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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보 Jan 23. 2020

스토브리그 : 대사 편 2


드라마 속 대사를 짤막한 코멘트와 함께 올립니다.

코멘트는 저란 사람의 취향과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서로 다른 시선을 가질 수 있지만, 좋게 봐주시길 ^^

대사는 일정 양이 모아지면 브런치로 업로드합니다.

좀 더 빠르게 만나고 싶으시다면 프로필에서 인스타그램 계정을 눌러주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예의에 위아래가 어디 있나?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존중과 존경이 기본이지 왜 ‘어른’이 나오는 건지. ‘어른’이라면 더욱 본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커피를 집어 던 질 때 내가 다 창피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할 말 하는 우리 재희가 더 어른스러웠어. 무례함에 움츠러들지 않음이 참 사이다가 되는 스토브리그만의 매력:)


곽선 수를 위한다는 고세혁 선생은 그가 착한 형이라는 불리는 것에 대해 바보스러웠다고 말했다. 나는  '멍청하니까 이용당한'거라고 들렸다. 그 말에 곽선수는 그동안의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생각했고, 스스로를 미워했을지도 모르겠다..


곽선수는 경계해야 할 사람을 경계하지 못하고, 분별하는 힘을 잃었다. 입으로는 곽선수를 위한다고 했지만 고선생은 자신의 복수를 위해 그야말로 곽선수를 이용했다. 정말 그를 위했다면 악한 마음을 품지 않도록 지혜롭게 말하고 협상에 나섰을 것이다..


백단장의 한마디가 이번에도 뼈를 때렸다. 과거의 자신을 미워하기보단 현재에 해야 할 선택 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그리고 백단장은 어리석지 않게 자신의 연봉을 챙기면서 팀과 후배를 위해 착한 형이 될 수 있는 선택지를 주었다. 곽선수는 스스로 진심으로 착한 형이 될 수 있었다..



소리 질러!!!!!! 갓 궁민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갓속구이세형팀장님 >_< 이런 사이다도 사이다가 없네. 구구절절 옳아서 심장이 너덜너덜 해짐 T_T




백단장의 리더십이 돋보였다. 그는 불합리한 상황을 그냥 두지 않았다. 위에서 시키니까 하는 수 없다고 할 수 있었다. 혹은 자신이 갖고 있는 권력을 이용해 편하게 피해 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백단장은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 했고 불합리한 상황에서 자신이 해야 할 몫을 톡톡히 해냈다. 그는 한순간도 단장을 특권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드림즈의 우승만 생각했다. 자신이 어떤 욕을 먹든 상관없이.


그래서 어떤 이는 백단장을 휴머니즘이 빠진 냉정하고 불친절한 사람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그가 내린 결정은 사측만을 위하지 않았다. 길선수를 용병으로 데려올 때도, 이창권 선수에게 비리를 밝히게 할 때도 선수들 사정을 헤아리고 그들을 심도 있게 지켜봄으로 서로에게 유익한 결정이 되도록 했다.


턱없는 금액으로 연봉 협상을 마무리했지만, 백단장은 자신들이 겪은 불합리함을 넘어가지 않고, 확실히 피력했다. 그로 인해 얻은 추가 연봉으로 최저 연봉을 받는 선수들부터 챙겼다. 백단장의 행동은 앞으로 이런 식의 불합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나의 방어막을 만들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었다.


긍휼 한 마음이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다. 과연 그 자리에서 이렇게까지 폭넓게 생각할 수 있을까? 깊은 마음을 품을 수 있을까? 이런 리더십이 비야구인들까지 스토브리그에 빠지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

지난 방송에서는 백승수 단장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들이 비쳤다. 안부를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 홀로 외롭지 않을까 걱정하는 동생의 마음, 그리고 이제는 팀이 된 이들의 마음.


이세영 팀장은 조직의 눈치만 보느냐 슬금슬금 피하는 동료들에게 이러면 안 된다는 사실을 정확히 밝혔다. 그리고 김영채 기자와 고강선 사장을 찾아가 바로 잡을 것을 요청한다.


나는 이 부분이 좋았다. 대게 드라마는 주인공이 억울한 상황에 처하면 복수를 계획한다. 상대의 약점을 폭로하고 인생을 망하게 만든다. 뭐 그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이세영 팀장의 방법이 현실적이고 현명하게 보였다. 문제를 만든 당사자를 찾아가 올바르게 바로 잡으라고 하는 것.


물론 이 또한 판타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촘촘히 살피면 김영채 기자는 자신의 저널리즘이 시험대에 올랐고, 고강선 사장을 비롯 구단주는 현실적 타협 안에 백단장의 복귀가 이뤄진다. 이 부분이 꽤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어쨌든 사람에 대한 기본이 되는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은 '올바름으로 바로 잡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듯했다. 그 과정에서 이세영 팀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해야 할 일을 하는 이세형 팀장 어딘가 백단장을 닮은 것 같지 않아요? 하- 드림즈 올해 우승했으면.


혼자 전부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말로 들렸다. 오랫동안 무거웠을 백단장의 어깨가 가벼워지고, 굳은 그의 표정이 편안히 풀리길 바랬다. 그래서 길선수의 아이를 안고 눈물을 흘리는 백단장이 안쓰러웠지만, 한편으로 다행이다 싶었다.


조직 생활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 중 하나는 마음을 주지 않는 것이다. 적당히 반응하고 때로는 반박자 늦게 대응함으로 흐름을 따른다. 그러면 적어도 큰 상처는 피할 수 있다. 누군가를 쉽게 믿지 말라.

