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irl in the Cafe
어렸을때부터 난 아버지로부터 '살인, 강도, 강간등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일을 제외하고는 네가 원하는대로 삶은 살아도 좋다' 라는 이야기를 듣고 살았다. 그리고 나의 성장기때 갖은 어려움이 나를 찾아와서 괴롭힐때 그것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준 것은 '내가 배운대로, 내가 아는대로 살아야 한다'라는 내 안에 담겨져 있는 메시지였다.
바쁜 프로젝트를 마치고 쉬기 위해서 마포에 있는 모 레지던스의 침대에 누워서 있던 중 BBC Entertainment에서 인상깊은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The Girl in the Cafe
'The Girl in the Cafe' 는 2005년도에 Ammy 상을 수상한 BBC채널의 드라마 이다.
카페에 앉아있던 어느 한 여인 지나(Kelly Macdonald)와 영국의재무부장관의 주요 브레인 로렌슨(Bill Nighy)의 만남을 통해서 드라마 작가는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Bill Nighy는 1949년 영국 출생으로 우리에게는 러브액츄얼리나 해리포터,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친근한 배우다.
황혼에 찾아온 사랑
황혼을 바라보는 로렌슨이 일을 마치고 찾아간 어느 카페에서 평소의 이상형이었던 여자를 만나게된다.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그녀가 앉은 테이블로 가게 되고 무척이나 사무적이고 딱딱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묵묵히 몇가지 이야기를 나누고는 업무로 돌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왜 그런지 모르게 더이상 발길이 떨어지지 않고 결국은 그녀에게 또 만나달라는 요청을 하게 된다.
그동안 너무 바쁘고 중압감있는 일속에 파묻혀서였을까? 둘사이의 만남동안 로렌슨은 지나의 이야기를 듣기 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지나에게 전달하는 것에 열중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들속에서 그동안 바쁘게 살아왔던 자신의 삶에 대해서 치유받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경제 전문가 로렌슨, 그리고 서방7개국정상회담(G8)
로렌슨은 누가봐도 천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에 대한 전문가이다. 둘의 데이트 동안 로맨틱한 말 보다는 사회적으로 이루어지는 여러가지 일들에 대한 수치를 나열하면서 자신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 수치를 기억하는 능력이 참으로 놀라울 정도이다.
몇번의 데이트를 나누던 중에 로렌슨은 재무부장관과 함께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아이슬랜드에서 열리게 되는 서방7개국정상회담(G8)에 참석하기 위해 준비를 하던 중 로렌슨은 지나에게 여행에 동참할 것을 요청하게 되고 공항에서 한참동안 기다리다가 안오자 낙심하지만 늦게 도착한 지나의 모습을 보면서 무척이나 기뻐한다.
G8회담은 영국을 의장국으로 하여 일본, 미국, 프랑스, 독일을 비롯하여 전세계의 주요선진국들이 세계문제에 대해서 논하는 회담이다. 로렌슨은 재무부장관의 측근으로 브레인으로서 참석을 하게 된 것이다.
처세와 진심어린 행동의 차이, 타협과 결단의 차이
로렌슨은 누가봐도 공무원이구나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참으로 딱딱하고 누군가에게 자신의 잘못이 비춰지기를 싫어하는 타입이다. 지독할정도로 처세의 신경을 쓰는 타입이라고 해야될까? 그의 반면해서 지나는 아는대로 믿는대로 행동하는 타입이다.
드라마는 로렌슨과 지나의 로맨스를 주요 전개로 해서 여러가지 요소를 배치하여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랫동안 일에 지쳐서 자신과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비관하는 한 남자에게 진심어린 관심과 따듯함이 얼마만큼의 치유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보일 수 있지만 로렌슨이 G8 회담의 여러 파티에 지나를 초대하였을때 그 안에서 지나가 참석한 여러 높은 사람들에게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사실은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주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드라마에서의 G8회담에서는 여러가지 세계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주요 내용중의 하나는 '뉴 밀레니엄 계획'으로 아프리카 7개국에 대한 지원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지나는 로렌슨을 통해서 그 밀레니엄 계획에 대해서 알게 되는데 로렌슨이 말하는 수치는 하루동안 몇명의 아이가 죽어가고 또 몇명의 사람이 죽어가는 가에 대한 수치이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를 통해서 우리가 목표로 했던 것 중에 반만을 달성하고 가도 성공이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지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난 뒤부터 로렌슨이 하는일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하루하루 회의를 하고 돌아오는 로렌슨을 보면서 그리고 고민으로 인해서 잠못드는 로렌슨을 보면서 측은한 마음을 갖고 또 진심어린 애정으로 로렌슨을 감싼다. ( 남자로서 성욕이 있지만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기에 섹스를 요구하지 못하고 매너있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로렌슨에 대한 믿음도 생겼을 것이다. )
로렌슨은 지나가 밀레니엄 계획에 관심이 있고 또한 아프리카의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꼭 해내야할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처세를 지키는 것과 지나가 말하는 진실을 행하는 것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많은 괴로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던 중에 여러 파티에 참석한 속에서 지나가 자신의 상관인 재무부장관이나 타국의 장관에게 밀레니엄 계획을 꼭 성사시켜야 한다고 요청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쩔줄 몰라 난감해하면서도 그러한 지나를 말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일이 있은 후 자국의 정부요원들로부터 지나가 회담을 방해하기 위한 시위대가 아니냐라는 의심을 듣고 나서 한동안 지나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지나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묻게 되지만 그녀를 파티에 초대해서 그녀의 이야기를 하게끔 계속 지원을 해주게 된다.
