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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보 Oct 10. 2019

멜로가 체질: 대사 편 4

스왑주의:)

인스타에 올린 코멘트와 함께 업로드합니다.


손 만 잡았는데 믿음이 생기는 사람이라.

그게 깨져도 다시 붙이는 과정까지, 연애라는 말에서 단단함이 느껴졌다.

멜로 하기 좋은 가을이네 :)

행복한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을 위해 살기 보단,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 살려고 하는데...


아무 일 없던 일상은 한순간에 불행해진다. 행복은 한순간에 되지 않으면서 불행은 순식간에 덮쳐 온다.

존버 중인데 자꾸 치사하고 억울하게 만든다. 그렇다 해도 어떡하겠는가. 오늘도 나는 존버

 CP님 대사에 공감 가는 상황이 많다. 대화가 슬프네.

홍대의 진심이 열린 날. 은정은 비로소 자유로워졌다.

어떠한 죄책감도, 미안함도 아닌. 이 순간, 이 자체로도 우린 사랑하는 중이란 걸 은정은 깨달았다.


그러게요. 갑자기 왜 그래요 진주 씨 -_-

ㅋㅋㅋㅋㅋ 히잉, 그녀의 애교를 글씨로도 담아보고 싶었다.


난 그게 좋았어.

뭐 짧은 여행이었으니까 뭐 좀 안 나와도 너무 서운해하지 말라는 말.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과 함께 걷는 산책 길, 그런 게 좋았어 :)


뭐야. 범죄자 느낌의 얼굴을 갖고, 사회봉사 시간 채우기 위해 온 것 같아서는 포근함을 좋아하고.

누군가의 삶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안목과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은 또 성실히 하면서,

주어와 서술어 사이에 은하계 하나를 놓고 뜸 들이는, 밥 좀 잘할 것 같은 이 남자는 뭐지? 왜 또 매력 있지?

이병헌 감독이자 작가의 대사를 쓰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질 때가 있다.

아는 척 나서지 않고, 무리한 훈수를 두지도 않고, 모른 척 무책임하지 않게 어려운 균형을 이루며 건넨 말들은 선한 방향으로 향한다.

미워하는 마음보다 사랑하는 마음이 더 귀하다는 걸 우린 안다. 그 일이 어렵고 힘드니 하지 않으려는 것뿐.

그럴 시간에 자신을 아끼자는 말도 맞다. 하지만 때론 그래서는 안 될 관계도 있다. 그럴 때 우린 용기를 내야 한다는 걸, 이 또한 용기의 영역이었다는 걸 알려주었다.


억지로 위로하려고 하지 않음이 위로가 된다는 OST 가사(권진아, 위로)처럼 덤덤한 멜첼의 감성은 따뜻하다.


인생을 많이 살아도 결국 우린 매일 처음인 다음 날을 맞이한다. 사랑도 그러하다.

매일이 새로운. 타협과 결렬. 익숙한 듯 새로운, 지극 지극하지만 놓을 수 없는 #인생 #멜로

대화 내용도 내용인데, 이 남매의 대화법이 좋다.

지난번 녹음실에서 월남쌈 먹으러 갔을 때도 가볍게 서로가 말을 주고받는다.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이 무거워서 그런 것 일지 모르지만, 가족 간에 이 정도의 배려로 대화를 나눈다는 건 보기 힘든 일이기에.


그 와중에 살뜰히 챙기는 PPL. 새로운 연출의 PPL 때문일까? 이 정도의 간접광고는 귀엽게 봐줄 수 있겠네 :)



드라마의 정체성이 드러난 내레이션.

그럼에도 사랑을 저버리지 않는 기특한 우리. 당신의 체질은 무엇인가요?


#밥잘사주는예쁜누나 를 패러디한 장면이래요. (밥사주는을 보다 말아서 몰랐어요)

어른들의 찐 로맨스도 좋았어요. 모르는 척하느냐 헤매는 나이가 되었구나 싶었고 :)

다큐를 준비하면서 상수를 만나고, 다큐를 찍다 홍대를 만났다. 이호선 라인의 남자를 그녀가 사랑하는 다큐를 통해 만났다.