하지만 그건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확신이 들 때 까지다. 백단장은 여러 사건을 통해 사리사욕을 차리지 않고 드림즈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그래서 선뜻 이해되지 않는 그의 행동에 운영팀장은 고민했지만, 미숙 씨  엄마의 말대로 그를 믿기로 한다. 그리고 그 믿음이 예상하지 못 한 더 큰 신뢰 가운데로 이끌었다.

반면 자신의 구미에 맞지 않는다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면서도 믿지 않은 사장의 모습은 답답함 그 자체였다. 사사건건 시비를 붙였고 일을 더 복잡하고 크게 만들었다. 믿고 밀어줌도 필요한데,  이런 일이 조직 안에 생각보다 많다. 모두에게 유익하지 않은 길로 이끈다.

번외로
미숙 씨로부터 지혜를 얻는 우리 팀장님. 나도 무슨 일이 있으면 엄마 옆에 저렇게 맴돈다. 고민을 묻고 지혜를 얻는다. 일상적인 장면이 이 드라마를 좀 더 즐겁게 만들어준다.



믿어줘서 고맙대 >_<

귀여워!!!!!!!!!!!!!!!!!!!!



혼란한 틈에도 감독과 단장 그리고 운영팀은 각 자가 해야 할 일을 했다. 지난 회에서도 운영팀장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며 단장이 돌아오게 설득까지 했다.

그에 반해 사장과 단장은 자신들이 가진 힘의 크기를 보이는데 바빴다. 순리를 따르라는데, 과연 무엇이 순리일까?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하는 게 조직 안에서 최고의 순리가 아닐까? 그 순리를 따르지 않으니 휘둘린다.

구단주가 단장을 괴롭히는 건 어쩌면 자신과 다를 것 없는 상황 속에서도 단장은 자신처럼 살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했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해서, 모든 것이 유익한 게 아니다. 할 수 있지만, 해도 되지만 그것이 유익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안 하는 사람이 참 리더십이고, 현명한 행동이라 생각한다.


포수와 연봉 협상을 할 때 이세형 팀장이 구단주와 비슷한 대사를 했다. 이 팀장은 7년 동안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도, 스카우트되지도 않는 포수에겐 연봉 협상이 아닌 연봉을 통보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결코 선수와 구단에 유익한 자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백단장은 찍어 누리기만 하는 구단주를 열심히 들이박고 있다. 사실 그것 또한 구단주, 리더의 몫이다.


<스토브리그>를 볼 때 (드라마상 표현을 인용하여) 적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사이 두드러지는 차이점이 하나 보인다. 그건 바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고 있느냐, 아니냐.  

상황이 불리하고, 조직이 엉망이라 못 하겠다 혹은 이렇게 해도 된다, 저렇게 해도 된다 하는 자세로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 소홀했다. 그 결과 조직의 분위기를 흐리고, 불법을 행하게 되었다. 그에 반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백단장은 스카우트도 성공하고, 연봉 협상도 마무리 짓는다. 이번엔 국내에서 진행된 전지훈련의 부족한 부분을 어쩔 수 없다고 손 놓고 보는 게 아니라, 보완할 방법을 찾는다. 이세영 팀장도 언제나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내 왔다. 그 모습을 한재희가 닮아간다. 임동규 선수는 트레이드되었고, 고세혁은 방출되었다.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하는 거죠.’ 단순하지만 꽤 어려운 기본을 지켰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스토브리그>는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단 생각이 든다. 아마 일에 치지고, 권태에 빠져 꼰대스러워질 때마다 찾아보게 될 것 같다.

백단장이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는 이세영 팀장의 입을 막는다. 단장님! 표현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지한 뒤로, 빠르게 고쳐나가시네요. 갓 승수!
이런 식의 격려를 받는다면, 나는 심장이 터질지도 모르겠다. 이런 사람의 내 리더십이라면, 정말 자부심을 갖고 일할 것이다. 갓 승수! 일조직 일보급!

열정을 불태워서 일 했던 적이 있다. 적은 돈을 받아도 일이 주는 만족이 있어, 보람이고 행복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을 회고하면 ‘버텼다’는 표현을 쓰게 된다. 앞에서 뛰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높은 수치와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을 때 인정받거나, 격려해주는 대상에 속하지 못했다. 적은 월급보다 수고가 무시됨에서 오는 박탈감이 더 컸다. 아, 이 곳은 나를 필요하는 곳이 아니구나 결국 회사를 옮겼다. 지금 있는 회사는 넉넉한 월급을 주진 않지만 부족하진 않다.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격려한다. 상대의 수고를 기억하고, 고맙다 말해준다. 내가 떠난 그 직장은 지금까지도 사람이 정착하지 못하고, 바뀌는 중이라고 한다.

이준모 트레이너는 돈이 전부라고 했다. 돈이 전부인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처음부터 돈이 전부였던 사람은 드물다고 생각한다. 이준모 트레이너처럼 우린 그저 상처 받고, 버려짐을 겪으면서 마음보단 돈을 믿는 편이 된 것이라 생각한다. 이세영 팀장은 당신의 열정이 기억나서 찾아왔다고 했다. 그는 그 말 한마디에 계약을 한다.  이는 그가 말 한마디로 넘어가는 쉬운 사람이 아니라, 진심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란 뜻이다. 그리고 그의 진심은 정직하게 일하고 실력으로 보여준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 상대를 존중하며 한 팀으로 여기는 자세를 쉬이 가볍게 여긴다. 그런 조직은 결국 좋은 사람들을 놓치고, 외롭고 쓸쓸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꼭 그렇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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