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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준철 Dec 21. 2021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첫 번째-

아들아 인생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질문이 들고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주제가 있다면 아마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아닐까 싶단다. 


아빠 생각에 그동안 만나왔던 사람들과의 대화를 생각해 본다면 기본적으로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네가 ‘좋은 사람 이려고 노력하는 사람’ 일 가능성이 크지만 그럴수록 주변 사람에 대한 ‘좋은 사람, 나쁜 사람’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모호해서 상처를 받거나 오해를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글을 쓴단다. 


너를 키우면서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주제로 몇 가지 이야기를 쓰게 되지 않을까 하는데 일단 현재 시점의 떠올라 정리해 둬야 할 것 같은 이야기를 써 한번 읽어보고 참고만 하고 직접 경험해 보고 어떻게 할지 결정하렴. 


1.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판단할 때 타인의 말을 듣고 판단하지 말아라. 


옛말에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고 ‘좋지 못한 사람과 가까이하면 악에 물든다’는 말이 있단다. 


아빠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이 말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살았어.

그런데 아빠가 지혜가 부족해서인지 큰 오류를 범했는데 그 오류는 바로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을 아빠가 그 사람을 직접 경험한 것에 두지 않고 아빠와 아는 사람이 어떤 이로부터 어떤 일을 겪었다고 하면 그 이야기만 듣고 그 사람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구분했던 것이야. 


사람은 저마다 다른 가치관과 기준을 갖고 살아가고, 모두가 완벽할 수 없기에 모두가 서로를 좋아하고 인정할 수 없단다. 


- A라는 사람이 B 에게는 나쁜 사람일 수 있지만 많은 사람에게는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일 수 있어 

- B라는 사람이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일 수 있지만 C, D, E 에게는 나쁜 사람일 수 있어


이 말이 되게 모순되게 들리겠지? 아빠도 어렸을 때는 그렇게 들렸던 것 같아.  


그래서인지 아빠는 누구든 누군가에게 작은 일이라도 피해를 끼쳤다고 하면 직접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멀리하고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했었는데 나중에 직접 경험해보니 실제로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고 아빠가 이간질을 당했거나, 일방적인 이야기만 듣고 잘못 판단한 일이었던 경우가 많았단다. 


그래서 아빠는 37살이 되고 나서야 타인의 말을 듣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닌 직접 경험한 것으로 사람을 판단하기로 바뀌었는데 이게 참 너무 안타깝단다 그러니 아들 너는 이보단 조금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는데 이 역시 아빠도 너 자신이 아닌 타인이니까 그냥 참고만 하렴. 


2.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마라 


앞서 말했듯이 사람은 저마다 다른 가치관과 기준을 갖고 살아가고, 모두가 완벽할 수 없기에 모두가 서로를 좋아하고 인정할 수 없단다. 


그렇기 때문에 네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면 그 노력은 너 자신을 잃고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면서 허우적 대다가 결국엔 누구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 


언젠가 업계의 오랜 선배님과 있는 자리에서 한참 평판에 문제가 있던 친구에게 큰 기회를 주신 것을 보고 아빠가 질문을 한 적이 있어 ‘A라는 친구 업계에서 말이 많던데 그런 기회를 주셔도 괜찮으세요?’라고, 그랬더니 선배님께서 아빠에게 말씀하시기를 

‘내 경험상 한 사람에 대해서 모두가 좋은 소리만 한다면 사기꾼일 가능성이 크고, 모두가 나쁜 소리만 한다면 정말 나쁜 사람일 가능성이 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좋은 소리를 어떤 이들은 나쁜 소리를 한다면 그 사람이 어떤 분야에서 앞서 가거나 특별함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라고 하셨단다. 


아빠가 생각하기에 사람은 부모, 형제, 자식에게 우선적으로 좋은 사람 이려고 노력하되 자기 자신에게 좋은 사람 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 이후에 각자의 그릇과 목표에 맞춰서 그 이상의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면 사람의 도리는 다 하고 살다 가는 것이 아닐까 싶어.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마렴. 너 자신이 제일 중요하니까. 


3.‘좋은 사람의 기준’을 네 안에 두지 마라. 


아빠는 좋은 사람이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고, 신의를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업계의 후배들에게 심사나 멘토링을 할 기회가 생겼을 때 아빠가 신의를 가진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최고의 피드백이 ‘1)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2) 둥글게 돌려 말하지 않고 3) 최대한 임팩트를 줘 문제가 고쳐지게’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아빠에게 심사평을 받거나 멘토링을 받은 여러 후배들 중에 아빠의 이 마음을 바로 알아주는 사람이 30%도 안 되었단다. 시간이 지나서 아빠가 조언한 대로 결과가 나오고 나서 1-20%의 후배가 그때 아빠가 했던 조언의 뜻과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지. 


어렸을 땐 아빠는 후배들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조언의 방법을 바꿀 생각을 잘하지 못했어 그런데 너를 키우면서 아빠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았단다. 


네가 소근육이 발달하지 못해서 엄마 아빠 뺨을 만지고 싶은데 싸대기를 날릴 때, 네가 엄마 아빠랑 놀고 싶어서 침대 위에서 뒹굴다가 발로 머리나 얼굴을 찰 때 네가 보인 행동에는 사랑이 담겨 있지만 엄마 아빠에게 미친 영향은 다르다는 것을 보고 ‘부모가 아니라면 어떤 행동에서 그 기저에 깔린 마음까지 읽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 없겠구나’라는 것을 깨닫고는 아빠가 선배로서 후배의 경험과 눈높이 그리고 현재 상황에 맞춰서 조언을 해줬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지


이걸 깨닫고 나니 사실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주기가 참 쉽지 않아 졌단다. 


누군가에게 나의 시간을 내어서 온전히 상대방을 위한 조언을 해주는데 상대방의 경험과 눈높이 그리고 현재의 상황까지 알고 조언을 해주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28개월인 너를 키우는 중인 지금은 그런 노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하기에는 너에게도 쏟을 시간이 부족하거든.. 그래서 가정을 이룬 선배들에게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가졌던 것이 미안해졌단다. 


오늘 아빠가 만난 사람들과 위 3가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어 그래서 잠들기 전 생각을 두서없이 정리해 봤는데 다음에 또 ‘좋은 사람, 나쁜 사람’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면 글을 써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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