다큐를 만들어 달라는 말이 고백으로 들리더라.

전혀 다른 두 남자이지만 순수하고 진실하다는 점에서 은정이 사랑에 빠진 건 아닌가?

연애를 많이 해 본 사람은 왜 많이 해봤을까? 잘해서라고 생각했었는데, 잘했다면 헤어졌을 리 없겠지.

지난 연애는 상처로 남아 다음 연애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다투고 화해하고 그 사이를 지나고 지나는 게 연애다.

진주는 자신을 전 사람과 혼동한 범수에게 따끔하게 말했지만, 그 날의 화는 그 날로 끝냈다.

변수에 지지 않는 그녀가 지혜롭고 무엇을 잘 못 했는지 알고 지체 없이 사과하는 범수는 슬기롭다.

괜한 고구마 만들지 않는, 식상함이 뭔지 모르는 병헌님 스타일에 또 한 번 반함.

연애를 방울토마토에 비유하다니.

이를 위해 극 초반부터 방토를 배치했다면 출연배우 소개 자리에 방토도 한 자리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극 후반으로 가면서 설정의 치밀함이 드러났다. 하, 클럽 씬을 그렇게 내가 스쳐 보낼게 아니었다고!


:) 댓글의 반응을 보니, 방토를 애착 식물로 키우려는 조짐들이 보입니다.


한주와 재훈이 잘 될 줄 알았다. 그리고 하윤이가, 아니 하윤이만 문제라고 생각했다.

이 오만함으로 인해 작가 겸 연출자인 이병헌 님께 나름 꽤 큰 뒤통수를 맞았다. (개그에 풍자에 반전까지 없는 게 없는 드라마야)


재훈은 일전에도 알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을 한주에게 물었고, 한주는 어른이자 여자로서 재훈의 고민을 들어주었다.

보여주지 않은 장면 속에서 이 둘 사이, 속 깊은 이야기가 더 오갔을지 모른다.

그 이야기를 다 들어 본 한주는 하윤에게 빙의해 그녀의 속마음을 전해준다. (빙의되는 과정도 디테일한 게 귀여웠음)


앞서 하윤이 밉다는 재훈의 대사에 동전에 양면이 있다는 비유를 사용했다. 그러면서 재윤만의 문제는 아닐 거라고 했다.

그렇다면 반대로 두 사람의 사랑이 변한 건 하윤만의 문제도 아니었음을 의미한다. 어째서 난 하윤에게만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을까?

왜 그때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을까? 재훈도 마음속에 그렇게 생각했던 건 아닐까?


편집된 화면과 대사를 함께 보니, 이 또한 정서적 폭력이 될 수 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연애, 지극한 개인사는 정말 당사자밖에 모를 일이다. 다 끝난 듯 보였지만 재훈과 하윤의 이야기는 아직 끝이 아니었다.


물론 재훈은 한주에게 애정을 느꼈을지 모른다.

하지만 유념하며 보니 멘토와 멘티, 직장 상사와 후배, 둘은 우정에 가까운 듯했다.

그 선을 알려준 한주의 성숙함이 좋았다.


그리고 그렇게, 챙겨줘야 할 채훈이 아니라 그녀를 사랑해 주고 설레게 해주는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게 된 한주의 설정이,

이 뒤통수가 기분 나쁘지만은 않았다.

멜로가 체질 속에 나온 대사를 써먹어; 보고 싶었다.

크로스핏 코치가 계속 무게를 올리며 “할 수 있어요!”라고 할 때, “네! 할 수 있지만 그러다 죽을 수도 있어요.”라는 진주의 띵언으로 코치님을 기막히게 만들었다. >_<


그리고 내 맘에 남은 또 하나, 써먹어보고 싶은 대사.

