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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보 Aug 25. 2020

사이코지만 괜찮아 : 대사 편 7

어른이라는 뜻 안에는 ‘결혼한 사람’이 포함되어 있다. 결혼은 부모로부터 경제적, 주거적, 심리적으로 독립되는 상태다. 자녀와 부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만 떨어지게 되는 때가 오고, 필요하다. 그래야 어른이 된다.

문영과 상태, 강태를 오래 묶어 놓은 목줄은 다름 아닌 부모인 듯하다. 살아계셨다면, 몸과 마음이 건강하셨다면 때에 맞춰 자식들을 건강히 독립시키셨겠지만 이들에게 있어 지금 필요한 독립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는 인정이 아닐까 싶다. 상처 입은 서로를 치유하는 이야기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까지 담아내고 있다.


괜찮아질 거야. 안 괜찮아도 괜찮고.

사과할 때도 예의가 중요하답니다. 서로 눈을 보고 해야죠. 그래야 표정이 보이고 진심이 전달되니까.



아플 때 혼자 있으면 서러운데 우리 상태 오빠 위로 천사야. 강태 다음 문영이, 브라운관 뚫고 나까지 위로해주는 당신은 엔제엘? ��



난 또 재수가 이번에도 재수스럽게 막 그러니까 이제 고문영이랑 놀지 말라고 할 줄 알았는데...


약함을 인정하라는 멋진 소리를 하다니. 혼자면 너무 힘들지만 함께 일 때는 세상 두렵지 않은, 서로가 된다. 약한 사람들은 그래서 서로를 위할 줄 알고 함께 함의 소중함도 안다. 악당 치고 팀워크를 이루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설사 하나의 목적을 위해 의기투합했어도 마지막에 가면 배신에 배신. 다시금 혼자가 되던지 아니면 모두 죽던지 한다.


강태도 문영도 상태도 정말로 혼자가 아니다. ‘서로’가 있고 재수가 순덕 여사님이, 주리와 상인 대표 그리고 병원 식구들까지 ‘우리’가 있다. 약하지만 정말 천하무적이네.


나중에 형이 모든 상황을 알아도 괜찮다, 용서해줄까?

상태는 분명 그러할 것이다. 자신이 한 말은 지키는 멋진 사람이니까.


상태는 약해 보일지 모르나 이처럼 존재함으로 모두를 지켜주고 있다. 함께 함으로 강해지는 존재다.


문영은 사람을 향해 자주 ‘내 거’라는 소유격과 우선순위를 메기는 표현을 사용했다. 자기중심적 사고 때문인 줄 알았는데 엄마의 잘못된 교육 때문이었다.


도희재는 멀리서 계속 문영을 가꾸고 보살폈다고 했다. 언뜻 보기엔 그녀가 가르친 대로 사는 것 같았어도 문영은 외로웠고 배고팠다. 그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도희재와 문영은 이미 다른 존재다. 성 안에 갇혀있었다고 하지만 꾸준히 글을 쓰며 문영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었고 마침내 강태와 상태를 만났다.


도희재를 죽이려 한 강태를 문영이 막았고, 셋을 셀 틈도 없이 분노로 치밀어 공격하는 문영을 막은 건 강태였다. 그리고 이 둘을 상태가 지켜냈다. 아니 상태는 자기 자신까지 구한 셈이다.


그래서 내 동생들, 내 동생들. 복수형으로 바뀐 호칭에서 덜컥 눈물이 차올랐다. 이제 모두의 목줄이 풀린 것 같아서.

시간이 흐르면서 젊음은 쇠하여지고 몸과 마음은 강함보다 약함으로 흐른다. 잘하는 것 한 두 개를 온전히 갖기는 온 생애를 쏟아도 어려운데 못 하는 것, 불완전한 상태는 달리 무엇을 하지 않아도 는다.


삐그덕 거리지만 그럼에도 살아갈 수 있는 건 약함을 보듬어주고 부족한 부분을 메어주는 곁에 있는 사람들 덕분이다.


