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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보 Mar 06. 2021

고정관념과 포기를 깨트려 준 멋있는 일을 해봤습니다?

책 출간 [나를 멈춰 세운 드라마]

한 주 전에 꽃 선물을 받았다. 하얀 꽃 잎이 얇게 촘촘히 겹쳐 피어난 꽃. 이름은 모르지만 좋은 향이 났다.


도서 판매 승인이 떨어진 뒤 오매불망 기다리던 책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그녀가 한 걸음에 꽃을 사들고 내게 왔다. 출간을 포기하지 않도록, 끝까지 응원해준 고마운 사람. 그녀가 건네준 꽃 속에는 작은 카드가 담겨 있었다.


“이번에 언니의 책 출간은 글도 글이지만 새로운 것을 도전하기에 늦었다고 생각하는 많은 이들의 고정관념과 포기를 깨뜨려 준 멋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한지 3년 만에 책을 출간했다. 사실 브런치와 인스타그램에 글로 만들 수 있는 소재들이 많았는데, 막상 책을 내려하니 겁이 났다. 혼자서 기록하기 위해 쓰던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하나, 둘 늘어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글솜씨는 관심에 비례하여 늘거나 하지 않았다. 오탈자는 여전했고, 잘 풀어내지 못 한 생각이 오해를 빚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일은 누군가의 마음은 물론 모든 걸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 마음도 상하게 했다. 이런 내가 책을 내도 되는걸까? 그럼에도 나는 계속 글을 썼고,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았다. 즐겁지 않은 순간에도 글감을 생각하는 내가 신기할 뿐이었다  


그녀의 카드를 몇 번 더 읽었다. ‘새로운 것을 도전하기에 늦었다고 생각하는 많은 이들의 고정관념과 포기를 깨트려  멋있는 ’. 아무리 생각해도 고작 책 한 권 냈다고 받기엔 너무나 거창한 말이다. 하지만 내가 얼마나 많은 걱정과 염려를 했는지, 얼마나 자주 자신을 의심했는지, 겁을 먹었는지 가까이에 있던 그녀는 알고 있었다. 어쩌면 책을 출간하기 마음먹었던 그때부터 이 날까지의 시간은 두려움과 그만두고 싶은 마음, 자신을 의심하던 생각과 싸운 시간일지 모른다. 왜 책을 내고 싶어하는 걸까, 출간의 의미를 계속 생각했는데 용기에 관한 일이었구나 싶고. 고작 책 한 권 써낸 일에 붙이기에 너무 거창한 생각들일까?


하지만 첫 번째 책이니까 조금은 거창해도 좋겠다. 모든 처음은 힘드니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까. 포기하지 않고 드디어 책을 낸 나를 그녀의 거창한 말로 칭찬해주고 싶어 졌다. 참고로 ‘드디어’는 내 책을 기다렸다는 이들의 반응에 빠지지 않는 부사였다.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 그리운 느낌이 들어 좋아하던 표현인데 이렇게 들으니 좀 미안했다. 감동하기도 했고.  


보채지 않고 진득이 기다려준, 그러면서도 관심을 놓지 않았던 당신에게 이 책이 받는 모든 칭찬을 주고 싶다. 그런 당신 덕에 나는 못 할 거라던 스스로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깼고, 포기하지 않아 이런 거창한 격려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흠.. 그렇지만 그렇게 많은 칭찬을 받진 못할 것 같다. 그렇다면 혹시 또 있을지 모를 다음 책, 그다음 책에 주어질 칭찬과 애정까지도 당신에게 주겠다. 당신의 고정관념과 포기를 깨뜨릴 수 있는 용기를 내는 데 이 에너지가 쓰이길 :)  


모두 당신 덕분이에요. 감사합니다.  


[나를 멈춰 세운 드라마]


“좋은 영화가 그렇듯 좋은 드라마 역시 캐릭터보다는 그것을 본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때로는 멈춰 세운다. 때로는 넘어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거기서 다시 일어나게 되는 일은 앉은자리를 살피고 생각과 마음을 돌볼 때 가능하다.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거기 남아 진짜 시작되는 이야기를 마침내 만날 때, 하나의 작품을 만나는 경험은 더 넓고 입체적인 것이 된다. ... ... [스토브리그], [나의 아저씨], [멜로가 체질]부터 [낭만닥터 김사부],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킬미 힐미], [청춘시대]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작품들에서 발화되는 많고 많은 소중한 대사들을 주로 손글씨를 통해 만나왔다면 『나를 멈춰 세운 드라마』에 담긴 이야기는 전적으로 작품 전반을 아우르는 사적인 감상들이 주를 이룬다. 며칠 전에 비슷한 언급을 했었지만, 무언가를 오래도록 지속하고 그로부터 어떤 결과물을 이끌어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 그건 겉으로 보이는 솜씨나 모양 같은 것이 아니라 진심이거나 정성인 것들이 중요한 세계다.”


책 소개는 브런치 작가이자 영화에 관해 글 쓰는 김동진(@cosmos___j)​ 님 글에서 가져와봤습니다 :)     


구매링크 : https://m.bookk.co.kr/book/view/103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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