짧은 연설, 한 사람의 믿음, 세계의 변화
파티 참석 중에 부인 자격으로 참석한 어떤 한사람과의 대화중에 그에게 자식이 세명이 있었으나 한명이 사고로 인해서 죽게 되었고, 그러한 일이 그사람에게 얼마나 큰 아픔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그것이 나의 일이 된 것이죠' 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 한다
지나와 로렌슨을 헤어지게 만들었지만 세계의 정상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게 된 하나의 연설이 있었다. 세계 정상들이 모여있는 만찬의 자리에서 영국의 수상이 연설을 하던 중에 밀레니엄 계획에 대해서 적당히 잘 타협을 하자고 이야기를 하자 지나가 이야기를 가로막고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게 된다.
'적당히 타협을 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당신들이 있는 것이냐, 나의 친구에 의하면 3초에 한명의 어린아이가 죽는다고 알고 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이 호화로운 음식들은 꿈도 꾸지 못한채.. 모기가 무는 것 만으로도 죽어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1,2,3 딱 한사람 죽었고 1,2,3 또 한사람 죽었네요.. 중요한 것은 그들은 낳은 부모들의 마음이다.. 자신의 아이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또한 그들 스스로도 죽어가는 모습들을.. 우리는 변화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당히 타협한다는 이유로 외면한다면.. 우리 스스로 떳떳하지 못할 것이다.
결국 지나는 이 이야기를 끝내고 난 뒤 정부요원들에 의해서 귀환조치 되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로렌슨은 마지막 회담을 앞두고 재무부장관에게 지나의 행동은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잘못했기 때문에 사표를 쓰겠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지나에게 찾아가 마지막으로 공항까지 이송해주겠다고 말하는데..
마지막으로 공항에서 로렌슨과 헤어지게 될때 로렌슨은 지나에게 왜 과거에 교도소를 가게 되었었는지에 대해서 묻게 되고 지나는 말하게 된다. '사람을 헤쳤어요, 어떤 아이를 죽게만든 사람을' 그러자 로렌슨이 묻는다 '당신의 아이였나요?' 지나는 대답한다. '누구의 아이였던게 상관있나요?'
둘의 헤어짐을 보여주고 나서는 다시 G8회담장으로 장소가 옮겨진다 그리고는 영국 수상과 재무부장관의 연설이 나오는데 '뉴 밀레니엄계획을 강력하게 밀어붙이자'는 수상의 말과 함께 재무부장관은 다른 국가의 정상들에게 향하여 '내가 커피에 들어가는 관세를 낮추자고 평생을 걸어서 정치계에 몸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 문제를 위해서 결단하기를 원하고 당신들도 동참하길 바란다' 라고 말한다.
마지막
결국 G8 회담에서 밀레니엄 계획은 성공적으로 합의가 되고, 로렌슨은 그 변화를 놀라워 하면서 지나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의 결과를 알려주게 된다.
그리고는 마지막 메시지가 나타난다.
위대한 인물이 될 기회는 우연히 찾아온다. - 넬슨 만델라 -감상평
감상평
드라마를 보고나서 네이버를 통해서 몇가지 감상평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대부분 이 드라마를 '황혼의 노인의 사랑 이야기'로 적어놓은 경우가 많았다. 같은 내용을 보고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로맨스 영화로 분류하는 이유에서는 그들에게 국제적으로 일어나는 정치문제에 대한 무관심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보통 현재의 나를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현실' 이라고 말하고, 이타적인 생각이나 어떤 도덕적이나 가치관을 따르는 것을 보고 '이상을 꿈꾼다' 라고 말을 한다. 그리고 그럴때마다 나는 그들에게 '이상을 현실로 만들게 되면 결국 현실이 되는 것이다' 라고 말을 한다.
우리는 오늘날 무엇이 이상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명확히 구분하지 못한채 고의적인 혹은 무의식중에 우리에게 당장 이득이 되지 않는 삶이나 상황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 정치인들의 부정부패를 눈감아주고 공인으로서 잘못된 행동을 보였던 여러 연예인들이 다시 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이유도 그러한 것들이 아닐까 싶다.
영화를 보면서 크게 느낀 것은 내가 오피니언 리더로서 성장 했을때, 한국사회 또는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을때 내 자신의 위치와 밥벌이를 위해서 살기보다는 좀 더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한번 살다가 가는 인생인데 남들 다 가질 수 있는 부유함만을 갖고 살다 가는 것은 오히려 큰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DVD로 구할 수 있다면 소장해 두었다가 나중에 영향력이 큰 사람이 되었을때 다시금 돌려보곤 해야겠다.
2007년 10월의 기록 끌어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