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는 좋은 사람이 많다. 자주 만나지 못해도 성실히 살아가는 그들의 삶은 짧은 카톡 메시지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져, 나는 자주 건강한 자극을 받는다. 무탈하게 잘 살아내는 지인들은 나의 자랑이고 감사거리다.
바쁜 삶에 서로를 그리워하다 만나게 되는 날이면, 약속이나 한 듯 저마다의 손에 무언가를 들고 온다. 서로를 생각하며 준비한 작고 때론 큰 선물들. 생일이나 특별히 축하할 일이 없어도 우린 만날 때마다 무언가를 꼭 챙겨 온다.
처음에는 그 선물이 한없이 부담스러웠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받기만 한 날에는 고마운 마음보다 미안한 마음이 컸다. 이기적이고 사랑이 부족한 나란 사람을 들킨 것만 같아 제 발 저렸나 보다. 그래서 지금보다 어렸을 땐 일부로 무언가를 준비해 가거나, 서둘러 약속을 잡아 선물을 '갚았다'.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알게 되었다. 그건 갚고 말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준비해 온 선물은 일부로 산 것도 있고, 집에서 쓰던 것도 있었다. 종류와 범위는 다양했지만 준비해온 물건은 서로의 취향을 저격했다. 받을 사람을 생각했다는 뜻이고, 그 사람을 향한 관심과 마음이 담겼다는 걸 의미했다. 그것은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거란 사실을 어리석게도 잊고 있었다.
한 예능에서 배우 차승원에게 평범한 삶에 대해 물었다. 자신은 배우라는 직업 상 결코 평범해질 수 없다고 대답했다. 다만 하루하루 별 일 없다면 그게 평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는 건 주변 사람들에게도 별 일이 없어야 가능한 거란 걸 깨닫고 난 뒤, 그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좀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나는 많은 관심과 사랑, 보살핌 덕분에 지인들의 마음에 어떻게 보답해야 하는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저 기쁘게 받아 아주 잘 쓰면 되는 일이었다. 잘 쓰고 있다는 이야기로 한 번 더 연락하고, 나도 그들에게 건강하게 별 일 없이 살고 있다는 평안을 전하면 그것으로 충분한 일이었다.
그래서 열심히 산다.
참 좋은 당신을 위해, 별 일 없이 살아내는 '열심'으로 가장 좋은 보답을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