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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범주론> 정리

생각 정리

by Prosh 사회인

"Aristotle calls them “primary substances” (prôtai ousiai) for without them, as he says, nothing else would exist."1)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최근 'stanford 철학 백과사전'을 번역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범주론>의 핵심 단어인 '으뜸 실체(제일 실체)'란 무엇인가? 에 관해서 적어보겠다.2)


범주론에서 말한 으뜸 실체란, 다른 것에 ‘서술되/말해’(said-of)지 않으며, ‘내 재하’(present-in)지 않는다. 더불어서 으뜸 실체는 많은 것에 바탕이 된다.

예를 들어, “병철이는 사람이다.”라는 문장에서, "병철이"라는 주어는 “사람”이라는 술어에 대해 바탕이 된다. 왜냐하면, “병철이”라는 주어는 “사람”에 대해 서술할 수 있고, “사람“에 내재되기 때문이다.3)

허나 “사람”은 “병철이”에 대해 서술할 수 있지만, 그 안에 내재되지는 않는다. 본 문장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사람은 병철이다."

이 문장이 틀렸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이 병철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다시 말해 “사람”은 “특정한 사람”에 대해 서술할 수는 있지만, 내재될 수 없다. “특정한 사람”은 “사람”에 대해 서술할 수 있고, 내재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4)

실제로 아리스토텔레스는 범주론에서 “예를 들어 ‘사람’은 바탕이 되는 것 즉 이 특정한 사람에 대해 말해지지만, 이 바탕 안에 있지 않다.”(1a20), “예를 들어 이 특정한 사람 또는 이 특정한 말(馬)이 가장 본래적인 뜻에서, 으뜸으로 그리고 가장 많이 실체라 말해진다.”(2a11)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으뜸 실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stanford 철학 백과사전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으뜸 실체 중에서 선천적인 성질의 요소인 구체적인 개별자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5)이라고 말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으뜸 실체는 ‘최소 단위의 종(類)‘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위의 예시를 보았듯이 특정한 말, 특정한 사람이 가장 많은 것들을 설명하고, 가장 많이 실체 즉 으뜸실체라고 표현한다. 예시로, ‘흰색 티셔츠‘는 ‘흼(whiteness)’를 서술할 수 있고, 내재하지만, ‘흼‘은 ‘흰색 티셔츠’를 서술할 수 없고, 내재할 수도 없다.6) 이러한 이유로 으뜸 실체는 구체적인 개별자 즉 ‘최소 단위의 종’이라 생각한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과 달리 '인간', ‘동물’, ‘생명체’와 같은 단어가 개별자의 표상 즉 개념/관념적으로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다.7) 그렇기에 ‘으뜸 실체가 없다면 버금 실체(제이 실체) 또한 존재할 수 없으며, 버금 실체는 으뜸 실체들이 본질적으로 존재의 범주 내에서 분류되는 방식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8)


정리하자면, 최소 단위의 종이 ‘으뜸 실체’라고 이야기할 수 있고, 그 상위 범주에 있는 존재들은 그저 개념/관념적인 존재들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또한 어떤 것 안에 내재되지 않으며, 어떤 것에 대해 서술하지 않는다. ー그러한 의미에서 으뜸실체는 독립적인 존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stanford 철학사전과 범주론을 다 읽은 것도 아니라서, 필자가 정리한 게 맞는지 아직도 의심스럽다. ー만일 틀린 부분이 있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ー 하지만 이렇게 정리를 하니까 머릿속이 덜 복잡해졌다.



인용한 저서 및 자료 :

1. 아리스토텔레스. (2009). <범주들.명제에 관하여>(김진성 역). 이제이북스. 저서를 인용함. 해당 저서를 인용할 때는 쪽수와 파트(ex. 1a11)와 표기하겠음.

2.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Aristotle’s Categories> (https://plato.stanford.edu/entries/aristotle-categories/)

3. <철학의 주요개념 1·2> -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95943&cid=41978&categoryId=41986)

4. <청소년을 위한 서양철학사> -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339429&cid=47323&categoryId=47323)



인용부호

1)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것들이 없다면 다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것들을 “으뜸실체”(prôtai ousiai)이라고 불렀다. - <Aristotle’s Categories> 中

2) '으뜸실체'라고 적은 이유는 인용한 <범주론> 저자의 번역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더불어서 본 글의 아리스토텔레스의 전문어는 위의 책 번역을 기준으로 작성했다.

3) 그뿐만 아니라, “병철이”는 동물, 생물과 같은 상위 유(類)들도 설명할 수 있다.

4) 다른 말로 이는 유(類)가 종(種)을 서술할 수 있으나, 그 역은 불가하는 말이다. 그 역이 불가하기에 유는 종에 내재될 수도 내재할 수도 없다. 더불어서 “병철이는 병철이다.”라는 말은 비문으로서 성립될 수 없는 말이다.

5) "So, it is natural to interpret him as thinking that among primary substances are concrete particulars that are members of natural kinds. Whether in the Categories Aristotle intended to restrict the class of primary substances to just members of natural kinds turns out to be among the more controversial topics in Aristotle scholarship." - <Aristotle’s Categories> 中

6) <범주론> 2a 30 ~ 2a 33 참고 바람.

7) <철학의 주요개념 1·2>, <청소년을 위한 서양철학사> 참고바람.

8) "And if there were no primary substances, there would be no 'secondary' substances (species and genera), either. For these secondary substances are just the ways in which the primary substances are fundamentally classified within the category of substance." <Aristotle’s Categories> 中 / “버금 실체(제이 실체)의 존재는 으뜸 실체(제일 실체)의 존재를 전제한다. 이렇듯 으뜸 실체의 우위성을 주장함으로써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에 맞선다.”(p.36 각주 49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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