혼자 다니고 혼자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럴수록 혼자 살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인간이... 되어 가고 있는 걸까 :)

그리고 정말 행복만 남았습니다.

수간호사가 문영이 엄마임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상태 형은 이미 알고 있었다. 또 다른 갈등이 시작되나, 상태 오빠가 이 사실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역시 상태 오빠는 본질을 알고 있었다. 문영인 죄가 없다는 걸. 나쁜 사람은 따로 있다는 걸.


우리 오빠 필승 전략법 #배째


저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


사람이 한 모습만 갖고 있을까. 동전도 양면이 있는데. 폭탄이라고 여겨왔던 문영이 강태의 안전핀이 되어주었다.


운명이 별건가. 이렇게 필요할 때 서로 앞에 나타나 주면 운명이지. 같이 있다 죽을 운명, 맞다. �

좀비 아이는 온기를 몰랐다. 엄마는 아이에게 필요한 먹을 것을 끝까지 책임지려 했지만 아이에게 필요한 건 먹을 것만이 아니었다. 보호자의 보호와 사랑이 좀비로 자라지 않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영의 엄마는 그러지 않았다. 이는 문영의 또 다른 동화 ‘손,아귀’ 에서 잘 나타났다. 그녀의 엄마는 자식을 자신이 가꿔야 할 작품으로 보았고 자신의 입맛대로 길렀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이기심, 폭력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안다. 온기가 무엇이고 배 부름이 뭔지. 함께 있을 때 강한, 자신은 약한 존재하는 사실까지. 사랑과 보호로 속이 텅 빈 좀비 아이가 다시금 건강한 아이로 자라고 있다.


밀어도 밀리지 않고 곁에 있어준 문태태 형제�

엄마한테 미안해서 행복해지지 않으려고 했는데, 자신이 행복해지는 게 효도라는 걸 알고 마음먹은 대로 쭉쭉 행복을 향해 나가는 태태 형제.


엄마 나무 앞에서 서로를 챙기는 모습을 보는 하늘의 엄마도 정말 행복했을 테다. 그냥 보는 나도 벅차게 행복하고 감동적이었는데.


이제 정말 정말 강태를 묶어 둔 목줄이 풀렸다. 상태가 마지막을 지어주었다.

문영이가 이제 진짜 동생인가 봐. 망설임 없이 행복해하는 강태 그림을 양보해주는 스윗상태�


숙제 검사 완료. 이제 정말 자신이 해석한 표정으로 그려내는 그림들. #진짜진짜얼굴을찾아서 사러 가야지�

이번에도 되로 주고 말로 받은, 강태. 하지만 이번엔 생략한 하나, 둘, 셋 �

강태는 오늘도 성장 중입니다.

넷플릭스(@netflixkr) 에서 상태 오빠 상담소 급 촌철살인 명대사 게시글 보고 정말 계정 운영자의 아이디어에 박수를 치고 스토리 게시물로도 올렸는데,


오늘도 상태 오빠에게 배우네요. 회사를 그만둘 때 사장님 대하는 법. 관두는 건 예고가 없지, 그래서 미안하지. 그래도 재수 씨가 멋있긴 힘들지 �


솔직하고 담백한 상태 오빠 대사는 여러 입장과 상황을 보느냐 정작 중요한 팩트를 놓쳐 오해를 만드는 말들을 생각하게 한다.


팩트 속에 사랑이 담긴 우리 상태 오빠의 찐 마음이 재수 씨에게도 닿았네. 정말 상태 오빠 당신은 치유 천사�


똑같이 ‘나비’에서 시작했지만 도희재에게는 사이코였고 문영과 상태, 강태에게는 영혼의 치유였다.


선한 것 때론 약해 보이는 선택지가 오히려 도희 재가 딸에게 바란 휘둘리지 않는 건강한 삶의 중심을 만들어주었다. 약해도 괜찮다. 함께하며 따뜻함과 배부른 온기를 느낄 수 있고, 더 좋은 기억으로 덮을 수 있으니까.


아픈 기억,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은 기억을 잊지 않고 이겨내는 방법은 이렇듯 다양했다. 그러니 괜찮다.

