐까?
E. 이 사람의 미래 가치는 어떠하고 나는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유머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클린턴이 힐러리의 전 남자친구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면서 힐러리에게 “그때 나랑 만나지 않았으면 넌 주유소 사모님 소리나 듣고 있겠지?” 그러자 힐러리가 이런 답변을 했다고 한다 “아니 저 남자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을거야”
얼마나 자존감 있고 멋진 이야기인가. 이미 세공되서 값이 매겨져 있는 다이아몬드를 사는 것보다 아직 세공이 되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값이 낮게 책정되어 있는 원석을 사서 내가 직접 세공해보는 것은 어떨까?
세공하는 재미도 있고 당신이 세공한 다이아몬드이기에 그 어떤 다이아몬드보다 당신의 마음에 쏙 드는 다이아몬드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보석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원석을 찾아 보석을 만드는 생각을 해보자.
위 5가지 어느 하나 쉬운 명제가 없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으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라는 것이다. 나는 과연 무엇을 갖고 있으면서 상대방이 가진 것을 평가하고 판단하고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