착하게 손해 보는 게 아니라, 못된 게 손해 보는 세상을 만들고 싶으나, 그건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착하게 행동할 때 어리석게 보는 사람들과 내 마음에 좋은 명분이 되어줄 것 같은 이 대사.

내가 지구 방위대라는 자부심으로 살겠노라. 내 마음에 이야기해줘야지.


생각하며 되돌아보면, 멜첼 대사는 시의적절하게 긍정적이었다.


이별에 완벽한 합의가 없기에, 마지막을 받아 들 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서로를 향한 최소한의 배려라는 걸 드라마 #고호의별이빛나는밤에 를 볼 때 느꼈다.

(리뷰 바로가기)


은정과 홍대가 진짜 이별을 했다.

홀연히 떠난 홍대를 정말로 떠나보내기 위해 은정에게 이만 치의 시간이 필요했나 보다.

그 곁에 마지막까지 있어준 홍대는 역시나 처럼 자상했고 따뜻했다.


슬펐지만 눈물은 나지 않았다.

은정이 괴로워 보이지 않았으니까. 까매도 예쁠 거야, 말해주던 상수의 마음이 좋았으니까.

다시 만나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약속마저 희망처 보였으니까.


안녕 홍대. 그리고 안녕 상수.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

를 또 한 번 멋지게 해석한 우리 상수. 너란 사람 무엇.


드디어 #멜로가체질 이 끝났다.


영화 <스물>과 <극한직업>을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영화와 드라마의 호흡은 차이가 크다.

개인적으로는 빠르게 흘러가며 시간적 제약이 큰 영화보다는 드라마의 호흡을 선호한다. 그래서 영화감독이 보여주는 드라마는 어떨까 궁금했다.


1화만 보고 이거다 싶었다.

영화처럼 빠르게 스토리를 끌고 가면서도 개연성을 놓치지 않았고, 세 명의 주요 캐릭터 안에서 나와 닮은 부분을 찾게 했다.

슬픔을 참는 은정은 내 모습과 비슷했고, 어떤 이는 오래 만난 연인과 헤어지는 과정이, 꿈을 찾는 모습이, 상처로 남은 이전 사랑이 그러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1화에서 이미 울어 버렸다.


감독은 거기에 공감되는 현실적 상황을 열어 놓았다.

열정 페이, 꿈과 현실 사이 괴리, 갑과 을, 신입과 오너, 지긋지긋한 연애, 그러나 이 이야기가 우리를 지치고 음습한 곳으로 이끌고 가기보다

위트와 재치로 현실을 뒤집어 주었다.


꽃길은 사실 비포장 도로였다 거나, 잘 나가는 작가의 말에 양 손으로 귀를 막으며 애 같이 군다거나, 극 후반에 포진된 각종 PPL마저도

우리를 웃겼고 그러므로 현실을 위로해 주었다. 이런 위로는 사실상 쉽지 않아, 반갑고 위대하게까지 느껴졌다.

나이가 들수록 나는 권위보다 유머를 갖고 싶다는 마음이 더 확고해졌다.


인친 중 한 분이 오랫동안 이병헌 감독이 모아 온 에피소드를 총집합해서 만든 드라마라고 알려주셨다. 그래서인가?

세 여자의 사랑과 주변 인물들이 그려낸 사랑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남자 작가가 여자보다 더 여자의 심리를 녹여냈다. 왜 인친분들이 자신의 이성친구를 태그 하여 소환하는 이해가 된다.


이들의 사랑 그리고 일 그러니까 삶을 보면서 ‘서른 되면 괜찮아져요’라는 말이 조금 이해되었다.

아직 치열한 시기. 아니 본격적으로 치열해지는 시기지만 인생을 알아가는 문턱으로, 괜찮아지는 시기.

그러니 지금 내 삶은 괜찮아지는 중이라는 마음이 들면서, 연애하고 싶다는 말을 주문처럼 하게 만드는!

야심한 밤에 라면과 캔맥주를 먹게 만들던 #멜로가체질 안녕 즐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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