형이 되고 싶다는 재수 말에 동생이 있어야 한다고 팩폭상태선생님이 말씀 하셨는데, 다음 날 떡 하니 동생이 생겼다.


형 한 명 있어보니, 형은 많을수록 좋다며 재수를 형이라고 부르는 모습 속에서 그동안 강태에게 모든 형은 챙겨줘야 하는 존재였고 그래서 재수만은 친구였으면 했던 것 같아 짠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랬듯 재수는 강태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줄 테지. 외로웠던 두 형제에게 첫 온기가 되어준 재수 형� 내가 다 고마워. 재수 사장님 멋있어요�

문영아 순위 매기지 말라고� 문강태는 문강태 꺼.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강태의 고백에 왜 내가 설레냐.


상태가 행복한데 눈물이 난다고 말하며 동생들아- 하고 부르는데 마음이 먹먹해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달려오는 강태 표정은 카메라 앵글엔 잘 잡히지 않았지만 감동과 벅찬 행복이 짙게 묻어있었다. 이 순간 이들은 연기하는 배우가 아닌 정말로 강태와 상태였다. 그래서 소름 끼치는 감동을 경험한 게 아닌가 싶다. 심지어 애드립이었다니.


다행이야. 동생들, 형들이 생기고 가족이 되어 우리의 연약함이 감동이 될 수 있어 정말 다행이야.


처음 상태를 알에서 나오게 한건 형이면 형답게 굴라는 강태의 폭탄 발언이었던 것 같다. 그 날 이후로 상태는 강태에게 용돈을 주는 형이 되어주고, 같이 집으로 가자며 문영이에게 오빠가 되어준다. 좁았던 이들의 울타리가 상태로 인해 넓어졌다.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에서 보호하는 존재로 자라난 상태는 필요한 존재로 성장해 간다. 순덕 여사가 이제껏 살게 해 줬으면 이제 설 수 있게 해 주라고 했는데, 그 말처럼 상태가 스스로 서기 위해 혼자 걷기를 시작한다.


“자기 존재가 집중받고 주목받은 사람은 설명할 수 없는 안정감을 확보한다.” #당신이옳다 중 한 대목이 생각났다. 실제 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문상태 삽화 작가님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첫 도서 #진짜진짜얼굴을찾아서 를 예판 신청했다.


로맨틱 코미디인 줄 알았는데 성장 힐링 드라마였다니. 김수현으로 시작해서 고문영에게 빠졌다가 상태 오빠 때문에 눈물 콧물 웃음으로 마무리 한 기분 좋은 드라마였다.

고문영 작가의 동화에는 어린 문영, 강태, 상태가 각 각 담겨있다.


자식을 자신의 기준대로 완벽히 만들려다 팔도 다리도 없이 입만 큰 아이로 자라 버려진 ‘손,아귀’는 도희재의 잘못된 애정을 받고 자랐던 시절이 담겨 있고, 애정 없이 식욕만 채워졌던 ‘좀비 아이’에도 보호받지 못한 어린 문영이 담겨있다.


‘악몽을 먹고 자란 소년’은 나비 트라우마로 괴로워하던 상태가, ‘봄날의 개’에는 목줄에 묶인 듯 자유롭지 못 한 강태가 담겨있다.


모두 보살펴지지 못하고 외롭게 방치된 아이들이었다. 너무나 약해 화려한 의상과 독에 찬 말로 자신을 부풀리고 거짓된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왔는데 그래서 상대의 아픔이 더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 ‘진짜 진짜 얼굴을 찾아서’에서는 세 사람이 함께 등장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가족이 되어주면서 이들의 약함은 강하다고 생각해오던 마녀를 이기게 한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외국 제목이 “It’s okay o not be okay.”라고 인친 분이 알려주셨다. 익히 알고 있는 동화를 재해석하던 시선처럼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던 드라마는 한 편의 동화 같았다.


약해도 괜찮고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서로 함께 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우린 용기를 낼 수 있으니까.

사이코지만 괜찮아 대사 포스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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