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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와 LG, 브랜드숍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어서와, 유통 회사는 처음이지? - 화장품, 함순식

by 부동산코디 함순식
캡처.PNG 그래픽 이미지 : news 1

아모레퍼시픽의 2020년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7%가 감소한 1조 1808억 원, 영업이익은 67.2% 감소한 362억 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채널은 약 60% 성장했으나, 면세점 매출이 40% 이상 하락했고 오프라인 역시 두 자릿수의 매출 하락을 보였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해외 매장들의 임시 휴점이 지속됨에 따라 해외부문의 실적이 적자 전환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와의 온라인 프로모션 강화, 쿠팡 전용 브랜드 이너프 프로젝트(Enough Project) 론칭, 11번가의 “오늘 발송”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최근에는 대표적인 온라인 패션 커머스 무신사와 합자 조합을 결성했다. 이번 합자 조합을 통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온라인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고 뷰티와 패션 영역의 시너지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브랜드숍 이니스프리는 2020년 2분기 매출액이 884억 원으로서, 전년 동기 대비 40%가 하락하고, 1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였다. 매출 하락에 따른 가맹점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지난해 12월 920개였던 이니스프리 매장 수는 올해 6월 827개로서 6개월 만에 100여 개의 매장을 폐점하였다. 아모레의 핵심 자회사인 이니스프리가 적자 전환하면서 향후 경쟁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니스프리는 온라인 채널에 집중하고, 수익이 나지 않는 오프라인 매장은 계속해서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아모레의 색조부문을 책임져 온 에뛰드는 2020년 2분기 매출액이 296억 원으로서 전년 동기 대비 35%가 하락하고, 29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였다. 에뛰드는 올해 1분기에도 2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에뛰드는 6월 기준 228개의 매장을 영업 중인데 마찬가지로 6개월간 50여 개의 매장을 폐점하였다. 에뛰드 역시 적자 매장은 구조조정을 통해 계속해서 축소하고, 제조원가를 개선하여 적자폭을 줄여간다는 계획이다.

이니스프리 202009.jpg 이니스프리는 상반기 6개월에만 100여 개의 매장이 문을 닫았다.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부문의 2020년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5%가 하락한 1조 9898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15.3% 하락하여 3998억 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부문의 매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후”는 관광객 수 급감으로 어려워진 면세점 채널 비중이 높은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수요를 기반으로 1조 원을 돌파하였다. 코로나 19 영향에도 불구하고 해외사업에서 17%의 성장을 달성하면서 매출 성장을 견인하였다. 다만 “후”를 제외한 “숨”, “오휘” 등 브랜드의 매출실적이 각각 36%, 11% 하락하면서 “후”의 매출 의존도가 크게 증가한 점이 우려된다.


LG의 대표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은 2016년 5638억 원을 달성했으나 지난해 3146억 원으로 감소하고, 올해도 경영악화에 따른 위기에 봉착했다. LG생활건강의 자회사로서 브랜드숍을 대표하던 더페이스샵은 법인 청산절차에 들어간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모기업 LG생활건강에 흡수 합병됨에 따라 경영 자율성은 축소될 전망이다. 더페이스샵은 청산절차가 완료되면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부문 중 프리미엄 사업부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LG생활건강의 조치는 기존 “원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을 “멀티 브랜드숍” 네이처컬렉션으로의 전환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처컬렉션 202009.jpg 더페이스샵의 “멀티 브랜드숍” 네이처컬렉션의 전환 작업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랜드숍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 H&B 스토어 올리브영은 지난 1분기에 매출이 0.5%만 하락하였다. 올해 1분기 매출은 4537억 원으로서 지난해 4561억 원 대비 차이점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오프라인 매출은 브랜드숍과 마찬가지로 감소하였으나, 온라인 채널의 성장과 오늘드림과 같은 “비대면 배송 서비스”의 비중과 “선물하기” 구매율 증가가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화장품 유통 채널은 코로나 19 이전과 이후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매장을 방문하여 구매하는 소비자는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매장에서 진행하는 각종 프로모션 행사는 이전의 소비자들에 비해 반응도가 매우 낮아졌다. 유튜브와 SNS을 합세한 온라인을 통한 구매 형태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브랜드숍은 매장으로 소비자의 방문을 유도하는 판매방식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한계라고 볼 수 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어쩔 수 없이 앞으로 계속 줄어들 것이다. 브랜드숍은 오프라인 매장에 의존하여 손익을 평가하는 전통적인 경영방식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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