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이 되었다고 무조건 월세를 깎아주면 안 돼요

by 부동산코디 함순식

Q. 상가 투자자 A 씨는 노후를 위한 대비책으로 종잣돈을 끌어 모아 어렵게 상가를 하나 매입했습니다. 그러나 금방 임차인을 구하고 안정된 임대수익을 꿈꿨던 예상과는 달리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A 씨의 고민은 나날이 늘어만 갔습니다. 그러다가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임대료를 절반 가까이 깎아주면 바로 계약하겠다는 이가 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A 씨는 어렵게 기회가 찾아왔으니, 임대료를 확 낮추어서라도 얼른 임대차 계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그래도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조금 더 기다려 보자는 생각도 같이 드는데, 과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A. 노후대비로 안정된 임대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한 상가가 족쇄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매월 얼마씩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막연한 기대심으로 상가에 투자했다가 오히려 곤경에 빠지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상업용 부동산은 항상 위험성이 동반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분양상가는 여러 변수에 따른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현재 상태뿐만 아니라 미래의 모습까지 고려하고 고민해서 투자해야 합니다. 그래서 상가 투자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를 대비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새로 분양받은 상가에 들어와서 장사할 임차인을 찾지 못하거나, 기존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임차인이 나간 상가에서 후속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공실이 발생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공실(空室)은 상가에 입점하고자 하는 임차인이 없어서 비워져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상가가 공실 상태라는 것은 그만큼 인기가 없다는 것을 말하며, 상가 임대료 역시 주변 시세만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상가에 투자했지만 공실을 끌어안고 있는 임대인은 불안하고 초조한 게 사실입니다.


상가가 공실이 되었다는 것은 곧 애물단지가 됐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공실 상가는 안 가진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임대수입은 아예 없는데 매달 상가 관리비와 재산세 등 보유세와, 그리고 대출이자를 열심히 내야 합니다. 상가 투자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바로 공실의 가능성입니다.


근린생활시설이나 오피스빌딩 밑에 있는 상가들 대부분이 비어 있고 간간히 채워진 상가들도 영업이 잘 안 되는 상태라면, 해당 상가가 아무리 싸게 나왔어도 절대 사면 안 됩니다. 반대로 상가 대부분이 여러 가지 겹치지 않는 업종의 임차인들로 채워져 있고 본인이 매입하고자 하는 상가에 들어오면 잘 될 수 있겠다고 예상되는 업종이 그려지는 상가가 좋은 상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상가투자자는 수많은 임대문의 안내문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그런 상가 말고, 임대 중이라고 붙여놓기도 전에 예비 임차인이 먼저 찾아와서 물어보는 상가를 찾아야 합니다.


임대인으로서는 상가의 공실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겠으나, 만약 공실이 되더라도 공실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공부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렌트프리(Rent Free, 무상임대) 전략입니다. 렌트프리란 임차인에게 일정기간의 임대료를 면제해 주는 계약조건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임대차계약 조건 중 '렌트프리 3개월'을 보장한다고 하면 임대차 계약기간 중 첫 3개월 동안은 임대료를 전액 면제해 주는 방식입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대료를 면제해 주니까 당장 손해로 보일 수 있으나 상가에 들어와서 자리를 잡기 전까지 임차인의 부담을 줄여 주는 조건임을 내세워 빠르게 공실을 최소화할 수 있기도 합니다.


만약 임대인이 정한 임대료를 받기 위해 고집을 부리게 되면, 해당 기간 동안 상가는 적당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공실로 남게 됩니다. 결국 임대인은 해당 기간 동안 아무런 수익을 얻을 수 없게 됩니다. 오히려 관리비와 각종 공과금 등 지출비용만 부담하게 됩니다.


렌트프리는 상가의 가치를 감안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 상가 임대료가 300만 원이고 렌트프리 기간을 2개월로 준다고 가정하면, 임대인은 1년에 총 3,000만 원(300만 원 x 10개월 = 3,000만 원)의 임대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B) 렌트프리 없이 임대료를 50만 원 인하해서 250만 원을 받는다 해도 1년간 받는 임대료는 똑같이 3,000만 원(250만 원 x 12개월 = 3000만 원)이 됩니다.


(A)와 (B)의 경우, 임대수익이 3,000만 원으로 똑같으니 임대료를 낮춰주나 렌트프리를 해 주나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임대수익률을 기반으로 상가를 매매할 경우, 상황은 크게 달라집니다. 상가 투자금이 6억 원이라고 가정합니다. 렌트프리 없이 임대료를 인하하여 월 임대료 250만 원이면 임대수익률은 5%입니다. (연 임대료 3,000만 원 ÷ 6억 원) 그러나 렌트프리 기간을 2개월 주고 월 임대료 300만 원을 받기로 한 경우의 임대수익률은 6%가 됩니다. (연 임대료 3600만 원 ÷ 6억 원)


이는 건물주 입장에서 상가를 매매할 때 매수인이 검토하는 수익성에 큰 메리트로 작용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법 제11조 제1항 및 시행령 제4조, 임대인이 차임 또는 보증금의 증액을 요구하는 경우 5%의 금액을 초과하지 못한다.)으로 인해 첫 계약 시 인하해 준 임대료를 나중에 다시 올려 받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임대료 인상 폭을 현행법에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렌트프리 기간을 주고서라도 더 높은 임대료에서 시작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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