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의 부인이랑 임대차 계약을 하라는데 괜찮을까요?
Q. 임차인 A 씨와 임대인 B 씨는 임대차 계약을 준비 중입니다. 하지만 계약 당일, 임대인이 바빠서 참석을 못하게 됐으니, 대신 그의 부인과 계약하라고 연락받았습니다. 임차인은 임대인 당사자가 아닌 그의 부인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도 괜찮을까요?
A. 부부는 일상적인 가사에 있어 서로를 대리할 수 있습니다. 이를 부부의 일상가사대리권이라고 합니다.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일상가사대리권입니다. "일상적인 가사"란 부부의 공동생활에 통상적으로 필요한 사항으로, 식료품, 생활용품의 구매 등 의식주와 관련된 사무와 교육비, 의료비, 자녀 양육비 지출과 같은 사무를 포함합니다. 하지만 일상생활비로서 객관적으로 타당한 범위를 넘어선 금전 차용, 부동산의 처분(매매, 임대, 담보설정)과 같은 행위는 일상적인 가사의 범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즉, 부부 중 한 명이 일상가사대리권만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 소유자가 직접 참석하거나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갖춘 대리인이 참석해야 한다고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임차인은 임대인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경우, 소유자의 신분증을 통해 등기부상의 인적 사항과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임차인이 소유자의 부인, 가족, 지인 등 대리인과 계약을 할 수 밖에 없는 경우, 반드시 위임장과 소유자의 인감증명서를 요구해야 합니다. 위임장에는 부동산의 위치, 소유자의 성명과 연락처, 계약의 목적, 대리인의 성명과 주소 및 주민번호, 임대차 계약의 모든 내용을 위임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며, 연월일을 기재하고 위임인(소유자)의 인감도장이 날인되어야 합니다. 인감증명서에서는 위임장에 찍힌 위임인(소유자)의 도장과 임대차 계약서에 사용할 도장이 인감증명서에 기재된 도장과 동일해야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는 대리권을 가진 사람은 그 권한 내에서 법률행위를 할 수 있으며, 만약 대리인이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했다면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본인이 그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기 때문입니다. 판례에 따르면, 처가 특별한 수권 없이 남편을 대리하여 보증을 한 경우, 표현대리가 성립하려면 처에게 일상가사대리권이 있었다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방이 처에게 남편이 그 행위에 관한 대리의 권한을 주었다고 믿었음을 정당화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즉, 처가 임의로 남편의 인감도장과 용도란에 아무런 기재 없이 대리방식으로 발급받은 인감증명서를 소지하고 남편을 대리하여 연대보증한 경우, 법원에서는 남편의 표현대리 책임을 부정하였습니다.
참고
민법 제832조 (가사로 인한 채무의 연대책임)
부부의 일방이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제삼자와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다른 일방은 이로 인한 채무에 대하여 연대책임이 있다. 그러나 이미 제3자에 대하여 다른 일방의 책임없음을 명시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126조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
대리인이 그 권한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삼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
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다18988 판결
타인의 채무에 대한 보증행위는 그 성질상 아무런 반대급부 없이 오직 일방적으로 불이익만을 입는 것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남편이 처에게 타인의 채무를 보증함에 필요한 대리권을 수여한다는 것은 사회통념상 이례에 속하므로, 처가 특별한 수권 없이 남편을 대리하여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을 경우에 그것이 민법 제126조 소정의 표현대리가 되려면 그 처에게 일상가사대리권이 있었다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방이 처에게 남편이 그 행위에 관한 대리의 권한을 주었다고 믿었음을 정당화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