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준철 Apr 16. 2016

성장하는 과정이야,
너무 자괴감 갖지 마.

회사의 갈등을 객관화하지 말고 자기의 책임으로 돌리는 CEO 들을 위해

이미지출처 - http://pre00.deviantart.net/abae/th/pre/f/2013/191/6/3/gloomy_day_by_psiipilehto-d6ct7se.png


2주 전부터 한 후배가 상담이 필요한데 시간을 내줄 수 있냐고 요청을 해왔다. 크라우드펀딩 기간이다 보니 다양한 투자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을 못 내고 있었는데 답답함이 극대화되었는지 오전에 연락이 왔길래 대화를 나눠봤다. 


후배가 겪고 있는 문제는 회사 내 인력의 이탈 문제였다. 


회사가 성장하는 속도와, 경영진이 성장하는 속도와, 임직원이 성장하는 속도가 같을 수 있으면 참 좋은데 대부분 이 속도는 같지 않다. 회사가 성장하는 속도에 비해서 경영진/임직원의 속도가 느린 것이 대부분이고, 보통 초기기업들은 회사 -> 경영진 -> 임직원 순으로 성장하게 되는데 그 기업에 속한 이들의 경험의 시간(경력)에 따라서 회사 -> 일부 임직원 -> 경영진 순으로 성장하기도 하는 것 같다. 


성장의 속도나 순서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갈등이 이 두 가지 부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의리 정서가 있기 때문에 회사를 이탈하는 인력들이 자신들이 이탈하는 이유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불만을 CEO에게 이야기해서 함께 개선해보려고 하는 노력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혼자 끙끙 앓다가 나가면서 CEO에게는 '여행' 또는 '공부'를 이유로 이야기를 하면서 떠난다. 떠나는 이에게도 남겨진 이에게도 좋지 않은 이별 방법이다. 그래서 한동안 창업자는 구성원들의 이탈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헤매게 된다.




인력 이탈의 문제는 다양하게 생긴다. 


최근 접하게 된 사례들을 보면 아래 두 가지가 많은 편이고. 


A-1) 회사의 투자유치가 성과라고 생각해서 이른 축배를 들고 큰 보상을 기대했다가 생각과 달라서 상처받는 경우 

A-2) 투자유치, 영업, 홍보 등을 위해서 회사 내부보다는 회사 외부에 떠나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창업자와의 정서적 스킨십이 줄어들어 연대감이 줄어드는 경우 


보통은 아래의 이유가 많은 것 같다.


B-1) 오랫동안 일해온 인원들과 새롭게 합류한 인원들 사이에서의 알력 다툼에서 상처받은 경우 

B-2) 업계 인력 부족으로 인해서 타 기업으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는 경우


왜 이유에 '금전적 문제는 없냐'라고 궁금해할 수 있는데 지난 시간 동안 겪으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인재들은 특별한 이유가 생기지 않는 한 ( 결혼, 가족의 병마 ) '당장의 현금적 이득'을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이탈을 결심하게 되는 이유는 대부분 정서적인 이유다. 


문제는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이런 이별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당사자들과 면담을 통해서 해법을 찾기보다는 자신이 모든 것을 망쳐버리고 더 이상 건널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넌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후배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성장의 과정이다. 

창업자로서 힘들고, 괴롭고, 어려울수록 성장한다. 

회사랑 너를 동일시하지 말고 제삼자가 되어서 회사의 상황을 보는 노력을 해라. 

네가 네 사람들을 믿고 이야기하는 만큼 네 말의 힘이 생길 거야.



연애가 이별을 통해서 많은 가르침을 주듯, CEO들은 구성원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많은 자극과, 반성과, 가르침을 얻는다. 


나 역시도 그동안 3번의 사업을 정리하면서 많은 이별을 해봤고, 자괴감에 빠져서 우울증까지 발전해서 헤맸던 적도 있고 어떨 때는 극단적인 생각도 한 적도 있다. ( 고등학교 때 창업했던 회사에서는 구성원들로부터 탄원서를 받은 적도 있다. 어이없는 이유였지만 )


그 모든 과정이 있었기에 이제는 이런 글을 통해서 후배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지금의 내가 되었다. 


후배들에게 마지막 당부의 말과 내가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 한 구절을 올리면서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네 잘못이 없진 않지만, 언젠가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이고 이 계기를 통해서 회사도 너도 구성원들도 한 단계 성장하게 될 거야. 

너무 자괴감 갖지 말고 힘내!


친구야 너는 아니 - 부활 -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 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줄 때 

사실은 참 아픈 거래 

친구야 봄비처럼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픈 내 맘 아니 

향기 속에 숨겨진 내 눈물이 한 송이 

꽃이 되는걸 너는 아니 


https://www.youtube.com/watch?v=fmGcdoB8AwA

매거진의 이전글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관련 메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